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 게임 - 백만장자의 상속자 16명이 펼치는 지적인 추리 게임!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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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미스터리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동화 쪽으로 봐도 괜찮고, 미스터리 쪽으로 봐도 괜찮은 작품입니다. 동화의 특성상 막 나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 심심한 맛이 나긴 하는데 재밌게 읽었습니다.

백만장자가 사망합니다. 그는 자기를 살해한 사람을 밝혀내는 사람에게 유산 200만 달러를 물려준다는 엉뚱한 유언을 남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뭐야, 액수가 너무 작잖아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날개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웨스팅 게임은 1978년에 발표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인플레를 감안하면 적은 액수는 아니군요.

유언의 대상이 되는 인물은 16명입니다. 그들은 조를 짜서 좌충우돌 범인을 추적해나갑니다.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궁금했는데 추리 쪽보다는 동화 쪽 영향이 큰 결말로 여겨집니다.

귀여운 구석이 많은 소설입니다. 등장인물 중에서 특히 터틀이 마음에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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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스티븐 킹의 사계 봄.여름 밀리언셀러 클럽 1
스티븐 킹 지음, 이경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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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작품은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많은 영화들 중에서 저는 쇼생크 탈출을 가장 좋아합니다.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봤는데(극장이 아니라 나중에 비디오로 보았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그 이후 간혹 생각이 날  때마다 원작 소설을 찾아다녔는데 영언에서 나온 책은 절판 상태라 대산출판사에서 나온 미드나이트 시즌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쇼생크 탈출이 실려있지 않고 여름편 우등생과 겨울편 라마즈 호흡만 실려 있었습니다. 결국 쇼생크 탈출은 영언에서 나온(두 번째 나온 분권판) 책을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쇼생크 탈출은 영화도 걸작이고 소설도 걸작이라고.

영화를 먼저 본 때문인지 글을 읽는 내내 영화와 비교가 되더군요.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것으로 나오는데 각색을 참 잘했습니다. 원작에서 몇 줄로 지나가는 인물까지 생생하게 살려냈더군요. 책에서 몇 번 바뀌는 교도소장을 동일 인물로 각색한 것도 좋은 판단이었습니다.

앤디는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악명 높은 감옥 쇼생크에 수감됩니다. 그는 간수와 동료 죄수의 괴롭힘을 이겨내면서 교도소에 적응해 나갑니다. 물자를 밀반입하는 레드와 친해지고 교도소의 도서관도 활성화시킵니다. 오랜 세월을 그렇게 감옥에서 보내던 그는 놀라운 소실을 듣게 되고 교도소장을 찾아갑니다. 이때부터 이야기가 급해지는데 마지막 레드의 독백이 오랫동안 여운을 줍니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에는 희망의 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앤디 듀프레이 고통스런 교도소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가슴에 품고 있는 희망이란 호랑이 덕분이었을 겁니다.

두 번째로 실린 중편 우등생에는 여름의 타락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주인공 토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영리한 중학생으로 부모님과 선생님의 신뢰를 받는 소년입니다. 그런 소년이 나치 전범과 엮이면서 성격이 조금씩 변합니다. 나쁜 방향으로.
니체가 그런 말을 했었죠.
'괴물과 싸우는 자는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너를 들여다보게 된다.'
토드가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토드가 모두 자초한 일이라 동정이 가지는 않습니다만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나치 전범을 발견했을 때 그냥 경찰에 신고했으면 좋을 텐데 토드는 자기 호기심을 충족하려고 노인을 협박합니다. 협박에 밀린 노인은 자기 과거를 소년에게 들려주는데, 그 악몽 같은 이야기는 소년을 물론 노인 자신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조금씩 긴장을 쌓아가면서 위기로 몰고 가는 스티븐 킹의 솜씨는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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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귀부인 살인 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2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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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적혀 있습니다. 75세 할머니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미스 마플과 흡사합니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스릴러나 하드보일드처럼 심각하지 않고 밝게(?) 느껴진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플로리다는 코지 미스터리 계열입니다).

그런데 다른 점도 많이 눈에 띄는군요. 글래디스 골드는 미스 마플보다 활동적입니다. 첫 번째 사건 해결 이후 친구들과 탐정사무소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소동도 많이 일으키는 편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도드라진 차이점은 유머를 작품 전반에 내세운 점입니다.(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작가가 사용한 유머가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플로리다 귀부인 살인사건에 나오는 트릭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유명한 작품의 트릭을 사용했기 때문에 미스터리를 즐겨 읽으시는 분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대충 짐작이 갈 겁니다. 꽤 인상적인 트릭이라 영화에서도 몇 번 나온 걸로 압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그 영화를 직접 언급하기도 합니다. 애초에 트릭을 감출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트릭보다는 할머니 탐정단이 일으키는 유쾌한 소동과 로맨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기 집에 탐정사무소를 차린 글래디스는 아파트 단지에 출몰하는 변태잡기나 바람난 남편 감시하기 같은 소소한 의뢰를 받아 활동합니다. 그러다 부유한 할머니의 죽음을 우연히 접하게 됩니다. 보통 노인이 죽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살인으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경찰은 자연사로 취급합니다.

처음에는 농담 비슷하게 시작했습니다. 자연사가 아니라 살해당한 게 아닐까. 말을 해놓고 보니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남자친구와 그의 아들인 경찰은 별 거 아니라고 무시하고 그래서 더욱 발끈한 글래디스는 노인은 노인이 지켜야 한다, 우리 몸은 우리가 지킨다, 라는 신념하에 사건을 추적하고 서서히 진상에 접근합니다.

오마주를 바친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듯 플로리다 귀부인 살인사건은 미스 마플의 포스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긴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에 필적하는 글을 쓴 작가는 극히 드물죠. 리타 라킨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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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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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 중에서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온 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과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입니다. 젊은이의 일상을 발랄하게 그린 청춘 미스터리인데(소시민 시리즈라는 명칭이 붙어 있군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즈음 일본 미스터리가 많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두드러진 재미를 안겨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가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사이트 밀을 보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인사이트 밀은 폐쇄된 공간에서 살인이 벌어지는, 클로즈드 써클을 소재로 삼은 신본격 미스터리인데 사람에 따라서는 비현실적으로 여길 수도 있는 설정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글이었습니다.(추천작입니다.) 인사이트 밀 이후 요네자와 호노부의 이름을 기억에 새겼습니다.

신작 덧없는 양들의 축연은 앞선 언급한 두 권의 연작단편집과는 성향이 많이 다릅니다. 봄철과 여름철이 어두운 소재도 밝게 풀어낸 반면 이 작품은 마음이 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둡게 풀어냈습니다. 책 뒤표지에는 호러 테이스트의 블랙 미스터리 연작 소설이라고 적혀 있군요. 개인적인 취향은 이쪽이 더 맞는데 인사이트 밀보다는 재미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는 5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상류계급의 자제만이 가입할 수 있는 비밀 독서모임 '바벨의 모임.'과 직, 간접적으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하인의 고백수기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결말의 서늘함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북관의 죄인-우치나 아마리는 어머니가 죽은 이후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다행히 그 집안이 딸임을 인정받지만 처지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아서 북관의 고용인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다 성격이 괴팍해 보이는 큰오빠를 만나게 되는데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처럼 결말이 서늘합니다.
산장비문-생각했던 것과 달리 결말이 밝은(?) 편입니다. 글을 다 읽은 후에 그 덩어리가 뭔지 잠깐 생각해 봤습니다.
타마노 이스즈의 명예-일본인의 심리와 관련해서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았던 단편입니다. 할머니의 행동도 납득하기 어렵고 이스즈의 명예, 자부심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덧없는 양들의 축연-연작 단편의 마무리에 잘 어울리는 단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결말이 났다고 해서 아쉬울 것도 없고, 즐거울 것도 없지만 아쉬운 느낌은 드네요. 미국 작가의 어떤 단편이 언급되어서 개인적으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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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의 기사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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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감상 적기 전에 한 마디. 뒤표지의 글은 가급적 읽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는 아닙니다만 친절해서(?) 제 경우에는 감상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이방의 기사는 198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5위, 독자 선장 가장 재미있는 미타라이 시리즈 1위를 했다고 합니다(제가 보기에는 점성술 살인사건이 이방의 기사보다 낫습니다.). 출간은 1988년에 되었지만 완성은 9년 전에 돼 있었다고. 그러니까 작가의 데뷔작 점성술 살인사건보다 먼저입니다.(출간이 늦어진 이유는 작가 후기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내용도 가장 앞서서 미타라이와 이시오카의 첫 만남이 나옵니다.

시작은 흥미롭습니다. 어떤 남자가 공원 벤치에서 깨어납니다. 주차해둔 차를 찾기 위해서 주변을 돌아다니던 그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기억을 잃은 남자가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도입부가 지나가면서 이야기가 지루해집니다. 남자가 과거를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하는 중반부에 이르러 이야기가 탄력을 받는데 그 과거라는 게 참 입맛이 씁니다.

어이쿠, 이거 다 읽은 후에 뒷맛이 안 좋겠구나. 스토리가 이런 식으로 빠지면 싫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모든 미스터리가 그렇듯이 후반에 가면서 진상이 드러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행복해서(?) 안도했습니다. 덕분에 입맛도 쓰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해피엔딩이냐고 반박하실 분도 있겠는데, 아주 어두운 결말을 예상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히 해피엔딩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었을 때 작품의 소재 때문에 탐정 직업을 점성술사로 잡았구나 싶었는데, 이방의 기사를 읽어보니 원래부터 점성술사였군요. 근데 마타라이 이 양반 무슨 수입으로 먹고 사는지 신기하네요.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미타라이와 콤비를 이루는 이시오카는 이미지가 흐릿한 편인데(원래 왓슨, 헤이스팅스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이미지가 또렷하지 않죠), 이방의 기사에서는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만......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여기서 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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