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전쟁 - 성스러운 폭력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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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즘적 행동의 첫 번째 동기가 정치적이라고 하는 주장은 당연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잔혹한 폭력행위를 단지'몰상식'한 것으로 여기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런 관점을 지닌 다수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스스로 비합리성의 전형이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종교가 폭력의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저명한 예가 리처드 도킨스 인데, 그는 "오직 종교적 믿음만이 다른 때에는 멀쩡하고 품위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완전한 광기를 일으킬 만한 강한 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위험하고 과도한 단순화는 종교와 테러리즘 양쪽을 오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의 말은 물론 근대성에 대한 세속주의적 편견의 아주 익숙한 표현이며, 여기에서는 종교를 문명화된 나라의 정치에서는 배제해야 할 폭력적이고, 비합리적인 힘으로 정해놓는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런 편견에서는 세상의 모든 위대한 종교적 전통이 가장 핵심적 교의로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

는 명령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교가 종종 테러리즘적 잔혹 행위에 연루되어 왔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정말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려하기보다는 종교를 희생양으로 삼는 편이 휠씬 쉽다는 의미이다.

누가 세계의 고통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십자군 전쟁에서 부터 현대 9.11테러, 이라크 전쟁까지 수많은 전쟁과 살육, 탄압과 차별의 역사적 책임이 종교에 지워져 왔다.

과연 그 모든 비극의 원인이 종교란 말인가? 에 대한 카렌 암스트롱의 대답이 600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으로 상세히 쓰여진 책이다.

종교는 사실 아주 많은 일을 한다. 종교에 단일하고 변함없는 고유의 폭력적 본질이 있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못하다. 똑같은 종교적 믿음과 관행이 완전히 정반대의 행동경로의 영감이 되기도한다.

같은 믿음과 신앙을 가지고, 누군가는 남을 해하지만, 또 누군가는 남을 돕는다.

카렌이 축의 시대부터 주장한 단하나의 종교의 본질은 바로

"내가 상대방에게 대접받고 싶은 그대로 상대를 대접하라"

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다.

신의 전쟁은 종교에서 파생된 수많은 다툼을 다룬다. 다툼의 본질은 정확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위 종교의 탈은 쓴 정치적, 경제적, 권력적 욕망이 바로 그 본질이다.

멀게는 십자군 전쟁에서 부터, 가까운 근래에 무슬림 원리주의자, 테러리스트 들이 벌이는 서방세계와의 전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선과 악을 명확히 나누는 이분법적인 주장을 펼친다. 자신들은 선이고, 무슬림은 악이다.

허나 '신의전쟁'이 이야기하는 종교전쟁의 근본적인 이유와 원인은 다르다.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되는... 민족주의의 탈을 쓴 세계대전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강제적이고, 이기적인 아랍세계의 정치적 개입이 촉발한 것이 근본주의자들의 반발이고, 그반발이 테러를 불러일으켰다.

이제 우리는 종교가 폭력적이고 야만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종교의 본래적 목표인 통합과 자비와 구원에 눈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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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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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만의 감수성을 느끼게 해주는 단편집. 재미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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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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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드보일드 문학의 원조인 레이먼드 챈들러의 초기 단편소설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다.

총5개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사건들 하나하나 이리 꼬이고 저리 꼬아서 결말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챈들러 작품의 주인공은. 모두 남자다. 마초적이고, 거칠고, 세상에 대해 쿨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허나 겉보기엔 무뚝뚝하고, 차갑지만 속정은 깊다.

챈들러 이후 이러한 남자 주인공은 하나의 장르가 되어서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오마주된다.

또한 작품의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 쓸쓸하고,황량하지만 한줄기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스토리 역시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구성과 스토리가 조금 거칠고, 작품별로 작품성과 재미가

천차만별이다. 김빠지는 결말도 있다.

첸들러의 팬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도 있겠으나, 대중성이 있는 소설집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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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통행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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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치유해주는 슬프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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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통행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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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여사의 '에도시리즈2탄' 제7권 영혼 통행증을 읽었다. 2006년 1권 '흑백'부터 시작한 시리즈는 무려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각권마다 에피소드 5-6개씩 들어있는데, 미야베 여사가 밝히길 100개의 에피소드가 목표라고 한다. 아직 반도 안온듯.

'에도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사의 슬픔이다. 첫권의 주인공인 오치카로부터 시작된 견딜 수 없는 이야기는 매회 계속된다. 이처럼 견딜 수 없는 슬픈이야기를 통해, 화자도 청자도. 그리고 독자도 자신의 삶이 치유되는 과정을 겪는다.

실제로 나도 가장 힘들었던 시절. 이 시리즈를 읽으며 슬픔을 달랬던 기억이 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저번권부터 바뀌어, 새로운 인물 '도미지로'이다.

간절한 이유가 있는 오치가 한사람이 계속 청자 역할을 맡다보니 스토리의 폭이 좁아지고 소재

선택에도 한계가 있다고 여긴 작가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좀더 밝아졌다고 느껴진다.

'영혼통행증'이 담긴 7권은 에피소드가 3개밖에 없다. 분량이 확실히 줄어든게 느껴저서

아쉽다.

허나 작가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이시리즈를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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