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세트] 혈기수라 (총8권/완결)
오채지 / KW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원말명초. 북으로 달아난 원나라군대와 7년간의 처절한 싸움을 벌인 혈기대라는 부대가 있었습니다.
이 혈기대의 대주는 혈기수라 마중걸!. 7년간의 전쟁은 평범한 무인을 수라로 변하게 만들만큼 처절한 것이었죠.
수 십, 수 백명의 적들을 죽이면서 점점 살귀로 변해갔던 혈기수라 마중걸.
"살려주시오.. 난 꼭 살아야..."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은 걸까? 적은 배를 관통당한 상태에서도 간절하게 애원했다.
그때 적의 품 사이로 어린 아이들이 신는 당혜 한 켤레가 보였다. 곁에는 핏물에 흥건하게 젖은 편지가 함께 놓여
있었다.
소운에게
아비 걱정은 말거라.
전쟁 중이라지만 전서응을 부리는 사람들은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단다. 보름 전부터 전쟁이 끝날 거라는
소문이 도는 걸 보면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구나. 그땐 꼭 좋은 의생(醫生)밑에서 수학하게 해주마.
나보다 네가 더 걱정이구나. 응석을 부려도 모자랄 나이에 혼자 고생할 생각을 하면...
내달 그믐이 너의 열번째 생일이지? 그때까진 꼭 돌아가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주인 잃은 전서응 한 마리가 머리 위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혈기수라 마중걸이 전장에서 발견한 주인 잃은 편지. 이 편지 한통으로 수라였던 그는 다른 삶을 살게됩니다.
전쟁이 끝나고 표사로 일하면서 돈을 모으는 족족 전서응편에 편지의 주인... 얼굴도 모르지만, 자신의 손에
살해된 적군의 딸에게 돈을 보냅니다.
아버지를 죽인 죄책감때문인지.. 아니면 아비를 잃고 힘겹게 살아갈 어린 소운이 걱정되서인지..
그도 아니면 전쟁통에 잃어버린 인간성의 마지막 한조각이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인지..
오랜 세월 돈이 생기는 족족 얼굴도 알 수 없는 소운에게 돈을 보내고,
소운 역시 얼굴도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 마중걸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냅니다.
만난 적도 없는 두 사람은 어느새 마음속 깊이 정이 들어 버리고 맙니다.
마침내 마중걸은 소녀.. 소운을 만나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찾아 가게 됩니다.
어린 소녀 소운은 마교로 몰려 갈곳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도우며 살고 있습니다.
마중걸은 끝내 자신의 정체를 소운에게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랜 세월 그녀에겐 키다리 아저씨였던 자신이 ... 바로 그녀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
그 사실때문에.. 당당히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소녀와 소녀의 친구들은 오래전 정파에의해 몰살당한 마교의 후손들이었고,
정파 무인들에게 갖은 핍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마중걸을 단하나의 소원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운에게 작은 의방을 차려주는 것.
그래서 소녀가 원하는대로 의원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허나 마교의 절세무공을 원했던 정파의 무림인들은 그런 마중걸과 소운. 그녀의 친구들까지
가만두지 않습니다.
어린 소녀 소운의 미모에 반해 그녀에게 음심을 품은 정파의 소공자를 마중걸이 해치게 되면서,
정파 무림과 본격적으로 적이 되버립니다.
정파무림은 또한 마교의 진전을 이은 마중걸의 절세 무공 혼연일세공을 탐내면서
마중걸과 소녀, 그리고 아이들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이제 마중걸은 정파의 모든 무림인들과 일생일대의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야망을 쫒는 칼은 희망을 쫒는 칼을 이길 수가 없지. 어떤 사람에게 희망은 살아 있는, 그리고
살아 남아야 할 유일한 이유거든"
야망을 쫒는 정파인들과 희망을 쫒는 마중걸.. 두칼의 혈전이 대륙의 남쪽 운남에서부터
북쪽의 황하까지.. 처절하게 펼쳐집니다.
혈기수라는 제목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피비린내가 가득한 싸움으로 점철되어있습니다..
허나 두 캐릭터에 의해 이 싸움에서 쉬도 때도 없이 웃음꽃이 피어나게 합니다.
바로 대책없이 용감하지만 마음따뜻한 마중걸과.. 마중걸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려고하는
돈귀신 염왕수... 소설의 대부분을 이 인물이 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중걸과 염왕수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이곳이 전장인지, 스탠딩코미디무대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포복절도 하게 됩니다.
장삼 사형께서 좋아하시는 유머러스한 조연이 바로 염왕수입니다.
혈기수라는 오채지 작가의 작품답게 스피디한 전개에 허를 찌르는 반전.
그리고 박진감넘치는 전투씬과 개성넘치지만 유머러스한 캐릭터로
시종일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수작입니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뒷심이 좀 약했다는 거...^^
마지막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으로 주인공이 갑자기 무신이 되버리기에...
그래도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희망을 놓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 는 잘 표현된 작품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