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대기 샘터 외국소설선 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샘터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화성 연대기를 읽고 새삼 느꼈는데, 레이 브래드버리의 글은 동시대의 다른 SF 작가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로켓 여행, 외계 침략, 핵전쟁, 같은 요소들을 다루면서도 그것들은 그저 배경의 하나로 사용하는데 그칩니다. 다른 작가들이라면 배경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거나, 외계인과의 전쟁을 집중 조명하거나,  뛰어난 인물의 모험담을 그렸을 텐데, 브래드버리는 인간의 감정과 사회 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지구인의 야만성, 고독, 냉전, 핵에 대한 공포, 인종 문제, 같은 것들 말입니다.

H.G. 웰스가 우주 전쟁에서 화성인의 침략을 다룬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화성 연대기는 반대입니다. 지구인이 침략하기 위해서 화성에 간 것은 아닙니다만 결과적으로 침략을 하는 꼴이 되어 버립니다.

동시대의 SF를 여러 편 읽은 분들은 화성 연대기가 그것들과 꽤 다르다는 점, 그래서 SF 문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SF사에 중요한 작품이라고 꼭 재밌으라는 보장은 없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화성 연대기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작 단편집입니다. 2~3쪽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의 단편부터 꽤 긴 분량의 단편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긴 단편 쪽이 더 재밌네요.

몇몇 인상적인 단편을 이야기 하자면.

지구인-지구인 탐험대가 화성에 도착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머러스한 진행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책에 수록된 단편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하늘 한가운데 난 길로-흑인들의 집단 이주를 그린 작품입니다. 인종 문제를 다룬 작품인데, 찡 하는 느낌이 드는 단편입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일러스트레이티드 맨에 이 단편의 후속편이라고 부를 만한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어서2-화씨 451이 생각나는 단편입니다.

적막에 휩싸인 도시들-남자 주인공의 난감함이 심금을 울리네요.^^

책날개에 존 스칼지의 마지막 날개가 근간으로 표기되어 있네요.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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