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가지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꺽여 내려간데까지

바라볼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선택 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많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그 길도 거의 같아질것이겠지만

 

그날아침 두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길은 남겨 주었습니다

길은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 올수 있는지를 의심 하면서

 

오랜 세월이 흐른 훗날에

나는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할것입니다

숲속에 두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가는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것이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르스트의 가지 않은 길(피천득 역) -

 

"착한 마음씨보다 더 뛰어난 인간의 장점을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마음 속에 떠오르는 친구가 한 명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척척해내는 이 친구를 보면 언제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최근 나의 친구는 독학으로 익힌 빵과 파이 만드는 일 그리고 바느질하는 일에 푹 빠져있다. 물론 이런 취미 생활 덕분에 덩달아 다양한 파이와 빵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지난 주에도 직접 구운 초코칩 쿠키와 단호박 머핀 그리고 호두 파이와 사과 파이를 먹었다.

빵은 파리파게트, 떡은 고향떡집을 늘 이용하는 나로써는 빵과 떡을 직접 만들어 먹는 친구의 솜씨에 늘 감탄하고 감탄할 뿐이다. 하지만 단지 이런 솜씨 때문에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늘 주변사람들을 생각하는 착하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금요일 저녁에는 그 친구의 집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사과와 딸기 파이, 호두 파이, 계란과 베이컨으로 만든 빵 그리고 쑥 반죽으로 만든 송편... 직접 만든 다과를 준비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저녁을 먹고 간 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맛나게 먹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때문에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이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다. 역시 사람들은 같이 먹으면서 친밀해 지는 것 같다.

 

 

 

 

 

아들의 첫번째 피아노 선생님이면서 나의 베스트 프렌드 그리고 소올메이트이면서 언니...

우리는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데, 한번도 그 만남이 지루한 적이 없다.

만나지 못하는 이틀은 전화 통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유난히 겨울을 싫어하는 친구는 늘 봄을 기다린다. 11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내복을 입기 시작해서 꽃샘 추위가 지나고 완연한 봄이 되면 그제야 내복을 벗는다. 본인의 고향은 경상도, 남편은 강원도 그리고 현재는 대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 군데 사투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본인은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같은 조씨라서 좋아하고, 체게바라와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추구하는 나의 친구... 골목 운전의 달인이며 이해하지 못하는 다양한 은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그녀의 유쾌함을 나는 120% 사랑한다.

천사커피보다 더 향기로운 커피를 내릴 수 있고, 식당에서 먹는 맛있는 음식을 다 직접 만들어봐야하는 친구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어떤 고민이나 걱정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으면 다 사소하게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도 늘 나를 안심시키고 위로하는 특별한 능력이 그녀에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가 된 적이 있었는가 ? 부끄럽지만 아직은 없다.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누구보다 아끼고 이해해주는 친구 한명이 있다는 건... 행운이고 행복이다.

 

 

 

 

 

친구가 좋아하는 시 한편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마음을 담아 보낸다. 겨울을 몸서리 치게 싫어하는 나의 친구를 위해 올 겨울이 덜 춥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올해는 친구의 계획처럼 같이 좋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함께 읽고 있는 오르세나의 '오래 오래'도 꼭 이 겨울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체게바라를 좋아하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친구를 위해 올해는 책 선물을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꿈꿔왔던 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우리의 만남과 인연이 삶의 끝날까지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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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5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6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01-06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시경 님 스스로한테도, 고운 벗님한테도
예쁜 마음과 책과 이야기
서로 주고받으면서
즐거운 하루 되겠지요~

착한시경 2014-01-06 09:48   좋아요 0 | URL
와...언제나 예쁜 댓글 감사드려요...
정말 함께살기님 말처럼 고운 벗님...인것 같아요...
너무 착하고 고운 친구니까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심야책방 2014-01-06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런 친구가 하나 있어요. 친구가 많진 않지만 저 친구 하나 얻은 걸로 충분히 감사하고도 남을 만한 친구요. 저도 그 친구한테 그런 친구였음 좋을 텐데 말이죠.

착한시경 2014-01-06 09:49   좋아요 0 | URL
많은 친구보다 나를 이해해주고 서로 아껴주는 친구 한명만 있으면...
외롭지 않은 거 같아요.. 토마토님도 감사와 행복이 넘치는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4-01-06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친구분이네요^^
체 게바라, 조르바를 좋아하는 취향도 굿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