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책이야? 잡지책이야? 술술 읽혀요^^

나의 영문법 플래너 - My Grammar Planner Basic ㅣ My Planner 1
대한교과서 Eng-up 영어연구모임 지음, 캐러멜.네온비 그림, 이찬용 감수 / ENG-up / 2008년 11월

영문법...
피해 갈 수 없지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이름.
적어도 학창 시절의 내겐 그랬다.
요즘처럼 말하기, 듣기가 강조되지 않았던 그 시절, 문법의 비중은 상당히 컸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했지만 어렵기만 하던  문법...
이젠 아이에게 어떻게 문법을 부담없이 접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영역의 고른 발달을 위해서는
올바른 영어의 구조를 아는 것이 기본적으로 꼭 필요하므로
문법의 중요성은 요즘에도 변함없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문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해왔으나
아이의 영어 수준과 흥미도에 따라 초등 중학년도 괜찮겠다고 생각되어
3학년인 딸아이와 <My Grammar Planner>를 함께 하기로 하였다.
문법책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날려준
쉽고 재미있는 , 그래서 마음에 쏙 든 책이기에...^^ 
 
이 책은 Basic 이라는 단계에 걸맞게 처음 문법을 접하는 아이들을 위한
친절하고 상세한 구성이 아주 특별하다.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가기 전 '제0장' 에서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이라는 제목으로
정말 기본적인 영문법의 기초를 짚어주고 있다.
워밍업 단계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본격적인 영문법은 Be 동사, 일반동사, 형식(1,2), 시제, 조동사, 의문사, 명사, 관사, 대명사,
형용사와 부사, 비교급과 최상급, 전치사, 부정사와 동명사 등 14장으로 나누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있고 상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반영하여  만화 캐릭터 주인공들과 함께
유머러스한 삽화와 대사를 즐기며 문법 설명을 읽다 보면
그 머리아프다는 영문법책을 읽고 있는건지, 재미있는 잡지책을 읽고 있는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가 많다. (딸아이 표현에 따른 것임^^) 
 
책 곳곳에 실제로 궁금하고 헛갈리기 쉬운 내용들을 설명하는 코너가 있어
마치 첨삭지도를 받는 느낌이 든다.
복수형 만들기에도 무슨 예외가 그리 많던지...
더 자세한 설명은 다른 페이지로 가 보라고 친절한 안내까지 해준다. 
 
공부하느라 아팠을 머리를 잠시 쉬면서
영미권의 문화와 바른 표현을 알아보는 Fun Page
잘못 알고 사용하는 표현들(콩글리쉬)이나 영미권의 문화 이야기가 실려있어
깊이 있고 풍요로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휴대폰 - hand phone, 리모콘 - remocon 등 흔히 사용하는 콩글리쉬들과 올바른 표현이 가득한데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인식된 할로윈 등 영미권 기념일들에 관한 올바른 지식도 얻을 수 있어
영어를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문화적인 접근도 해 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코너이다. 
 
모든 법칙에는 예외가 있는 법.
또 여러가지 문법사항들이 섞일 땐 새로운 문장도 만들어진다.
「짚고 넘어가는 문법 fusion」 코너에서 그 장에서 공부한 내용을 되돌아 보며
더 높은 실력도 다질 수 있다. 
 
코너 이름처럼 정말 「아주 쉬운 문제 코너」
꼭 알아야 할 것들로만 구성된 쉬운 문제들이 엄선되어 있다.
설명은 별로 없고 어려운 문제들만 가득한 기존의 문제집들에 지친(?) 아이들에게
아주 맘에 드는 문제 코너일 듯 하다.
아이에게 풀어보게 했더니 정말 쉬운 문제 맞네~ 하며 뚝딱 해치우고 좋아한다.^^ 
 
그리고 역시 장마다 요렇게 정리해 주는 페이지가 있어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고
잘 기억나지 않을 때 핵심 내용을 빠르게 찾아보기에도 아주 유용하다.
 
책 뒤에 쓰여진 '이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해요!' 를 보면
♧처음으로 문법을 배우려는 학생들!
♧영어 때문에 더 이상 헤매고 싶지 않은 학생들!
♧우리 아이 영어 기초를 직접 도와주고 싶은 어머니들!
♧영어 기초 탄탄히 잡아주려는 선생님들!
이런 분들께 추천한다고 되어 있다. 책을 보고 나니 정말 공감가는 말이다.
 
초등에서 문법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래서 정말 친절한 나만의 영문법 파트너 <나의 영문법 플래너>
초등 중학년부터 강력 추천하고 싶은 알짜배기 책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즐거운 과학

꽁꽁! 영하 10도에서 대탈출 - 얼음이 어는 원리와 아이스크림의 역사 ㅣ 사이언스쿨 1
김경희 지음, 이혜진 그림 / 휴이넘 / 2008년 11월

<생활 속에 담긴 기발한 과학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사이언스쿨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얼음이 어는 원리와 아이스크림의 역사인데
이 책을 읽을 독자층과 같은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환상적이며 아슬아슬한 모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과학원리를 깨닫는 흥미로운 내용이 펼쳐진다.

우리 아이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티격태격하며 좌충우돌하는 삼총사는
천재 과학자인 기찬이의 삼촌이 만들어 낸 '책으로 된 놀라운 시간 여행 장치'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죄충우돌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만화가 아니지만 아이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순식간에 몰입하여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길수밖에 없다.

석빙고의 얼음 보관 원리, 얼음이 손에 달라붙는 이유, 옛날의 냉장고,
물이 표면부터 어는 이유, 물의 변신(고체, 액체, 기체), 이글루가 따뜻한 이유,
아이스크림의 역사,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 등
얼음과 아이스크림, 즉 모습을 바꾸는 물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설명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삼총사의 모험 이야기 중간중간에 <너, 이거 아니?>코너가 있어
쉽고 친절한 설명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 책 속 곳곳에 평소에 궁금했던 다양한 호기심들이 제시되고
그 설명도 명쾌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아이가 모험 이야기에만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책 뒷부분에서는 <교과서 돋보기> 페이지도 있어서 과학원리 이해에 더욱 큰 도움을 주는
작고 그리 두껍진 않지만 아주 실속있고 알찬 책이다.

과학의 다양한 영역을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고 즐겁게 접한다면
아이들에게 과학은 참으로 재미있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으리라.
모쪼록 이 유쾌한 과학, 사이언스쿨 시리즈가 끝없이 나와 주길 바라면서
2권 <찌릿! 전자파에서 대탈출> 도 벌써 관심이 간다^^

명화 감상과 미술 놀이를 동시에^^

눈으로 보고 손으로 그리는 세계 명화 ㅣ 시공주니어 아트 3
로지 디킨스 지음, 정형탁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10월

시공주니어에서 펴내고 있는 어린이 교양서 가운데 아트 시리즈 세번재 책이다.
1권인 <명화를 읽어 주는 어린이 미술관>의 저자인 로지 디킨스의 작품으로
분위기와 구성이 꽤 비슷하다.

1권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명화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라면
이 책은 그림의 테마(얼굴, 동물, 이야기, 날씨, 꽃, 장소, 무늬)별로
대표적인 작품들을 쉽게 소개, 설명한 후 다음 페이지에선
관련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작품의 테마(주제)에 따라 구성된 방식이 참신하다.
얼굴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살펴보면,
표정이 살아있는 얀 베르메르의 <터번을 쓴 소녀> - 일명 ,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입체파의 진수를 보여주는 파블로 피카소의 <누쉬>
아프리카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가 미상의 <음부야 가면> 등...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얼굴을 표현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여름> 등
다양한 기법과 스타일의 얼굴 작품들을 골고루 소개하고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나서 직접 해 보는 즐거운 그림 놀이가 이어진다.
어렵고 거리감있는 활동이 아니라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활동들로 소개되어 있어서
아이와 얼마든지 즐거운 미술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꽃을 주제로 하는 코너에서는 역시 아름다운 꽃그림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림마다 친절하고 쉬운 설명이 다정다감한 어투로 곁들여져 있어
부담없이 친근하게 명화를 즐길 수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고흐의 <해바라기>
화려한 꽃으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꽃이 만발한 정원>
거대한 화분인 장피에르 레이노의 <마스타바>등...

'꽃' 테마에서는 종이꽃 모빌 만들기 활동이 나오는데
너무나 예뻐서 꼭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더욱 가치있는 명화책이 아닌가 한다.

원제가 <First Book of Art>인데 제목에 정말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 재미있게 미술 작품을 접해주고 싶은 엄마들에게
정말이지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감동이 있는 환상의 이야기 세계

발라아빌루 -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화영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신성의 언어를 아름답게 흩뿌려 놓는 작가
살아있는 신화라 불리는 2008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2008년 문학계는 온통 르 클레지오 열풍인것 같습니다.

그의 어린이 그림책<나무 나라 여행>에서 그의 환상적인 언어의 신비한 매력에 빠졌던지라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 그랑프리 수상작 『사막』 의 일부인
어린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 줄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펴낸
이 <발라아빌루>에도 특별한 관심이 가더군요.

책을 펴면 먼저 웬만한 그림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빽빽한 글에 놀랍니다.
흠...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어렵겠는걸... 하는 생각에 잠시 머리가 아파오더군요.^^ 그러나 독특한 삽화가 주는 묘한 매력에 젖어들며
의외로 술술 읽히는 아름다운 글에 조금씩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사막 소녀 랄라의 삶을 통해 물질 문명을 비판하고
사막 민족의 생활 모습과 문화를 솔직담백하게 느낄 수 있는 이채로운 작품입니다.
<발라아빌루>는 늙은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환상적인 옛이야기가 나오는
큰 이야기 속의 작은 이야기, 즉 액자 소설의 형식을 띤 작품입니다.
늙은 어부 나망이 해질녘 바닷가 모래밭에서 들려주는 신비로운 이야기는
작가의 아름다운 시적 언어를 통해 더욱 아름답고 환상적인 매력을 발산합니다.

이 책에서는 또 어부 나망이 불을 피우는 장면과 불이 타오르는 장면을 아주 중요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아마 환상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는 중요한 매개체로 쓰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발라아빌루는 두번째 작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청년의 이름입니다.
나망이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는 다른 컬러로 인쇄되어 있어
현실과 이야기를 넘나들면서도 헛갈리지 않게 배려해 주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딸을 둔 한 임금님이 살았습니다.
큰 가뭄이 들어 나무와 식물은 물론 가축과 동물, 사람들까지도 죽어가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가뭄을 멈추게 하려면 사랑하는 공주, 렐라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말에 임금님은 너무나 슬펐습니다.
그러나 나라와 백성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임금님은 딸을 데리고 숲으로 갑니다.
공주를 들짐승들의 먹이로 내주어야 한다고 했으니까요...ㅜㅜ
슬픈 이야기의 반전은 여기서부터 일어납니다.
공주를 사랑하던 청년 발라아빌루의 감동적인 희생과 마법이 펼쳐지지요.
공주를 희생시켜야 하는 임금님의 눈물...
마음이 아프네요.

희생과 위험이 따른 사랑은 기적을 낳고
사랑은 더 큰 감동으로 이어집니다.
사랑하는 공주의 곁에서 영원히 머물게 된 발라아빌루.
그 극적인 사랑의 마법은 직접 확인하시길...^^

환상적인 이야기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어가
제법 긴 분량의 글이지만 거뜬히 읽어 내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이 가득한 <발라아빌루>
스스로 읽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도 신비로운 판타지 여행을 떠나듯
충분히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랍니다.
아이가 좀 커서는 아름다운 시적 언어의 유희를 마음껏 즐기며 읽을 수 있을테니
정말 오랫동안 두고 읽고 싶어집니다.
아이들에게 환상과 감동을 선사할 아름다운 그림책과의 만남,
아직도 감동의 여운이 느껴집니다.

자연과 친해지는 아름다운 책

내가 만난 나뭇잎 하나 ㅣ 웅진 지식그림책 20
윤여림 지음, 정유정 그림, 이은주 감수, 조은화 꾸밈 / 웅진주니어 / 2008년 10월

웅진주니어 아이빛 지식그림책 <내가 만난 나뭇잎 하나>
초록빛 싱그러운 나뭇잎들 사이로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나뭇잎들이 눈에 확 띄는
늦가을... 요즘 계절에 딱맞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표지는 물론 책을 펴면 한가득 펼쳐지는 나뭇잎들의 싱그러움에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림도 참 정겹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는데
각 나뭇잎들의 특징을 참 잘 표현하고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유아들이 보아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쉽고 부드러운 설명이 편안하다.

딸아이가 3학년인데 2학기 들어서면서 바로 배운 식물의 잎이 나는 모습들이
한 눈에 이해가 되는 그림들로 이렇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내심 놀랍고 반가웠다.
어긋나기, 뭉쳐나기, 마주나기 등 일일이 다 직접 보질 못해
잘 모르는 것은 무턱대고 식물 이름을 일일이 외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조금 일찍 만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미리 본 아이들은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나뭇잎의 호흡, 증산 작용에 관한 쉽고 상세한 설명이 잘 되어있는 페이지도 있다.
단순한 그림들만 가득한, 유아들만 보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페이지라고 할까^^
나뭇잎 속에는 물길과 밥길이 있고
나뭇잎은 물에다 이산화탄소와 햇빛을 섞어 밥을 만든다는 표현은
아이들의 머릿속에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감나무잎.
감나무잎은 정말 예쁘게 물이 든다.
군데군데 푸른 얼룩과 점이 있는 모습까지 너무나 똑같다.

봄, 여름, 가을 잘 달려있던 나뭇잎이 겨울이 되기 전에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과 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페이지엔 나뭇잎이 달렸던 자국(엽흔)의 다양한 모습들을
재미있게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참 흥미롭고 재미있는 볼거리인듯...

집에서 나뭇잎으로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빙그레 미소를 짓게 한다.
아이들과 이렇게 나뭇잎으로 즐거운 놀이 활동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마운 페이지이기도 하다.

겨울눈과 나무의 겨울나기에 대한 설명까지
나뭇잎의 일생(Life cycle)을 다루고 있어
아이들에게 나무와 나뭇잎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호기심을 갖게 하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