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과 만나 업그레이드된 영원한 클래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ㅣ 살림어린이 더 클래식 1
앤서니 브라운 그림, 루이스 캐럴 글, 김서정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2월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앤서니 브라운과 루이스 캐럴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지요.

거기에 감성적이고 수준높은 번역으로 유명한 김서정님의 번역까지

이른바 3박자가 환상적으로 들어맞는 놓치기 아까운 작품입니다.

제게는 옛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영원한 추억의 고전 클래식이며

4학년 딸아이에겐 그림동화로 즐겼던 유아기 이후

제대로 클래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답니다.

아이도 저도 앤서니 브라운의 매니아인데다 특히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라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기도 했지요.

일반적인 문고판보다 사이즈도 크고, 양장본에 종이도 도톰하고 질이 좋아서

특별한 느낌이 들어 읽는 맛이 더욱 좋았네요.

 그동안 수많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을 보아와서 그런지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화려한 그림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

그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기대만큼 그림이 풍부하고 놀라운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랍니다.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구멍 속으로 들어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인데요.

물건들이 가득한 선반을 묘사한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다 싶은 재미있고 기발한 부분이 참 많답니다.

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바나나(선반 제일 윗 칸)며

액자 속 코끼리의 코가 아랫 칸의 찻잔에 담겨있는 것,

안경 낀 남자의 두상에서 수염이 물고기인 것 등...

그림 하나로도 수많은 볼거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판타지 동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도 아직 초등학교때 읽었던 흑백 그림의 오리지날 완역본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답니다.

제 아이들은 어떤 그림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저희 집엔 여러 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기에...ㅎㅎ

버섯 위에 앉아 담뱃대를 뻐끔거리던 애벌레가 가르쳐 준 버섯을 먹고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앨리스.

그림이 참 재미있습니다^^

 삼월 토끼와 모자 장수, 겨울잠쥐의 정신없는 다과회.

재치넘치는 말장난과 언어의 유희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쾌한 번역으로 되살아나 있답니다.

그 유명한 체셔 고양이예요.

'나 참! 웃음 없는 고양이는 많이 봤지만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살다가 이렇게 희한한 건 처음 보겠네'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ㅎㅎ

 여왕의 파이를 훔친 잭의 재판의 배심원들이랍니다.

역시 앤서니 브라운의 유머 넘치는 삽화가 눈을 즐겁게 해 주어요.

 환상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앨리스의 모습입니다.

흩날리는 카드들을 얼굴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으로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나도록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환상과 모험의 세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앤서니 브라운의 환상적인 그림과 함께

아이들과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선을 키워주는 지식 그림책

끈은 어떻게 생겨났지? ㅣ 지식 다다익선 30
주디 하인들리 지음, 김영진 옮김, 마거릿 챔버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11월

 비룡소가 만드는 지식 그림책 시리즈 <지식 다다익선>은

역사, 인물,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세계의 교양을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전달하는 특별한 지식 그림책 시리즈랍니다.

취학전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폭넓게 볼 수 있는 다채로움이 장점이에요.

 지식 다다익선 30.

끈은 어떻게 생겨났지? 

우리 주변의 물건의 기원과 발달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 의식을 키워주는 이야기예요.

이런 책의 경우 과학적 발명품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기발하고 독특하게 '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끈...

사실 그다지 관심을 가져 본 적도, 끈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해 한 적도 없었는데

막상 이런 궁금증을 접하고 나니 덩달아 호기심이 마구 생겨나더군요^^

 끈에 얽히고 매달려 있는 많은 물건들을 보면

끈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는 속지 그림입니다.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지요.

 먼저 끈의 다양한 종류와 쓰임새를 먼저 이야기함으로써

그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제기합니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책인 듯...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이 뭔가를 이을 수 있는 물건이 아무것도 없었을때의 생활과

생활 속에서 우연히 알게 된 끈의 필요성과 가치 등을 보여주며

자연스러운 추측으로 끈의 기원을 상상합니다.

공감가는 재미있는 추측의 글과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하네요.

 사람들은 수많은 재료들로 끈 만들기를 시도했을 거예요.

그림만 보아도 의미가 생생하게 전달되어 이해하기 쉽습니다.

 목화솜에서 자아낸 실, 동물의 털로 만든 실 등으로 만든 옷감,

최고의 끈이라고 할 수 있는 밧줄 등

끈에서 점점 발전하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생각해보면 끈으로 인해 인류의 생활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 있었지요.

너무나 평범하고 흔해서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던 끈을 소재로

다양한 역사, 문화적 접근을 시도한 흥미로운 책이지요.

주변의 사소한 물건이나 현상에 늘 관심을 갖고

새로움과 발전을 꿈꾸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아마 그것이 언젠가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아이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선을 선사해주세요.

즐겁고 알찬 효과만점 체험의 모든 것

생생 + 똑똑 체험 여행 - 초등학교 입학 전 해야 할
강승임, 민지숙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1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교과서를 보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교과서에 상세한 내용이 실려있지 않다는 것과

대부분 '~해보자, 알아보자' 는 식의 스스로 탐구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유아기부터 다양한 직접적 경험(체험)과

간접적 경험(독서 등)을 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왜 엄마들이 독서와 체험을 중시하는지 비로소 알겠더라구요^^

굳이 학습에 도음이 된다는 실질적인 목적 외에도

체험 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무수히 많습니다.

아이와 행복한 교감과 추억을 나눌 수 있고

정서적이며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키울 수 있으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산지식을 얻을 수도 있지요.

그동안은 초등 아이들을 위한 학습적 냄새가 풍기는 체험책들이 많았다면

이번에 웅진웰북에서 선보인 <초등학교 입학 전 해야 할 생생+똑똑 체험여행>은

초등생은 물론 유아에게도 잘 맞는 눈높이를 모토로 하고 있어

구경과 겉핥기식이 되기 쉬운 체험을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알찬 체험여행이 되도록 도와 줍니다.

곤충, 환경, 교통기관, 전통문화, 보도기관, 가족, 나무와 숲, 우리 동네, 물 등

9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지루하고 따분한 설명식이 아닌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있는 도움말들이 가득하답니다.

 7장 나무와 숲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과 특징을 알아봅니다.

 무턱대고 체험장에 가서 휙~ 둘러보는 식의 체험은 아무 효과가 없겠지요.

먼저 해당 주제에 대한 호기심 자극과 배경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아이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이야기가

엄마의 대화처럼 정겹게 실려 있어요.

 실제로 가 볼 곳을 소개하는 <똑똑한 체험 속으로>

역시 아이와의 대화 예문(?)이 실려 있어

아이의 눈높이를 고려한 점이 눈에 띕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상당한 수준이라

웬만한 과학책에서 얻는 정보보다 훌륭해요.

 아이들에겐 더욱 기억에 남고 효과적인 <창의력쑥쑥체험활동> 입니다.

미술놀이와 결합된 창의적 활동이 아이의 즐거움을 더욱 높이고

체험의 효과도 더욱 크게 한답니다.

<생활속체험>

생활 속에서 해당 주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감대가 돋보이는 코너예요.

직접 나물을 무쳐 먹어보는 체험... 아이들이 나물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우리아이생생체험일기>

 숲 체험을 하고 나무의 변화도 보고, 식물을 이용해 요리도 해 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해 보았다면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일기를 써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체험을 마무리하며 아이만의 생각으로 써보는 일기는

체험 전과는 부쩍 달라진 아이의 지식과 생각을 보여 줄 거예요.

9가지 주제별로 매월 가볼 만한 곳을 수록한

<우리아이열두달 주제별 체험여행계획표>와 <책속 체험여행지안내>로

더욱 알차고 다채로운 체험여행 가이드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둘러보기식에 그쳤던 막막한 체험여행이 아니라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실속 체험을 원하는 부모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소중한 삶의 가치와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마지막 사형수 - 오늘도 살았으니 내일도 살고 싶습니다
김용제.조성애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11월

평범하지 않은 극한 상황이나 역경에 처해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줍니다.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 지치고 힘들때 읽는 이런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의 가치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지요.

 

이번에 만나본 '마지막 사형수' 김용제의 이야기는

평범하지 않은 환경에서 어둡게 성장한 아주 특별한 사회부적응자의 사건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바라본 시선이 아닌,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손에 잡은 순간부터 놀라운 흡인력으로 두어 시간만에 다 읽어냈답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한 1991년의 여의도 광장 차량 돌진 사건.

세상을 향한 증오와 좌절감으로 가득찬 한 청년의 불특정다수를 향한 범죄였지요.

그로 인해 사형을 선고 받고 1997년 '마지막 사형수'가 되기까지

어둡고 소외받았으며 애처롭기까지 한, 한 청년의 성장기가

옥중에서 써내려간 고백의 글과 조성애 수녀의 편지로 되살아나 있습니다.

 

힘겨워 방황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

미움은 끝없는 미움을 낳기에 화해와 용서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

진정 사형제도가 최후의, 최선의 선택인가 하는 생각...

너무나 사실적이고 생생해서 더욱 떨림과 감동이 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소중한 삶의 가치와 사랑의 참의미를 다시 한 번 알게 해 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어요.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이 압권이에요^^

앗! 따끔!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5
국지승 지음 / 시공주니어 / 2009년 10월

재미있는 표지 그림과 제목이 시선을 확 사로잡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앗! 따끔!> 입니다.

표지가 재미있어서인지 책을 읽기 전부터 아이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았지요.

발그레한 주사 자국이 보이는 엉덩이 그림이

이 책의 메시지를 대변해주고 있답니다^^

 병원에 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마 세상에 단 한 명도 없겠지요.

어른들도 마지못해 가는 곳이 병원이니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병원에 가기 싫고, 주사 맞기는 더 싫은 아이들의 심리를

어쩜 이렇게 생생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냈을까 싶은,

기발한 상상이 유쾌하기 그지없는 책이랍니다.

병원에 가기 싫은 준혁이와 엄마의 이야기가

여백이 많아 더욱 이야깃거리가 많은 삽화로 펼쳐집니다.

이제  준혁이의 변화무쌍한 변신이 시작되는데요.

요리조리 꾀를 내어 병원에 가는 걸 피해보려 합니다.

사자는 힘이 세서 병원에 안 간다는 준혁이...ㅎㅎ

 하지만 담담하게 대꾸하는 엄마의 내공도 여간 아닙니다.

아이의 말도 안되는 투정과 꾀를 짜증없이 다 받아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들어주는 엄마의 모습...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도 놀랍지만 담담한 엄마 역시 놀랍더군요^^

 상황마다 준혁이의 상상은 정말 놀랍고 재미있어요.

늦겠다고 재촉하는 엄마에게

준혁이는 자신은 거북이라서 늦을 수밖에 없다고 하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아이의 깜찍발랄한 상상은 계속된답니다.

앗! 따끔! 하고 주사를 맞을때까지...

병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이 재미있는 상상 속에서

가장 아이답고 재미있게 펼쳐진 그림책을 읽으며

용기를 얻고, 상상력도 맘껏 펼칠 수 있답니다.

장면마다 펼쳐지는 재미있는 상상에 실컷 웃을 수도 있구요^^

씩씩하게 병원에 가는 바른 습관도 갖게 하고, 

유쾌한 상상도 맘껏 즐길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기쁨이 있는 우리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