우리가 사랑하는 고양이의 계절 - 꿈꾸듯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하루
강시안.강인규 지음 / 북스고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신전>의 저자가 아들과 함께 출간한 책 <우리가 사랑하는 고양이의 계절>. 사랑스러운 반려묘들의 일상 사진이 가득하고 생후 6개월부터 고양이밥을 주기 시작했다는 모태 집사의 그림일기와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따뜻한 내용의 책. '랑이','치비','마레','이비','비숍','다니엘' 등등... 먼저 그림을 통해 만난 고양이들은 그 특징이 너무나 잘 나타나 있어서 사진을 보고서도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우리집이 고양이 박물관이어서 좋다는 고백에 웃음이 터져 버렸다. 태어날 때부터 고양이들이 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환경이라니....대한민국 모든 가정이 이럴 수 있다면 생명과의 공존은 따로 교육할 필요조차 없겠구나! 싶어져서 부러움이 물씬 들기도 했다.



"고양이들이 너무 만아서 다음에 또 소개해 줄게요"라는 페이지에서는 "우리집에 고양이가 많아요~"라고 쌤에게 자랑했다는 이웃의 아이가 떠올려지기도 했고 나비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가 내 고양이와 닮아서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봄부터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봄'이 올때까지 모든 계절에 고양이가 속해 있는 가족.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기에 더 다정할 수 밖에 없는 페이지들 속 이야기는 집사라면 흐뭇하게 읽게 될만큼 근접스토리들이여서 지인집사들에게 이 책을 조용히 추천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 그 이전과 이후의 행복감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알게 된 지금. 책으로라도 먼저 접하고 그 행복을 경험으로 모두 함께 할 수 있기를........!!!

 

 

꼭 고양이가 아니어도 돼요!! 라는 고백. 아기 고양이가 집사를 구하는 그 페이지는 그 어떤 입양글보다 마음을 흔들어놓는 표현이라 조용히 눈에 담게 되었다. 입양글 쓰기가 힘들다는 이웃에게 슬쩍 드밀어봐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쓰면 좋지 않을까요? 하고. 마음이 뭉클해진다면 좋은 글이 써지지 않을까. 아주 쉽게. 스륵스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나영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른 일곱에 스타 피디가 된 그의 꿈은 피디가 아니었다. 적성도 피디와 가깝지 않았다. 만화책과 비디오를 좋아했고 '농업'이 학창시절 적성검사의 결과였다는 나영석 pd는 공무원이 장땡이라는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입문했고 코미디 작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하지만 삶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 승승가도를 달려왔을 것만 같았던 그의 젊은 지난 날 속엔 의외로 좌절의 세월도 있었고 방황의 시간도 엿보였다.



그래서 더 인간미가 느껴진 그의 이야기는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라고 이름붙여진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나영석 키즈로 자라진 않았지만 그가 만든 프로그램을 알게 모르게 꽤 많이 보면서 생활해온듯 하다. <출발드림팀>,<1박2일>,<윤식당>,<꽃보다 할배>,<삼시세끼>,<알쓸신잡>....요즘도 새 프로그램에 나영석이라는 이름이 슬그머니 붙여져 있으면 일단 관심있게 보게 된다. 예전엔 강호동과의 케미가 좋았다면 최근까진 이서진과의 케미가 좋게 느껴졌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

우리가 언제부터 성공, 실패 따져가며 일했어. 재미있을 거 같고 꽂히면 하는 거지 p339

 

 

 

김태호 pd가 남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면 나영석 pd의 재산은 끈끈하게 이어진 인맥과 즐기는 그 마음이 아닐까. 이우정 작가와의 대화 속에서 아차 싶었다는 나pd가 한템포 쉬면서 아이슬란드로 떠난 이야기 그리고 지난날에 대한 반추가 고스란히 담긴 책 한 권은 많은 일들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쉼표 같은 한줌 여유를 줄 법한 책이다. 함께 쉬어가자며 손내미는듯한 위로가 담긴 책을 읽으면서 한참 지쳐 있을 때 읽었더라면 더 도움이 되었겠다 싶어진다. 그의 말처럼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그것이 인생이건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건 간에. 조급함을 버리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다면 충분히 의미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르시스 고양이와 에코 집사 - 오묘한 고양이를 바라보는 집사의 따뜻한 시선
심시원 지음 / 사물을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처방전이 없는 흐뭇한 중독. 고양이 집사인 저자 심시원의 멋진 표현에 반해 읽게 된 책 <나르시스 고야이아 에코 집사>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고양이 집사로 만들어준 첫 고양이 '뚝심이'는 떠나버렸지만 '넨네'와 '열심'이의 집사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 원고를 쓰는 도중 품에서 떠나보낸 뚝심이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진 않지만 일상의 어느 부분부터 끼어들어 지켜보듯 읽게 되는 고양이와의 삶은 참 따뜻했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닮은 부분은 닮은 부분대로 차이나는 부분은 다름을 인정하며 읽게 되는 고양이와 집사의 일상. 여섯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서일까. 더 정겹게 읽게 된 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지 않았더라도 귀엽다하며 읽었겠지만 만남과 이별로 귀결되는 책 말미에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진 건 역시나 남일 같지 않음에 오는 슬픔이 아닐까 싶다.

눈도 못 뜬 고양이를 쓰레기 더미에 버려놓은 사람은 대체 어떤 지옥에 떨어져야 옳은 것일까. 첫 고양이 뚝심이를 그렇게 발견했던 저자는 두 번째 고양이를 길에서 줍줍했고(혼자 떨어져서 울고 있던 아이), 셋째는 개울가에서 데려왔다고 했다. 종이 상자에 담긴 채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를 발견한 건 역시 묘연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듯 하다. 세 마리 고양이와 집사의 일상을 읽어나가는 도중 어느 한 페이지에서 그만 가슴이 먹먹해져버렸다. 다음 책장을 넘기기 힘들만큼.

대문 앞에 버티고 앉아 있던 고양이 한 마리를 쫓아도 보고 지켜보기도 하고 물을 뿌려 보기도 했다는 지인이 다시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 건 집 근처 길목이었고 이미 죽어 있는 고양이 사체에 마음이 무거워진 그의 귀에 다음날부터 들려오던 아기 고양이 울음은 그동안 왜 죽은 고양이가 집 앞에 앉아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을 내려주었다고 했다. 집 지하 창고에 홀로 숨어 있던 똑같이 생긴 아기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을 집사로 만들어버린 묘연의 힘은 대단했다. 어미 고양이는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자식을 책임져줄 집사감이었다는 것을. 녀석은 엄마 덕분에 '요미'(귀요미의 줄임말)라는 이름으로 집고양이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십육 년 동안 함께 해 온 고양이를 떠나보내는 마음을 감히 상상할 수 있을까. 행복한 일상보다 병원을 들락거렸던 몇 주간의 일이 더 많이 떠올려진다는 저자의 멘트를 곱씹어 읽으며 '오늘! 당장! 내 고양이에게 더 잘해주자!'마음 먹게 되지만 하루를 되새김질해보면 어제와 똑같이 지내고 만듯 하다. 내일은 좀 더 후회없는 하루를 내어줄 수 있을까. 줘도줘도 모자랄 것만 같은 마음이지만 고양이 서적을 읽을 때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해주자! 더 행복하게 살아보자! 마음 먹게 된다. 고양이 집사는 역시 처방전 없는 흐뭇한 중독이 맞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 만큼이나 몰입도가 좋았던 소설 <리얼라이즈>는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다.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소설 중반을 읽을 때까지 헷갈린다. 등장인물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이야기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가면서 결국 결론에 도달했을때야 온몸의 긴장을 풀 수 있을 정도였다. 만약 글이 아닌 영상으로 접하게 되었더라도 긴장감은 마지막까지 이어질 이야기였다. 마치 쉬워보였던 수학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그 풀이 과정이 꼬이고 꼬이면서 답을 찾기 위해 머리칼까지 쥐어 뜯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과 동일한 상황이랄까.

교사로 재직 중인 조셉은 성실하면서도 가정적인 남자다. 아름다운 아내 멀과 어린 아들 윌리엄이 있어 세상 행복한 남자인 그의 인생에 먹구름이 몰려든 건 순간이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들이 도로 위에서 아내의 차를 발견했고 그 뒤를 따르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호텔 주차장에서 친구의 남편과 싸우고 있던 아내의 모습.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성공한 사업가 벤과 아내는 정말 불륜관계인 것일까. 그저 슬쩍 밀쳤을 뿐인데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벤을 두고 현장을 떠나야만 했던 조셉이 다시 돌아왔을 땐 벤도 자신의 휴대폰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그의 sns는 통제불능상태가 되어버렸다. 올리지도 않은 글과 사진들이 올려지기 시작했던 것. 대체 벤은 어디에 숨어서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일까. 처음부터 계획된 일들이었을까. 충동적인 행동들이었을까. 벤의 아내 베스까지 남편의 실종을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조셉은 벤의 살해범으로 경찰의 수사망에 올라 체포되기 직전까지 몰려갔다.

바짝바짝 약만 올린 상태에서 절대 나타나지 않는 벤. 불륜관계였음을 고백한 아내. 남편의 무사만을 바라는 베스. 조여오는 경찰의 수사. 쫄깃하게 주인공을 몰아가는 통에 첫 페이지를 넘긴 이후, 한 템포도 쉬지 못하고 원스톱으로 마지막장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소설 <리얼라이즈>.

 

 

 


 

그 거짓말 하나만큼은 최대한 오래하게 될 것 같다
p456

 

 

믿음이 두 눈을 가렸고 진실 없는 거짓말이 두 가정을 파탄내 버렸지만 마지막 장의 거짓말은 따뜻했다. 나를 위해 거짓말을 했던 두 여자와 아들을 위해 거짓말을 한 아빠의 거짓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불륜에 이용된 것으로 등장하는 '삼성폰'에 살짝 웃음이 지어졌던 것만 제외하면 시종일관 진중하게 읽었던 <리얼라이즈>는 아주 잘 짜여진 심리스릴러여서 꼭 영화로도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억의 야상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쇄 살인마 개구리의 남자>를 읽고 받았던 충격은 <속죄의 소나타>-<추억의 야상곡>-<은수의 레퀴엠>으로 이어지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사회속 모두가 이어져있듯 시리즈의 등장인물 모두가 이어진 가운데 어느 시리즈를 집어들든 그 재미가 떨어지는 면이 없어서 놀랍기만한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하나 같이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에서는 벗어나 있다. 글로 쓰여진 인물들이 어떻게 이토록 입체적일 수 있을까.

자신과 같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을 법의 테두리 너머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쇄 살인하는 미드의 주인공 <덱스터>처럼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속죄의 길을 걷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면들은 돈만 밝히는 속물 변호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길 승산이 없는 변호를 종종 맡기도 했다. 중요 포인트는 후자에 있었다. 과거 어린 소년이었던 시절, 그는 동네 여자 아이를 유인해 살해한 것은 물론 버리기 좋게 토막내어 곳곳에 버리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끔찍한 살인인데도 불구하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볍게 처벌받았던 그는 출소 후 이름을 바꾸고 변호사가 되었다. 불가능해보였던 재판을 뒤집는 신출귀몰한 레이지와 다시 한 판 붙게 된 검사 미사키는 피고인 아키코를 놓아줄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남편이 살해된 현장에서 검거된 아내 아키코는 빨리 형이 집행되길 기다리는 비협조적인 피고인이어서 재판의 승부는 이미 기울어 버린 듯 했다. 하지만 미코시바 레이지는 터닝포인트를 잡아냈고 승소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진실은 잔혹하기 그지 없었다.

아키코의 재판에 최선을 다했던 레이지의 비밀. 사랑하는 이의 죄를 덮어쓰기 위해 시종일관 침묵햇던 아키코의 진실. 근친상간과 방관이라는 죄를 범해왔던 곪아터진 가정의 속내. 정말 사람이 속죄를 통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재판으로 레이지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또 상처받은 사람들 역시 누군가의 단죄나 속죄를 통해서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잘 짜여진 범죄소설인 동시에 인간의 내면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게 만드는 작가가 던져주는 화두의 무게는 언제나 무겁다. 하지만 생각을 멈추고 싶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라 곧 매료되고 만다. 아니 중독의 길로 들어선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