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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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마이클 코넬리. 좋아하는 시리즈는 해리 보슈시리즈인 내가, 요 네스뵈의 소설을 처음 접한것은<래드 브레스트> 였다. 그의 소설속 주인공 해리 홀데. 우연인지 마이클 코넬리의 보슈시리즈 주인공인 '해리'와 같은 이름이었다.

이름에서부터 점수를 딴 해리 홀데의 이야기는 . 레드 브레스트를 읽고나서 점수를 많이 잃었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무엇인가. 해리 홀데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병적인 알콜중독과 자기 파괴적인 행동에 넌덜머리가 났으며 (개인적으로 알콜의존증이나 중독에 선입견이 있었기에),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너무나 충동적이었다.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으니, 소설 역시 빠져들기가 어려웠다. 지나보니, 내가 좋아하는 해리 보슈 역시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면이 있었으나, 보슈시리즈는 처음 부터 읽었지만, 해리 홀데 시리즈는 중간 부터 보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 되었다.

아무튼. 그후로, 몇 권 더 해리 홀데시리즈를 읽었느나, 오슬로 삼부작을 끝으로 더이상 찾아보지 않았다.내 취향이 아닌거 같아서... 특히나 읽기 힘들었던 것은, 작가의 끊임없는 캐릭터 내면의 심리 묘사 부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질식해 버릴 것 같은 부담감을 주었다.

역시나 이번 소설 "목마름"도 끊임 없이 계속되는 심리묘사부분이 지독히도 읽기가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포기하고 , 몰입하다보니, 작가가 왜 그렇게 심리 묘사에 치중했는지가 보였다.

요 네스뵈는 사건의 과정. 어떻게 보다 왜? 에 대한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 그런 작업을 했던 거같다. 주인공 뿐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인물.. 하다 못해 순간 지나가고 마는 조연에게 까지, 그가 그런 행동을 "왜" 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타당한 근거를 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느껴지니, 지루하기만 하던 심리묘사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단초가 되고 나중에 밝혀질 사건의 진실과 "어떻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선했다. 사건을 유물론적관점으로 바라보고, 구체화된 증거를 통해, 진상을 밝히던 해리 보슈와는 또다른 의미의 스릴러. 의미없고, 말이 많다고 생각되던 내면의 심리묘사가 등장인물의 의도를 담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미롭고 재밌었다.

왜 이제야... "목마름"에 이르러서야 , 요 네스뵈 소설의 진정한 재미를 깨닫게 되었는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의 첫 소설 "박쥐"부터 차례로 읽었다면... 보슈 시리즈 만큼 나에게 전설적인 형사 시리즈 물로 남았을텐데..

그래도, 지금이나마, 다시 한번 요 네스뵈를 돌아볼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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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한방처방 - 이해하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 간단한방 시리즈
니미 마사노리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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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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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한방처방 - 이해하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 간단한방 시리즈
니미 마사노리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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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한의학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처음 구입해서 읽은 책이다. 한의사인데 한의학을 결심까지 해가며 공부하는 것에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움을 느낀다.

원래 자연과학을 전공했던 이과생으로서, 다시 한의대에 입학하여 공부한 한의학은 내겐 정말 어려운 학문이었다.

학부때도 그냥저냥 학점따서 졸업하기에 바빴고, 로컬에 나와 무려 11년이나 개원의로 있으면서도 정말 대충대충 환자를 보았다.

이것은 정말 의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지만, 그래도 나의 치료에 만족하고 다시 찾아준 환자들 덕분에 그럭저럭 11년이란 세월을 한의사로서 살아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내 나이도 사십 중반, 이제 정말 한의사로서 이렇게 살아가도 되나하는 회의감

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한의학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고른것이 "간단한방처방"

정말 어이없고 부끄럽게도 "이해하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라는 카피문구에 넘어가 고른것인데...

읽고나니 생각외로 많은 도움이 된거 같아, 이렇게 서평을 남겨본다.

저자는 일본의 양의사이다. 약력을 보면 일본의 명문대학 게이오기주쿠대학의 의학부를 졸업하고, 영국옥스퍼드대학 의학부 박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데이쿄대학의 교수이다.

잘은 모르지만, 이정도면 양방의사로도 굉장히 성공한 사람인거 같은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한의학에 빠져서, 책까지 내었는지 궁금했다.

저자는 임상에서 환자를 볼때, 서양의학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병이 없는데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할때 마다, 의사로서 자괴감이 들어, 그 돌파구로 한의학을 찾았다고 한다.

저자 자신도 10년전에만 해도, 한의학을 미신으로 치부했다는 것을 밝힌다.

책자체는 한의사가 보기에, 학부생수준에도 못미치는 피상적인 내용이지만, 저자가 독자로 고려한 대상은 일반인도 한의사도 아닌 무려 양방의사들이다.

양방의사들이 어떻게 한의학에 접근하고, 마지막에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한약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인상적인 내용은

"서양의학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본다. 나무하나하나가 병들면 바로 치료하는데 능숙하지만, 숲전체가 왜 망가지고 있는지 그 근본적인 것을 치료하는 것은 힘이 든다. 그러나 한의학은 숲전체를 보고,숲을 치료하여, 나무를 살리는 방법이다."

일본의 양의사가 한의학에 대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참 놀라왔다.

또한 한의사들이 말하는 병인병리, 그리고 변증에 대하여, 모호함과 통일성이 없음을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한의사로서 공감가는 바이다.

한 환자를 보았을때 열명의 한의사가 내놓는 병리기전과 변증, 그리고 처방이 가지각색이고, 체질을 판별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지각색이다. 한의학이 양방의학에 비해 임상토론이 격렬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것은 현대적인 진단기기가 없던 시대의 아날로그적인 진단방법(설진,맥진,복진등)으로 만들어진 것이 한의학인지라, 의사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중요한 것은 병리기전과 변증에 연연하지 말고, 환자를 보라는 것이다.

 

머리속에서 그려진 가상의 병리기전으로 환자의 몸을 해석하여 그 병리를 치료할수 있다면, 그것

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뭐 공감되는 내용도 있고, 반박하고 싶은 말도 있긴 하지만, 어느정도 진실을 담고 있는 말이다.

내가 한의학을 공부할때도 가장 당혹스러워 했던 부분인지라, 글을 읽으면서 꽤나 공감할 수가

있었다.

저자는 한의학이 궁극적으로 서양의학의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계속 살아남기를 바란다.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의 상황, 아니 전세계적인 서양의 헤게모니에 의해 이미 한의학은

갈 곳을 잃은것 같다. 그것은 비단 의학뿐만이 아니라, 사회 모든 정치 , 경제 ,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에서 서양이 동양을 잠식한지 일백여년이 넘은 지금의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한 결론이 아닐까 생각된다.

양의사들의 한의사 폄하. 일반인들의 인식. 비록 우리한의사들이 대외적인 홍보능력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총을 들고 싸우는 전쟁터에서 칼을 들고 싸우는 것은 힘든일이다.

 

 

진단기기를 우리가 가져 온다면 또다른 싸움이 되겠지만, 그런날이 올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되면, 좀 암울해지긴 하지만, 어쨌든 한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기위해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그것이 공부가 되었던, 임상이 되었던, 나에게 찾아오는

환자하나하나의 불편함을 없애주기위해서....

환자가 오면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어디 불편한데 없으세요?"

 

저자는 임상에서 이 질문을 하기 위해 한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서양의학으로는 환자의

'불편함'을 없애주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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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인간의 성과 진화에 숨겨진 비밀, 개정판
매트 리들리 지음, 김윤택 옮김, 최재천 감수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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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진화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번역이 허접해서 별하나 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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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인간의 성과 진화에 숨겨진 비밀, 개정판
매트 리들리 지음, 김윤택 옮김, 최재천 감수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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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하기에 앞서 이책의 한국어초판이 2006년도임을 밝혀둔다.

원서 초판까지 계산하면 거의 20여년전 나온 책이기에 지금 읽다보면 어디서 들어본듯한 얘기가 많지만, 처음 이 책이 출판되었을때 큰 충격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붉은 여왕이란 동화 "겨울나라의 앨리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 나오는 캐릭터로, 엄청난 속도로 달리지만,주위의 배경도 마찬가지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항상 제자리에 있는 인물이다.

이는 작가가 진화에 비유한 말로, 개체가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해도, 그 경쟁자들 역시 마찬가지 속도로 진화하기 때문에 진화 경쟁이란 결국 제자리 걸음이란 사실을 의미한다.

이 책은 성(性)과 진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알려저 있어서,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본성적인 차이에 대한 책으로오인되고, 또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내용 역시 남자와 여자의 본성(natual) 차이에 대한 것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성(性)에 중심을 두고 읽었고, 책의 리뷰 역시 그런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사실은 진화에 방점을 찍어야 제대로 이해가 될 책이다.

또한 이 책의 작가 매트 리들리는 과학자라기 보다는 동물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이기에, 책의 내용은 작가의독창적인 생각이 아니라, 여러 과학자들의 이론을 총망라하고, 개인의 의견을 살짝 덧붙인 논평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장의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장을 관통하는 한가지 주제는 진화와 성에 대한 다양한 변주이다.

읽다보면, 도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헷갈리고 헤매이기도 한다. 총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구성에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론과 실험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번역이 정말.... 허접하다.)

그래서 결론을 먼저 알고 읽으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결론은 맨마지막에 나온다.

"나는 왜 모든 사람들은 서로 비슷비슷하면서 또 서로 다른가 하는 질문과 함께 그 답은 성의 독특한 연금술에 있을 것이라는 제안을 하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질병과의 끊임없는 체스 게임에서 유성생식이 만들어내는 유전적 다양성 때문에 각 개체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 풀에 있는 유전적 다양성이끊임없이 섞인다는 점에서 각 개인은 인류의 한 구성원이다.

이제 성에 관한 가장 기묘한 결론 하나를 내리며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그 결론은 인류의 정신이 광적이라 할 정도로 확장되어 온 것은 사람들이 짝을 까다롭게 고르기 때문이며, 기지와 재능 , 창의성과 개성이 다른 사람들을 성적으로 매료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외의 다른 이유는 있을 수 없다.

물론 종교적인 시각과 비교하자면 이런 식으로 인간성의 목적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덜 고상한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자유로운 시각이기는 하지 않은가. 그저 달라지라고만 하니 말이다."

즉, 인간의 본성, 그리고 진화 이모든 것은 단지 다른 성.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가 이성 생식으로 인한 다양성을 획득하기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물론 본성에 관해서는 작가 자신도 아직 밝혀진 것이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지만, 우리가 천성이냐 교육이냐 하는 비생산적인 교리주의적 논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우리의 힘으로 서서히 밝혀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화란 발전하는 것이 아닌 단지 적응하는 것이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후, 진화라는 것이

인간이 단세포에서부터 발전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여, 그런 것이 아닌. 단지 적자생존의 메카니즘에 의한 것이란 사실은 이미 학계의 공론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 인간이란게 도대체 무엇인가. 종교나 그 밖의 인간 고유의 특질. 공감하고 사랑하고 동정하고, 사고 하고.. 이런 것이 다 유전자의 발현에 의한 기계적인 결과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읽고 났을 때 처럼 뭔가 가슴 서늘해 진 결론이긴 한데...

뭐, 작가가 밝혔듯이 작가의 이런 생각도 후에는 공격받아 없어질 잡설에 불과할 지도 모르지만...

결론은 간단하지만,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의 수많은 이론과 실험. 그리고 사고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진화와 성에 관해 이보다 흥미롭게 쓴책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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