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서지희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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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나온 북유럽 미스터리는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와 향기가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은 미국 스릴러 냄새를 많이 풍기네요. 저는 전자가 맘에 드는데 시장 반응은 후자 쪽에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양한 국가의 미스터리가 번역되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근래 나온 북유럽 추리 중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습니다. 원서를(영어 번역본) 읽은 분들이 쓴 호평을 몇 편 접했거든요. 그때의 서평 정도는 아니었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리 소설 좋아하시는 분은 분명 즐겁게 읽을 겁니다.


형사 칼 뫼르크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러 나갔다가 범인이 쏜 총에 맞아 다칩니다. 같이 출동했던 팀원 한 명은 죽었고 다른 한 명은 몸이 마비되어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칼은 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부상에서 회복 칼은 살인 전담반으로 복귀하려 합니다. 그런데 경찰서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평소 그의 수사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동료와 후배들이 그의 복귀를 반기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살인사건 전담반의 반장인 마르쿠스는 칼을 새로 생긴 특별 수사반 Q에 밀어넣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렇게 반장으로 승진시켜서 지하실에 처박아 두고 수사에서 제외시킬 생각인 거죠.

칼은 일단 시키는 대로 특별 수사반에 들어갑니다만 고분고분 명령을 따를 생각은 없습니다. 특별 수사반은 미제 사건만 다루는 부서입니다. 칼은 지하실에서 빈둥거리다가 과거 사건 중 하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미래에 총리가 될 것으로 촉망받던 미모의 국회의원이 감쪽같이 실종된 사건입니다.
그녀는 사고를 당한 걸까, 아니면 납치를 당한 걸까. 납치 당했으면 아직 살아있을까.
칼은 그녀를 찾기 위해서 수사를 시작합니다. 


납치 사건도 흥미롭지만 칼과 동료들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이런 관계가 어떻게 변해나갈지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제목 위에 특별 수사반 Q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쓰인 걸 보면 두 번째 이야기도 나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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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자풍 1 - 쾌자 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쾌자풍 1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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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책을(참고서 문제집이 아닌 일반서적을 의미) 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화책이 주로, 그리고 많이 팔렸는데(이때가 한국 만화의 황금기라고 누가 그러던데.^^) 베스트셀러도 서가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민 단체가 학교 앞에서 청소년한테 유해한 만화를 판다고 난리를 처댔고 정부가 단속을 하면서 문방구에서 만화가 사라졌고 덩달아 소설류까지 없어졌습니다.(여가부가 게임 공격하는 거 보니까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만화방, 대여점, 빌려 보기, 사서 보기, 불법 복제, 대여점의 몰락 등등.
이것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쾌자풍 감상과는 별 상관이 없으니 건너 뛰고.

어쨌든 그때 문방구에 복사를 하러 갔다가 퇴마록이 서가에 꽂혀 있는 걸 봤습니다. 복사를 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책이 세 권이나 팔려나가더군요.
그때는 이거 잘 팔리는구나, 하고 그냥 넘어갔다가 나중에, 그러니까 혼세편이 나올 즈음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재밌더군요. 말세편이 나올 때는 다음 권 언제 나오나 목이 빠져라 기다렸습니다.
퇴마록이 끝난 이후 이우혁이 어떤 작품을 보여줄까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몇 작품을 봤는데 퇴마록 만큼 강력하진 않더군요.
쾌자풍도 그렇습니다. 편하게 잘 읽힙니다만 퇴마록의 강력함은 없네요.

쾌자는 조선시대 포졸이 입는 옷입니다. 제목에서 유추하면 조선의 포졸이 바람을 일으키는 이야기가 되겠죠.
작품의 배경은 조선시대입니다. 글 첫머리에 명나라 역사가 잠깐 나오고 바로 살인사건이 등장합니다. 고관이 암살당하는데 배후가 복잡할 것 같은 인상을 풍깁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무협소설에서 많이 보는 문파가 언급된다는 점인데 그렇다고 쾌자풍이 무협소설은 아닙니다.(작가도 무협소설이 아니라 역사소설 쪽에 가깝다고 하셨네요. 무협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괴적인 무공은 나오지 않습니다.).
명나라 장면이 끝나면 조선 장면이 나오고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국경지대에서 포졸로 근무하는 지종희는 거칠게 없는 인물입니다. 난전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죠.
이후 이야기는 명나라 사람과 지종희를 번갈아 가면서 보여줍니다. 그러다 당연히 만나게 되고 소동이 벌어지고 그리고...

작품에 지종희를 비롯해서 해학적인 인물이 꽤 등장하는데 그렇게 웃기진 않습니다. 상반된 캐릭터들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면 2권에서 큰 웃음을 줄 것 같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읽어봐야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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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이야기 샘터 외국소설선 8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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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SF 중에서 가장 좋았다. 장르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스페이스 오페라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평가입니다.^^).


조이 이야기는 노인의 전쟁 3부작 중에서 끝편에 해당하는 마지막 행성의 외전 형식으로 나온 글인데 저한테는 마지막 행성보다 이게 더 좋았습니다. 이 책은 마지막 행성과 시간대가 같습니다. 제목 그대로 조이의 시점에서(당연히 1인칭 시점을 사용합니다), 그때 일을 다시 들려줍니다. 마지막 행성을 읽은 독자라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 다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습니다.

마지막 행성이 급하게 끝난 감이 있는데-늑대 인간의 갑작스런 퇴장, 조이가 사절로 가서 생긴 일, 조이가 가져온 무기 등등-거기서 느꼈던 미진함이 조이 이야기에서 모두 해소됩니다.


조이는 인류에게는 배신자이나 오빈에게는 은인인 샤를 부탱의 딸로 시리즈 2작인 유령여단에서 존 페리, 제인 세이건 부부의 양녀가 되어서 허클베리라는 개척 행성에 정착했습니다. 헤클베리는 심심하지만 평온한 곳입니다. 개척 연맹에서 존 페리에게 새로운 개척 행성의 지도자가 되라는 제의를 하지 않았다면 조이는 헤클베리에서 오빈 경호원인 히코리 디코리와 평생 살았을 겁니다. 그랬으면 마지막 행성은 나오지 않았겠죠.^^


개척 연맹의 제의를 승낙한  존 페리는 가족을 이끌고 미개척 행성 로아노크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전 우주적 정치 게임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게 됩니다. 당연히 존의 딸인 조이도 거기에 휩쓸리게 됩니다.


노인이 전쟁 시리지는 이것으로 끝이군요. 재밌게 읽었던 시리즈라서 많이 아쉽습니다.


안철수 원장님이 대선 출마 회견에서 윌리엄 깁슨을 언급한 이후 뉴로맨서 판매량이 급증했다는데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이 되네요. 뉴로맨서가 딱딱한 작품이라 이것으로 처음 SF를 접하는 분들이 SF가 재미없는(뉴로맨서가 재미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만 과학소설이 생소한 분들은 재미를 못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르라고 오해할 수도 있어서 말이죠.

입문용으로는 노인의 전쟁 시리즈가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의 전쟁, 유령 여단, 마지막 행성, 조이 이야기. 모두 재밌는 작품입니다.

추석 연휴에 시간이 나시거든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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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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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 누가 범인인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대강 짐작이 갔다.

트릭이 등장했을 때도 쉽게 간파해서, 우와 미스터리 많이 읽었더니 이제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구나, 싶었는데 더 읽어보니 예전에 읽었던 거다.ㅡ.ㅡ

한 해 한 해가 새롭다. 기억력이 빛의 속도로 퇴화되는 느낌이다.


도널드 커크는 출판업자로 뉴욕의 호텔에서 생활한다. 동료를 위해서 파티를 열기로 한 날 정체불명의 남자가 커크의 사무실 옆 대기실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다. 도널드의 초대로 그 자리에 동석한 엘러리는 시체를 보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만 피살자의 신원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곤란을 겪게 된다.

피살자가 죽기 전에 도널드를 찾아왔다고 말했는데 도널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진술한다.

피살자의 정체는 뭐고, 그는 어째서 도널드를 방문했을까.

두 가지 의문은 대기실의 기괴한 장면과 함께 엘러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책장이 결말부로 나아가면서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는 분명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재미있다.

미스터리는 그 특성상 범인과 트릭을 알고 보면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어째서 처음 읽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만족스러울까. 번역자가 같으니 번역 문제는 아니고, 것 참 희한하네. 


덧-스포일러 나옵니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중국 오렌지가 중요한 단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 거 아니네. 거의 맥거핀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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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의 섬
브루스 디실바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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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첫머리에 에반 헌터의 편지가 나옵니다. 에드 맥베인이란 필명으로 87분서 시리즈를 발표한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그는 편지에서 이 책의 저자 브루스 디실바의 단편을 칭찬하면서 장편을 써보라고 권유합니다. 그게 1994년의 일인데 브루스는 너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합니다.(작가 주장에 의하면.^^)

브루스의 데뷔작 악당들의 섬은 2010년이 되어서야 출간이 되고 2011년 에드거상 신인상과 매커비티상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에반 헌터의 눈이 맞았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1994년 젊었을 때 글을 썼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개인적으로 작가가 노년에 들어와서 소설을 쓴 것은 작품 내에 계속 언급되는 신문 업계의 불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신문은 사양 산업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한국의 거대 신문사들이 종편에 목을 내는 건 다 이것 때문입니다), 미국도 신문 업계 상황이 아주 안 좋습니다. 기자들의 해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디실바도 불황으로 일거리가 대폭 줄어들어서 남아도는 시간에 자판을 두들긴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이제 한가해져서 1994년과는 달리 글을 쓸 여가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멀리건은 신문 기자입니다. 작가가 4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한 덕인지 멀리건의 기자 생활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멀리건이 애정을 갖고 있는 동네 마운트 호프에서 세 달 동안 아홉 건의 주택 화재가 일어나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합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멀리건은 방화 담당 수사관을 쫓아다니지만, 그들이 멀리건을 몹시 싫어하는 탓에 정보를 얻지 못합니다. 평소 그들의 무능에 질려있었던 멀리건은 자신이 방화 사건을 해결하리라 결심하고 사건을 추적해갑니다. 그리고 화재가 단순 방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유머러스한 대사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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