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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평점 :
책 말미 작품해설에서 역자는 '현대인은 자신의 꿈과 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원래의 꿈이 왜곡되는 허상에 집착하고 매달리게 된다. 왜곡되었음에도 허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 점차로 개인을 얽매고 그 존재 가치를 박탈하는 공포스러운 실체로 인식되며,
그나마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은 허상 속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60년 이상 전에 쓴 글을 읽으며 이렇게 공감되고 우울할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책 속의 윌리는 지금의 현실을 인정할 수 없기에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커미션도 많이받았고, 아이들도 잘 커서 주변의 부러움을 사던 1928년을 추억 합니다.
지금의 직장인들도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고, 지금처럼 경쟁이 과열되지 않았고,
보다 인간적 이었다고 믿(고 있)는1997년 IMF 외환위기 전으로 돌아가는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수시로 직장에서 퇴출 당하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무한경쟁의 전쟁터로 내 몰리고 있고, 청년들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어야 할 시간에 친구들을 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교육을 받으며 취업전쟁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어르신들도 편안한 노후가 아닌 팍팍하고 힘든 노후를 보내게 되구요.
어떻게 보면 윌리의 마지막 선택은 윌리에게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그리 틀린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밀려나지 않기위해
발버둥 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밀어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저 자신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많이 우울해 집니다. 이런 일들이 정말 개인의 능력부족 이나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인 것인지 고민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