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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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라는게 이런 소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은미의 고모인 순이의 편지와 은미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이 소설은 촉망받던 연구원인 순이가 뜻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 이후 아이 아버지가 아닌

 

다른 동료와의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나고 다시 아이를 친정으로 보내고 나서 친정어머니에게 보내는

 

우주비행사로서의 일상에 대한 편지와 이에 대해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편지로만 접하는 딸의 근황

 

을 확인하고 싶은 친정 어머니가 손녀인 백수 은미를 미국으로 보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가족간의 대립구조, 미국에서 고모의 삶, 은미와 친구인 민이의 이야기 등이

 

차분하게 서술됩니다. 참 군더더기 없이 잘 쓰여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말미의 반전이

 

제게는 가슴아프게 다가왔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가장 현명한 판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슬프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먹먹한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정한아라는 참 좋은

 

작가를 알게되서 행복했습니다.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그건 사실 끔찍하리만치 실망스러운 일이에요. (P7)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을 땐 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P135)

알약들이 차르르, 블라인드를 젖힐 때 같은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방금 내린 눈처럼 쌓이 내 어리석음을 바라보며 나는 그 위로 흙을 덮었다. 죽을힘을 다해 파낸 땅을 다시 평평하게 메우는 작업은 땅을 파는 것보다 훨씬 더 실존적인 일이었다. (P138)

언제든지 명령이 떨어지면 저는 이곳으로 완전히 정착할 준비를 시작해야 돼요. 그때가 되면 더이상 편지는 쓰지 못할 거예요. 지구와 달을 오가는 우체부는 없으니까요. 만약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엄마, 제가 있는 곳을 회색빛 우울한 모래더미 어디쯤으로 떠올리진 말아주세요. 생각하면 엄마의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으로, 아, 그래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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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5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인데 ㅡ 이 책도 읽고 싶어요!^^

Conan 2016-09-05 00:26   좋아요 1 | URL
한번 읽어 보시죠~ 참 좋은 책 입니다^^

[그장소] 2016-09-05 00:35   좋아요 0 | URL
네에 ㅡ 빠르면 올해 안에 ㅡ 보도록 할게요~^^ 이 문학동네 살들도 드문드문 모아놔서 .. 삐진 이처럼 ㅡ 채우고 플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