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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의 기사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감상 적기 전에 한 마디. 뒤표지의 글은 가급적 읽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는 아닙니다만 친절해서(?) 제 경우에는 감상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이방의 기사는 198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5위, 독자 선장 가장 재미있는 미타라이 시리즈 1위를 했다고 합니다(제가 보기에는 점성술 살인사건이 이방의 기사보다 낫습니다.). 출간은 1988년에 되었지만 완성은 9년 전에 돼 있었다고. 그러니까 작가의 데뷔작 점성술 살인사건보다 먼저입니다.(출간이 늦어진 이유는 작가 후기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내용도 가장 앞서서 미타라이와 이시오카의 첫 만남이 나옵니다.
시작은 흥미롭습니다. 어떤 남자가 공원 벤치에서 깨어납니다. 주차해둔 차를 찾기 위해서 주변을 돌아다니던 그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기억을 잃은 남자가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도입부가 지나가면서 이야기가 지루해집니다. 남자가 과거를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하는 중반부에 이르러 이야기가 탄력을 받는데 그 과거라는 게 참 입맛이 씁니다.
어이쿠, 이거 다 읽은 후에 뒷맛이 안 좋겠구나. 스토리가 이런 식으로 빠지면 싫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모든 미스터리가 그렇듯이 후반에 가면서 진상이 드러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행복해서(?) 안도했습니다. 덕분에 입맛도 쓰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해피엔딩이냐고 반박하실 분도 있겠는데, 아주 어두운 결말을 예상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히 해피엔딩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었을 때 작품의 소재 때문에 탐정 직업을 점성술사로 잡았구나 싶었는데, 이방의 기사를 읽어보니 원래부터 점성술사였군요. 근데 마타라이 이 양반 무슨 수입으로 먹고 사는지 신기하네요.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미타라이와 콤비를 이루는 이시오카는 이미지가 흐릿한 편인데(원래 왓슨, 헤이스팅스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이미지가 또렷하지 않죠), 이방의 기사에서는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만......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여기서 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