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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칠석야 -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
이재일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남자의 장력은 벼락처럼 강맹했고, 그 남자의 몸놀림은 바람처럼 가벼웠지만, 그 남자의 노래만큼은 촌스럽고
투박하기만 했다. 여자와 아이는 그래도 웃어 주었다.
이것이 그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여인의 아이가 납치된다. 그 아이를 구출하여, 칠석야에 벌어질 참극을 막으려는 막애청의 17일간의 사투가 숨막히게 펼쳐지는 이재일 작가의 칠석야!
이 유명한 소설을 이제사 읽었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제라도읽게 되어서 다행이다.
두남자와 한여자간의 얽히고 섥힌 치정과 음모.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도 버리려는 비정한 남자.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거는 한 남자. 두 남자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는 여인.
어찌보면, 무협소설속에서 한번쯤은 봄직한 설정이지만, 이재일 작가의 능수능란한 글솜씨는 평범한 이야기를 결코 평범하지 않게 풀어나간다.
허나 이 이야기에서 눈여겨 볼 사람들은 따로 있다.
"국 위장은 내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마땅히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소. 귀하가 이곳에 온것을 보니, 국 위장은 후자를 택했나 보구려"
대의를 위해, 혹은 대의라고 허울을 씌운 욕망에 의해 수많은 목숨들이 가차 없이 사라지는 강호.그래도 인간으로서 해야할일과 하지 말아야 할일을 구분할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일한은 대의를 위해서라도 하지 말아야 할일은 하지 말아야한다는 신념을 지키다가 죽는다.
그리고 막애청을 막아서는 거대한 산같은 해동검객 김이..
그역시 마지막순간 손을 거두어 아이를 엄마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너무 짦은 중편소설이라 아쉬움이 좀 남지만, 그 아쉬움을 충분히 채워주는 것은 이상하게도 주인공의 강대한 무공도, 애절한 순정도 아닌..
국일청과 김이의 희생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