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이른둥이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6
원유순 지음, 박기종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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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는 잘 알겠는데 이른둥이는 뭘까...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의아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자 곧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이 든 엄마를 둔 응석받이 현수와 젊은 아빠를 둔 의젓한 경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같은 반이 되면서 벌어지는 어린이들간의 일상이 재미있게 그려진 작품이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성격도 다를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은 사소한 일로 주먹다짐을 하게 되지만 , 아이들만의 순수한 눈으로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고 좋은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
나보다 공부를 못해서도 안되고, 우리집보다 작은 집에 살아서도 안되는 걸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아파트 평수와 부모님 직업을 묻는 것이 놀랍지 않은 일이 되어 버린 요즘, 다른 환경의 두 어린이가 보여주는 순수한 시선과 열린 마음은 오히려 어른들이 본받아야 할 소중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수는 형편은 어렵지만 아빠와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경수가 부럽고, 경수는 비록 할머니같은 엄마지만 엄마가 있는 현수가 부럽다.
이렇게 두 친구는 서로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없는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선입관 없이 상대방을 바라볼 때 진정 진실한 인간 관계, 교우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어른들에게도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슴 따뜻한 책이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부담없는 글과 그림책을 보는 듯 풍부하고 정겨운 그림들이 아이들을 책 속으로 쏘옥 빠져들게 한다.
교우관계, 학교 적응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권하기에 더없이 좋아 보인다.
현수와 경수에게 싹튼 흐뭇한 우정을 지켜보면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나리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풍성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친구만큼  커다란 관심사도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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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쿨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4
다시마 세이조 글 그림 / 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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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침대에서 아이가 단잠자는 소리를 그대로 시각화 한 '쿨쿨쿨'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이 먼저 눈길을 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그림에 작가를 보니 역시 <뛰어라 메뚜기>로 낯익은 다시마 세이조다.

겉표지를 넘겨 처음 만나는 속표지엔 온통 각양각색의 쿨쿨쿨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가 창조한 글자 그림, 즉 캘리그라피의 즐거움을 맘껏 느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글씨·서예 등의 뜻으로, 좁게는 서예(書藝)를 말하며 서체()라는 의미도 된다. 어원은 수작업으로 제작한  그림이나 문자라는 뜻이나,  움직임이 느껴지는 선(역동적인 조형이나 장법), 글자의 선질(線質) 마르거나 거침 등, 비백과 번짐, 장법(章法)에 있어서의 조화등의 특징을 말할 수 있다.
문자의 조형성과 느낌, 컨셉을 중요시한다.

얼마나 많은 친구들의 단잠 소리인지 사뭇 궁금한 가운데 책장을 넘기면 한쪽 다리를 든 홍학이 목을 구부려 꼬고 잠자는 모습과 너무나 닮은 글자들에 웃음과 감탄이 나온다. 
색상의 농도와 크기를 달리하는 분홍색 글자들만 보아도
잠자는 홍학의 느낌이 전해진다.

뽀글뽀글 털이 포인트인 양은 글자들도 뽀글뽀글 모여 있어 더욱 재미를 주었다.
커다랗고 묵직한 호박의 잠은 그에 걸맞는 커다란 쿨쿨쿨.
기다란 뱀장어의 잠은 역시 기다란 ㅋㅜㄹㅋㅜㄹ
이렇게 많은 동물, 식물, 사물들의 잠자는 모습과 시각적인 글자 그림들의 절묘한 조화의 향연이 계속된다.

마지막 페이지의 이 대롱대롱 매달린 녀석을 아이들은 번데기라고 하는데, 책 설명글에 보니 도롱이 벌레라고 나와 있었다.
역시 가볍게 대롱거리고 있는 글자 그림들^^

책을 덮고 뒷표지를 보니 앞표지 처럼 그물 침대에서 단잠을 자고 있는 녀석이 있다. 단지 그 주인공이 아이가 아니라 거미 녀석이라는 게 다를 뿐...ㅎㅎ

이 책을 쓴 다시마 세이조의 일본어 원작명은 '구우구우구우'라는 히라가나 발음 이라고 한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작가가 우리말의 '쿨쿨쿨'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심사숙고 작업 끝에 나온 멋진 캘리그라프 작품이기에 더욱 가치 있어 보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상들은 모두 단잠에 빠져 있지만
금방이라도 일어나 반갑게 인사라도 건넬 것 같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쿨쿨쿨로 표현된 글자 그림 이외엔 아무런 글도 없지만
무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쿨쿨쿨>
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저절로 그 아름다운 꿈 속에 빠져 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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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
김천일 지음 / 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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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신두리라는 낯선 지명에 어리둥절했다.
태안 바닷가 부근인가보다 하는 생각만 들었을 뿐...
기름 유출 사고로 언론과 전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태안이 먼저 떠올랐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 그림책>으로 반가운 김천일 님의 책이라니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먼저 짐작이 되고 믿음이 갔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에 날린 모래가 쌓여서 이루어진 야트막한 언덕, 신두리 모래언덕은 보기 힘든 풀들과 동물들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되었다.
쉽게 보기 힘든 예쁜 풀들과 다양한 생명체들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경이로운가.

메마른 모래땅, 바람이 많고 일교차가 심한 악조건 속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풀들이 하나같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통보리사초, 해당화, 갯메꽃, 갯완두, 모래지치, 띠, 초종용, 갯방풍 등 생소한 것도 많지만 정겹고 사랑스런 이름을 가진 우리 풀들이 페이지마다 그 고운 자태를 수줍게 뽐내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듯 푸근하고 정겹다.
아주 상세한 세밀화는 아니지만 정교한 붓터치가 살아있는 따뜻한 그림이라 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요즈음 아이들에게 이런 살아 숨쉬는 자연 그림책은 정말 꼭 필요하리라 본다.

 

단순한 풀과 꽃 그림만 지루하게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모래밭에 스며든 빗물이 고여서 생긴 연못, 두웅습지와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어 단조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금개구리, 물뱀 무자치, 표범 장지뱀 등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미꽃같은 해당화의 고운 자태에 빠져들다보니 어릴 적 즐겨 불렀던 동요가 떠오른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두쌍이 너~울거리네 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해당화가 핀 해변을 걷는 상상에 빠져 본다.^^

신두리 모래 언덕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잔잔하게 스케치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덧 겨울을 나고 새봄을 맞이하게 된다.
생명력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풀꽃들도 모래만 남긴 채 사라지고 , 또다른 생명들이 탄생하는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개발 이익 논리에 밀려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소중한 자연을 더 이상은 잃어버리지 말고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하게 물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두리 바닷가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 영원히 지켜질 수 있도록, 이 아름다운 책 속 풍경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실제로 보여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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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결혼을 인터뷰하다
최영선 지음, 송진욱 그림 / 행복한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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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그랬으리라.
결혼과 동시에 며느리, 아내, 엄마의 굴레 속에 허덕이는 삶 보다는 당당한 한 인간으로서의 참자유를 갈망했으리라.

결혼전까지는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소 살아왔지만 결혼과 더불어 이름없는 '아줌마'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대다수의 여성들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결혼을 한 여성이든, 하지 않은 여성이든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 삶의 우선 순위는 자신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의 자화상인 마돈나의 치열한 삶을 엿보면서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지만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치는 생활 끝에 마돈나는 현실을 자각하고 직시하게 된다.
그녀의 '막돼먹은 며느리' 로의 변신은 나에게도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막돼먹은 며느리가 되는 일은 '억울해 할 거면 하지 않는 것' 이라는데도 완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어지는 본격적인 마돈나의 다양한 여성들과의 인터뷰...

전폭적으로 나를 지지해 주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는가.
이혼을 상상하며 남편에 대한 감정적 의존과 섭섭함을 줄이고 자존감을 높여라.
혼자 살아도 잘 살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두기의 행복을 만끽하라.
시어머니에겐 며느리를 이웃집 여자 정도로 여기게 하여 기대하는 것이 없도록 한다.
자신만의 갈등 관리와 해소 방법을 찾자.
엄마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거나, 자녀가 엄마를 좌우해서는 안된다.-자녀는 부모가 믿는 만큼 성장한다.
결혼을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가슴으로 하는 연애'를 즐겨라 - 연애의 상대는 꼭 남자가 아니어조 좋다. 춤, 노래,영화, 책 등 무궁무진하다.
가끔은 수고하고 기특한 자신에게 특별한 선물(최고는 여행)을 하자.
사는 게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정말 믿을 만한 친구 중 한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떨자.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한 대로 살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연습하자.
성공한 친구, 멋있는 친구는 훌륭한 자극제다.
무조건 공부하라 고3보다 열심히 - 배움의 결과는 자격증이 아니라 과정의 '행복'이다.
질투는 아줌마의 적, 유머는 아줌마의 힘이다......

어느 페이지 하나도 놓치기 아까운 주옥(?)같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남편,시부모, 아이들 속에서 그 치다꺼리를 어쩔 수 없는 의무려니 하고 살아왔던 나에게도 뒤통수를 맞은 듯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혼의 단꿈도 잠시,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와 교육으로 인해 나의 개인적 삶에는 눈을 돌리지도 못한 채 바쁘게 살아왔다.  아마 대부분의 기혼 여성들이 그러하리라.

이 땅의 유뷰녀들에게 보내는 마돈나의 '자유부인을 꿈꾸기 위한 10가지 실천 목록'은 행복한 아줌마가 될 수 있게 하는 가장 멋진 조언이었다.
주어진 환경과 역할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일상에 길들여진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 준 마돈나와의 만남,
참으로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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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늦었다! 가치만세 1
고여주 외 지음, 김중석 그림 / 휴이넘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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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늦었다! 
주인공 기찬이의 놀라고 당황스런 표정에 웃음이 먼저 나는 표지가 속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일찍 일어나는 일이 아이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지요.
지각대장 기찬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자명종의 힘을 빌지만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뭐든지 파는 가게에서 꼬꼬 자명종, 나뭇잎 자명종, 해님 자명종을 차례로 가져다 놓아보지만, 매번 기상천외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며 실패하고 맙니다.
그러나,결국 기찬이는 자명종의 도움 없이 혼자 일어나는 데 성공합니다.

혼자 힘으로 , 자신의 의지만으로 어떤 일을 해냈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을 아이들이 직접 느껴본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을 못미더워하고 기다려주지 못하기 일쑤인 어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큰 그림책인것 같습니다.

초등 3학년 딸아이도 입학 초기엔 기찬이처럼 아침마다 온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으며 허둥지둥 등교하기 일쑤였답니다.
지각도 수차례... 그러더니 스스로도 느낀 바가 있었는지 언제부터인가 혼자서도 일찍 일어나, 오히려 저를 깨우러 오기도 합니다.
기특하고 대견해서 한껏 칭찬해 주었더니, 아주 뿌듯해하는 표정에 성취감이 잔뜩 묻어나더군요.
역시 아이들은 칭찬과 관심을 먹고 자라는가 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 뿐만 아니라 아이가 해야 하는 모든 일에서 자립심과 자신감은 꼭 필요합니다.
자신감과 의욕이 충만한 적극적인 아이로 키우는 일은 , 좋은 성적을 위해 공부에 신경쓰는 일보다 월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아이가 나중에 어떤 일과  맞닥뜨리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줄것이니까요.

아이 스스로 시도하고 노력함으로써 벅찬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엄마는 뒤에서 좋은 매니저 역할을 잘 해주어야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 어떤 것보다 센  '마음의 힘' 을 알게 하고 키워주는 가치있는 그림책 [가치만세] 시리즈...

우리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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