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나의 관점에서


전지적인 나의 관점에서 내가 질투하는 것과 외면하는 것.


당신의 모든 기억에 내가 없다는 것.


당신의 ‘첫’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슬픔, 아니 질투, 아쉬움, 집착.


그러나 나의 모든 기억에도 역시 당신은 없다.


나의 ‘어떤’ 눈물, 한숨.


다행인가요?



김혜순, 당신의 첫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그건 내가 모르지. - 첫, 김혜순)


김소연, 수학자의 아침
(눈물 따위와 한숨 따위를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 잘 살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요 -수학자의 아침,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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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갑자기 내가 아까운것 같니
그러길래 왜 날 떠났니 뭐랬니 뭐랬니)


뜬금없이 무슨 말인가 하는 사람은 검색을 해보시길. 비의 노래입니다.


왜 이런 제목을 썼냐하면 바로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기 때문입니다.


시집은 베스트셀러에 오래 있기 힘든데 이 책은 무려 몇 달 간, 그리고 지금도 당당히 올라와 있습니다. 역시 방송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나 봅니다.


굉장히 씁쓸한 것은 이 시가 대중적인 면에서 분명 높이 살만한 부분은 있으나 과연 완성도가 높은 우수한 시집인가는 의문이 든다는 점입니다.


풍부한 이야기는 결여되어 있습니다만 적당히 아름다운 구절,


어쨌든 달달한 사랑의 노래를 하고 있는 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입니다.



(창문들은 이미 밤을 넘어선 부분이 있다 잠결이 아니라도 나는 너와 사인(死因)이 같았으면 한다 -나의 사인(死因)은 너와 같았으면 한다


이불은 개지도 않고 미안한 표정으로 마주앉아 지난 꿈 얘기를 하던 어느 아침에는 옥상에 널어놓은 흰 빨래들이 밤새 별빛을 먹어 노랗게 말랐다 -광장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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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사월의 날씨를 집결한다
ㅡ열대어는 차갑다

4.26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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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26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 딱 바닷바람이 차지 않고 시원할 것 같아요. ^^

방랑 2016-04-26 19:17   좋아요 0 | URL
날씨가 좋았어요 여름 날씨에다가 바람도 불고요
한여름 해운대보다 훨씬 한적하게 즐길 수 있어서 운이 좋았죠ㅎㅎ
 

인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01
인간. HM_F_198X_05_XX
  
생물학적으로 보면, 영장류의 인간과에 속하는 동물.
  
  

  
02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 나의 나이, 나의 직업, 내가 사는 곳, 내가 나온 학교. 나의 취미, 특기(그럴싸한 것으로)
  

나를 알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들 : 먹고 싶은 음식, 기다리는 영화, 즐겨 입는 옷, 즐겨듣는 노래, 휴식할 때는 무엇을 하는지. 최근에 본 책은 무엇이며 가장 좋았던 책은 무엇인지. 시간이 주어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03
그러나 이 모든 것들로도 나는 설명될 수 없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보다 오히려 나 자신에 대해서 어렴풋이 아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나를 알려는 노력, 나를 찾으려는 노력을 외면할 때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발견한다고 해도 그것은 언제나 슬픔을 동반한다.


가끔은 자아라고 이름 붙인 것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너는 대체 언제 생겨난 거야?


(나는 내가 되어가고 / 나는 나를 / 좋아하고 싶어지지만 / 이런 어색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축, 생일)
  

(나는 인간이 되어가는 슬픔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우리는 두 개의 눈과 / 두 개의 귀와 / 수많은 머리칼이 있지만 // 나의 몫은 / 그런 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로 또 같이)
  

(안녕, 친구. / 우르르 넘어지는 볼링핀처럼 /난 네가 좋다. -보고 싶은 친구에게)
  

(어제의 이야기 / 오늘의 이야기는 조금 / 속도가 다르고 // 무엇으로도 이어지지 않는다. // 나의 눈은 두 개이면서도 외롭다. -나와는 다른 이야기)
  

(나는 내가 된 다음에 태어났을까. / 내가 되기 전에 태어난 걸까.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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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추앙, 과도한 프레임.
  
  
1
시는 무엇인가? 거대한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왜 시를 읽는지, 왜 시를 쓰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물어보자면, 왜 시를 읽지 않는가?
  
이유를 나열해 보자면 시가 너무 어려워서,이해하기 복잡해서, 생각하기 싫어서.
  
소설에 비해 시는 멈추어서 읽어야 할 부분이 존재하고 어느 지점에서는 깊은 생각을 요구한다. 시를 읽는 것을 방해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안타깝게도 평론이나 비평이 아닐까. 내가 느낀 것을 간직한 채 비평을 보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못 알아듣는다거나, 혹은 너무 부풀려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시를 그대로 받아들여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어떠한 의미를 과하게 부여할 필요 없이. 밑줄 긋고 상징의 의미를 찾거나 비유법을 찾거나 하는 내신 문제가 아니니까.
  
  

  
3
그런 의미에서 황인찬의 시는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 안에서 과도하게 추앙받고 있다. 이런 인식이 황인찬 본인이 느끼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혹은 즐기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인 본인이 스스로의 시에 ‘만족’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 아닌가. 
  

(그러나 이 시는 사랑에 대한 시는 아니다 /어둠이나 인간 아니면 아름다움에 대한 것도//
이 시는 슬픔에 대한 시는 아니다 저녁의 쓸쓸함이나 새의 날갯짓 아니면 이별 뒤의 감정에 대한 것도 -새로운 경험)
  

(그 모든 것이 세계의 깊숙한 곳과 연결된 것처럼 / 혹은 전혀 무관할 수 있다는 것처럼 //어린 나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 무작정 집을 나선다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는데 자꾸 어딘가에 당도하는 것이 너무 무섭고 이상하다 -이것이 시라고 생각된다면)
  

(무사히 양들이 돌아온 것을 보면 / 희지는 만족스럽다 -희지의 세계)


(어두운 물은 출렁이는 금속 같다 손을 잠그면 다시는 꺼낼 수 없을 것 같다 -실존하는 기쁨)
  

(무슨 일이 여기에서 일어났는지 / 너는 모를 것이다 선하고 선량한 감정들이 너의 안에서 솟아 오를 것이다 -비의 나라)

  
(이곳은 네가 아닌 병원 / 아무런 비밀도 없는데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세계다 -네가 아닌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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