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어딘가로 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나영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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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일곱에 스타 피디가 된 그의 꿈은 피디가 아니었다. 적성도 피디와 가깝지 않았다. 만화책과 비디오를 좋아했고 '농업'이 학창시절 적성검사의 결과였다는 나영석 pd는 공무원이 장땡이라는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입문했고 코미디 작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하지만 삶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 승승가도를 달려왔을 것만 같았던 그의 젊은 지난 날 속엔 의외로 좌절의 세월도 있었고 방황의 시간도 엿보였다.



그래서 더 인간미가 느껴진 그의 이야기는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라고 이름붙여진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나영석 키즈로 자라진 않았지만 그가 만든 프로그램을 알게 모르게 꽤 많이 보면서 생활해온듯 하다. <출발드림팀>,<1박2일>,<윤식당>,<꽃보다 할배>,<삼시세끼>,<알쓸신잡>....요즘도 새 프로그램에 나영석이라는 이름이 슬그머니 붙여져 있으면 일단 관심있게 보게 된다. 예전엔 강호동과의 케미가 좋았다면 최근까진 이서진과의 케미가 좋게 느껴졌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

우리가 언제부터 성공, 실패 따져가며 일했어. 재미있을 거 같고 꽂히면 하는 거지 p339

 

 

 

김태호 pd가 남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면 나영석 pd의 재산은 끈끈하게 이어진 인맥과 즐기는 그 마음이 아닐까. 이우정 작가와의 대화 속에서 아차 싶었다는 나pd가 한템포 쉬면서 아이슬란드로 떠난 이야기 그리고 지난날에 대한 반추가 고스란히 담긴 책 한 권은 많은 일들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쉼표 같은 한줌 여유를 줄 법한 책이다. 함께 쉬어가자며 손내미는듯한 위로가 담긴 책을 읽으면서 한참 지쳐 있을 때 읽었더라면 더 도움이 되었겠다 싶어진다. 그의 말처럼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그것이 인생이건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건 간에. 조급함을 버리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다면 충분히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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