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칭 파이어 헝거 게임 시리즈 2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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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영미계 소설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작품은 헝거 게임입니다. 헝거 게임을 간략하게 말하면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게임에 참가하게 된 소년,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캣칭 파이어는 헝거 게임의 2부에 해당하는 소설입니다.

작품의 배경을 잠깐 설명하자면, 멸망 비슷한 것을 당한 근미래의 북미에는 판엠이라는 독재 국가가 들어서 있습니다. 판엠의 중심부를 이루는 캐피톨은 주변부를 이루는 열두 구역을 착취하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열두 구역은 굶주리는데 그들은 미식을 즐기느라 먹고 토하는 일을 반복할 정돕니다.

1~12 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식민지 주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들은 노예처럼 착취당합니다. 반란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캣니스가 태어나기 몇 십 년 전에 일어난 반란은 진압당했고, 구역민은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강제로 참가해야 하는 죽음의 게임, 헝거 게임에 내몰리게 된 겁니다.

전편에서 캣니스는 헝거 게임을 헤쳐 나왔습니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런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던 캣니스는 타의에 의해서 새로운 모험을 강요당합니다.

캣니스는 당황하고, 겁먹고, 고민합니다. 힘든 일을 겪고 성숙했다지만 그녀는 아직 십대 소녀에 불과합니다. 두 소년의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가족을 지키느라 전전긍긍하는 어린 소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헝거 게임은 그녀를 반란의 아이콘, 희망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헝거 게임에 사회문제가 등장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중심은 개인의 삶에 맞춰져 있습니다. 캣칭 파이어에서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캣니스는 개인과 가족을 넘어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개인의 생존을 이야기하던 것이 어느새 혁명을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성장한 것인데, 그 결과 짊어져야할 짐이 무거워집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사느냐, 캣니스가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갈까,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런 궁금증을 풀다 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 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헝거 게임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3부가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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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9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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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을 읽고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하자키 시리즈가 3편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기 때문입니다. 유쾌한 소동과 아기자기한 추리가 있는 하자키 시리즈가 그리울 겁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고양이의 천국이라 불리는 네코지마 섬입니다. 네코지마 섬은 여름철 장사로 일년을 먹고 사는 전형적인 시골 관광지입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철 해변에서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심각하다면 심각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형사반장이 투입될 만한 사건은 아닌데 오해 때문에 고마지 반장이 사건을 맞게 됩니다.

고마지가 사건에서 심상찮은 부분을 밝혀내는 가운데 다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과거의 사건까지 엮이면서 일은 복잡하게 진행됩니다.(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해서 쓰다 보니까 문장이 자꾸 꼬이네요.)

앞서 나온 두 작품처럼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도 고마지 반장이 날카로운(?) 추리를 선보이며 진상을 더듬어 갑니다. 그렇다고 그가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등장인물의 활약과 추리로 진상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은데다 반장이 놓치는 부분도 있어서 천재형 탐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고마지의 파트너 역할을 하는 젊은 경관은 작품마다 바뀌는데 여기서는 나나세 순경이 등장합니다. 나나세는 야망이 없는 신입 순경입니다. 그저 무탈하게 빈둥거리고 싶어서 네코지마 임시 파출소에 배치된 걸 기뻐하는 인물입니다. 헌데 한가할 거라 생각한 네코지마 파출소는 예상외로 일이 많습니다. 물에 빠진 취객도 건져야 하고 고양이를 버리는 얌체 아줌마도 막아야 합니다. 거기다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고 맙니다. 나나세는 고마지의 횡포(?) 말려 갖은 고생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팬 서비스 차원인지 전편의 등장인물이 잠깐씩 단역으로 나오는데 반가웠습니다. 하자키 삼부작의 등장인물이 같이 나오는 작품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 작품이 나오면 아주 재밌을 것 같습니다. 고마지 반장의 파트너 역을 했던 애송이 경관들이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모습도 보고 싶네요.(삼부작의 끝이 아쉬워서 해보는 소립니다.^^)

처음 하자키 시리즈를 봤을 때는 표지와 제목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보니까 정감이 가네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세 편 다 좋았는데 한 권을 고르라면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을 꼽고 싶습니다. 

덧.-스포일러 조금 나옵니다.

수학여행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했는데 마지막까지 나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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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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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보던 소설을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학창시절 생각도 나고.^^
한국 고전이 외국 고전보다 재밌네요. 그렇다고 현대 소설보다 재밌진 않습니다.(재미난 소설을 읽고 싶으면 현대 장르 소설을 택하는 게 좋을 겁니다.)

문학동네에서 요즘 세계문학전집을 무서운 기세로 출간하고 있는데(책이 참 예쁘게 나옵니다. 막 사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습니다.), 반갑게도 이번에는 한국고전문학전집을 펴냈네요. 1차 분이 10권으로 나왔는데 그 중에서 조선 후기 성 소화 전집이 제일 재밌어 보입니다.^^

이 책에는 두 편의 소설이 묶여 있습니다. 홍길동전과 전우치전.

홍길동전을 떠올리면 호부호형이 생각납니다. 호부호형은 서얼 간의 차별이라는 홍길동전의 핵심 주제와 맞닿아 있는 단어입니다. 이런 주제의식 때문에 호부호형이 생각나는 건 아니고 학력고사에 저 문제가 나왔기 때문에 생각나는 겁니다.(답이 호부호형이었어요. 제가 시험칠 때 나온 건 아니고 몇 해 전에 나왔었습니다.)

신분 문제 때문에 집을 나온 길동은 활빈당을 조직해서 소란을 일으킵니다. 재물을 털어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지만 엄밀히 따지면 도적집단이죠. 조정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길동은 신분제도에 대한 반발로(현대적인 평등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건을 일으킵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하네요.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타협하게 됩니다. 

홍길동전은 사회비판, 체제비판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전우치전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분제에 대한 불만을 동인으로 움직이는 홍길동과 달리 전우치는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전우치는 장난꾸러기, 악동의 이미지를 띱니다. 읽는 내내 영화 전우치의 강동원이 생각났는데 책의 전우치가 영화의 전우치보다 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영화는 전우치 캐릭터만 따왔을 뿐 원작과는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영화에 서화담이 나왔을 때 뜬금없이 웬 서화담이냐 싶었는데 원작에도 등장하네요.

두 소설을 한 권으로 묶어서 펴낸 건 사회비판적인 판타지이기 때문일 겁니다. 도술이 등장하는 한국의 고전 판타지와 요즘 많이 소비되는 현대 판타지를 비교 분석해서 썰을 풀어놓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 저는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서평은 여기에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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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착점 밥 리 스왜거 시리즈 1
스티븐 헌터 지음, 하현길 옮김, 최진태 감수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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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월버그 주연의 영화 더블 타겟의 원작 소설입니다. 영화를 꽤 재밌게 봤는데 원작 소설도 재밌네요.

탄착점의 주인공 밥 리 스왜거는 월남전에서 저격수로 활약했습니다. 전설적인 활약으로 그 계통에서는 명성을 떨쳤는데 부상을 당한 후 제대, 지금은 산 속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영화에서는 월남전이 아니라 다른 전쟁에서 활약한 것으로 나옵니다. 원작대로 하면 주인공 나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바꾼 듯합니다. 소설이 나온 시점과(90년대) 영화가 나온 시점이(2007) 차이가 나기 때문이겠죠.)

여느 때처럼 사냥으로 소일하는 밥에게 정부기관, 특히 군이나 정보부에서 일하는 것 같은 냄새를 풍기는 사내가 찾아와 모종의 제의를 합니다. 무슨 수작일까 의심이 생겨서 일단 수락한 후 동정을 살피는데 그들이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합니다. 결국 밥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게 되고 위험한 사건에 말려들게 됩니다.

FBI요원 닉도 그 사건에 말려들어가서 고생을 하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어벙하게 나오는데 소설에서는 덜 어벙하네요. 제법 똑똑하고 행동력도 있네요. 긴 글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추리는 과정에서 닉 캐릭터가 피해를 본 것 같습니다. 주인공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그랬겠죠.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와 비교하게 되더군요. 그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인물의 인상이 분명하게 떠오른다는 점은 긍정적이었고, A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B였어, 처럼 작가가 독자를 놀라게 하려고 공들여 적은 부분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670쪽에 달하는 긴 글인데 술술 잘 익힙니다. 개인적으로 소총이나 탄환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길다고 느꼈는데 이쪽 계통을 좋아하시는 분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겠죠.^^

밥 리 스왜거 시리즈가 몇 편 더 있는 것 같은데 과연 계속 번역되어 나올지......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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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샘터 외국소설선 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샘터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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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를 읽고 새삼 느꼈는데, 레이 브래드버리의 글은 동시대의 다른 SF 작가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로켓 여행, 외계 침략, 핵전쟁, 같은 요소들을 다루면서도 그것들은 그저 배경의 하나로 사용하는데 그칩니다. 다른 작가들이라면 배경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거나, 외계인과의 전쟁을 집중 조명하거나,  뛰어난 인물의 모험담을 그렸을 텐데, 브래드버리는 인간의 감정과 사회 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지구인의 야만성, 고독, 냉전, 핵에 대한 공포, 인종 문제, 같은 것들 말입니다.

H.G. 웰스가 우주 전쟁에서 화성인의 침략을 다룬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화성 연대기는 반대입니다. 지구인이 침략하기 위해서 화성에 간 것은 아닙니다만 결과적으로 침략을 하는 꼴이 되어 버립니다.

동시대의 SF를 여러 편 읽은 분들은 화성 연대기가 그것들과 꽤 다르다는 점, 그래서 SF 문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SF사에 중요한 작품이라고 꼭 재밌으라는 보장은 없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화성 연대기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작 단편집입니다. 2~3쪽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의 단편부터 꽤 긴 분량의 단편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긴 단편 쪽이 더 재밌네요.

몇몇 인상적인 단편을 이야기 하자면.

지구인-지구인 탐험대가 화성에 도착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머러스한 진행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책에 수록된 단편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하늘 한가운데 난 길로-흑인들의 집단 이주를 그린 작품입니다. 인종 문제를 다룬 작품인데, 찡 하는 느낌이 드는 단편입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 이 단편의 후속편이라고 부를 만한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어서2-화씨 451이 생각나는 단편입니다.

적막에 휩싸인 도시들-남자 주인공의 난감함이 심금을 울리네요.^^

책날개에 존 스칼지의 마지막 날개가 근간으로 표기되어 있네요.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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