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에 누가 범인인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대강 짐작이 갔다.
트릭이 등장했을 때도 쉽게 간파해서, 우와 미스터리 많이 읽었더니 이제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구나, 싶었는데 더 읽어보니 예전에 읽었던 거다.ㅡ.ㅡ
한 해 한 해가 새롭다. 기억력이 빛의 속도로 퇴화되는 느낌이다.
도널드 커크는 출판업자로 뉴욕의 호텔에서 생활한다. 동료를 위해서 파티를 열기로 한 날 정체불명의 남자가 커크의 사무실 옆 대기실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다. 도널드의 초대로 그 자리에 동석한 엘러리는 시체를 보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만 피살자의 신원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곤란을 겪게 된다.
피살자가 죽기 전에 도널드를 찾아왔다고 말했는데 도널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진술한다.
피살자의 정체는 뭐고, 그는 어째서 도널드를 방문했을까.
두 가지 의문은 대기실의 기괴한 장면과 함께 엘러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책장이 결말부로 나아가면서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는 분명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재미있다.
미스터리는 그 특성상 범인과 트릭을 알고 보면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어째서 처음 읽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만족스러울까. 번역자가 같으니 번역 문제는 아니고, 것 참 희한하네.
덧-스포일러 나옵니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중국 오렌지가 중요한 단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 거 아니네. 거의 맥거핀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