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교회사 - 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
이성덕 지음 / 살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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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라딘 서평단에 선정되어 쓴 글입니다

나라를 뒤흔든 사건을 통해서 기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이렇게 말하면 대충 아실듯). 요새는 다른 뉴스 때문에 관련 이야기가 쏙 들어가버렸지만(이 뉴스도 대충 아시겠죠.) 그 사건을 접하고, 사실 그 사건보다는 그 사건에 대한 반응을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기독교(보다 정확히 말하면 개신교겠군요)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의 실체를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데에 말입니다. 볼로거들이 쓴 글이 오히려 기사보다 더 깊이 있고 심층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의외였습니다. 사건의 발생배경 같은 걸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건 블로그를 통해서였습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을 통해서 기독교에 관심이 생겼고 책을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내가 원하던 책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만 모르던 일을 많이 알게 되어서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이야기 교회사는 기독교 신앙을 통사적으로 다루는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특정 주제에 맞춰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외한이 보기에는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간혹 있었습니다(글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생소하다는 뜻입니다). 교인, 그 중에서도 초보교인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 보면 성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교회 다니는 분도 계시던데 말이죠. 그런 분에게 권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 교회사는 성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성경에 여러가지 판본이 있었고 지금과 같은 체계를 갖춘 건 오래 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워낙 배경지식이 없어서 거의 전부가 모르던 내용이라 음, 그렇구나 하면서 읽어나갔습니다.

성경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를 시작으로 책은 13가지 주제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종이 질이 좋고, 그림,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습니다. 간혹 그림 보는 재미가 글을 읽는 재미보다 나은 때가 있었습니다.

이야기교회사를 읽었다고 교인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교양을 쌓았다는 만족감은 괜찮네요. 이 책의 부제는 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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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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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루팡의 소식은 사라진 이틀, 클라이머즈 하이로 유명한 요코야마 히데오의 데뷔작입니다. 데뷔작이 15년 뒤에 나온 게 참 인상적입니다(15년 전에 한 번 나왔다가 나중에 전면 개작이 되어 다시 나왔는 지, 아니면 이게 처음으로 출판되는 건 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만 아무래도 후자 같습니다. 후자로 생각하는 근거는 만약 루팡의 소식이 1991년에 출간되었다면 요코야마 히데오가 7년의 무명세월을 보내지 않았을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나왔다면 요코야마는 바로 인기작가가 되었을 겁니다. 루팡의 소식은 그 정도로 재밌습니다. 산토리 미스터리 상 가작 수상작인데, 상이 없어진 것도 후자를 지지하는 이유가 됩니다.)

15년 뒤에 나온 데뷔작은 어쩐지 소설 속의 사건, 그러니까 살인사건 후 15년이 지나서 수사에 돌입하는 것과 묘하게 오버랩이 됩니다. 살인사건의 시효가 완성되기 하루 전입니다. 그래서 작품 전반에 긴박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용의자에게 자백을 받지 못하면 범인은 풀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시효가 완성되면 다시는 죄를 물을 수 없습니다.

루팡의 소식은 망년회로 시작합니다. 뺑소니 사건을 해결하고 편한 마음으로 망년회를 즐기던 고칸 서장은 본청에서 내려온 연락을 받습니다. 15년 전에 자살로 판정되어 마무리한 사건이 사실은 살인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15년 전에 죽은 사람은 고등학교 여교사 미네 마이코입니다. 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불량학생 기타, 다쓰미, 다치바나입니다. 가장 먼저 기타를 연행해온 형사는 그를 심문하기 시작합니다. 기타의 입을 통해서 15년전(1975)에 있었던 사건이 조금씩 베일을 벗습니다. 다음으로 연행되어 온 다쓰미가 입을 열고, 마지막으로 다치바나까지 연행해 옵니다만 사건의 진상은 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놀라운 사실들이 머리를 쳐들지만 누가 범인인 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갑니다. 공소시효완료를 향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품 전반에 뿌려놓았던 단서들이 마지막에 모여서 범인을 정체를 드러내는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주 잘 짜여진 소설입니다. 기타나 다쓰미가 풀어놓는 15년 전 장면들과 현재 형사들이 수사하는 장면들이 번갈아 나오는 구성도 좋았고, 반전도 좋았습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정도 좋았습니다.

책 표지에는 사회미스터리라고 적혀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본격 미스터리라고 하는 게 더 적당할 것 같습니다. 범인을 궁리해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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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의 바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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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단편집입니다. 장편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조금씩 맛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널리 알려서 주변 사람들과 같이 즐기고 싶을 때 그 작가의 단편집을 권하게 됩니다. 글이 길지 않아서 한 편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여러 단편이 담겨 있어서 그 중에서 취향에 맞는 작품이 하나 정도는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정 작가의 입문서로 단편집이 적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헌데 도서실의 바다는 온다 리쿠의 입문작으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온다 리쿠의 작품을 많이 본 사람이 종합적인 정리 차원에서, 혹은 그녀의 다양한 쟝르적 특성을 한 번에 맛보기 위해서 보는 게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몇몇 불친절한 단편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련 같은 작품 말입니다. 수련은 잘 나가다가 갑자기 뚝 끊깁니다. 어, 뭐지 하는 감정이 들게 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리세가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 실린 중편의 주인공이고, 장편소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녘 백합의 뼈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들을 읽은 사람들은 리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겠지만 처음 읽는 사람들은 뭐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련 외에도 다른 작품과 연관된 단편이 꽤 됩니다. 그래서 온다 리쿠의 작품을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모두 독립적인 이야기이라 그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사람도 재미를 느낄 수는 있지만 온전한 재미는 느끼지 못할 듯 합니다.

전 국내에 번역된 작품을 반 정도 읽어서 즐기는 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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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매크 2007-09-3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리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저같은 경우가 바로 불친절한 느낌을 받은 독자 중 한 사람이거든요. 이거 참, 억울해서라도 다른 도서들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에휴-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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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하다.
이 말 한 마디로 감상을 대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감상 끝, 이라고 하려니 너무 무성의해 보여서 몇 마디 더 덧붙입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작품이 전체적으로 어둡습니다.
글이 이렇게 어두우면 해피 엔딩을 좋아하는 제 취향상 재미없을 가능성이 대단히 큰 데, 놀랍게도 작품은 재밌습니다(해피엔딩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흠, 이것 저것 따지면 해피 엔딩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다크한 결말이라고 보실 분도 있겠고. 전 결말이 좋아서 뒷맛이 좋았습니다. 파국을 예상했는데 희망이 보였거든요).
분위기를 보면 막 죽어나갈 것 같은데, 예상외로 죽는 사람이 적습니다. 이것도 의외였습니다.

다크는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번역되어 나온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 중에서 가장 하드보일드 했습니다. 그리고 암울했구요. 등장인물 누구도 정상적으로 보이는 인물이 없었습니다. 저마다 상처와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정이 가는 인물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주인공인 미로를 응원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읽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기리노 나쓰오 작품은 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작품은 뒷맛이 안 좋았습니다. 씁쓸하고 불편했어요. 다크는 뒷맛이 상쾌한 편입니다. 앞에서 썼듯 결말이 좋았거든요.

덧. 1. 남자 주인공으로 한국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에 휘말렸다가(휘말렸다기보다는 자기가 뛰어들었다고 하는 쪽이 정확하겠군요.) 큰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의외였습니다. 남주가 한국인이 의외란 게 아니라 광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게 놀라웠습니다. 서진호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긴 했지만 그것에 47페이지를 할애한 건 한국에(최소한 광주민주화 운동에)관심이 있었다는 증거로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덧2.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서진호를 광주사람으로 해야 할 것 같지만, 일본과의 교류(교통, 야쿠자가 진출한 곳)등등을 감안했을 때 부산사람으로 설정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3. 예상외의 이야기 전개에 몇 번 놀랐습니다. 놀라운 반전이 나온다는 말은 아닙니다. 의표를 찌르는 전개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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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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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책을 폈을 때 얼핏 본 문구가 대한민국 1퍼센트였다.
대한민국 1퍼센트. 이런 광고문구 많이 봤다. 신문이나 잡지 기사에도 많이 등장한다. 상류계층의 라이프 스타일 같은 거 말이다. 굉장히 잘 팔리는 주제가 바로 저거다. 그래서 당연히 그런 종류의 글일 거라 판단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계레21 기자가 부유층 따라하기 같은 칼럼을 썼을 것 같지 않다. 게다가 이름이 신윤동욱 아닌가. 우리나라에 신윤이란 성은 없으니 부모 성을 모두 쓴 거다. 성 평등, 정치적 공정성을 따질 것 같은 느낌이 이름에서 물씬 풍긴다. 그래서 다시 봤다.

1장 제목 대한민국 1퍼센트의 뒷담화.
뒷담화? 그렇지. 부유층 까는 얘기구나. 이런 선입견을 갖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서문은 읽지 않았다.서문을 읽었으면 이런 착각을 하지는 않았을 거다). 부유층 까는 얘기가 아니었다. 당연히 상위 1퍼센트를 다뤘을 거라 짐작한 게 틀렸다. 긍정적으로 다루든(멋있어요. 따라해요) 부정적으로 다루든(인생 저 따위로 살면 안 된다) 상류층을 주로 다루는 이 시대의 조류와는 떨어져 있다.

플라이 인 더 시티에서 다루는 1퍼센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1퍼센트이다. 소외되었다고 표현하니 좀 그러네. 소수자라고 하자. 이 책에서 자주 다루는 소수자 문제는 동성애자 문제이다. 아주 많이 다뤄진다. 다른 주제의 글에도 동성애에 대한 문제가 종종 튀어나올 정도다. 솔직히 너무 많이 나온다 싶다. 다른 소재의 글도 읽고 싶은데 말이지.

한겨레 신문, 한계레 21 같은 언론매체는 소중하다. 왜냐하면 생각하지 않았던 문제를 짚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물론 삽질도 한다). 그래서 내 정치적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구해서 읽는 경우가 있다. 플라이 인 더 시티도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그 지적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요새는 제법 거론된 문제라 익숙하기 때문이다. 틀린 지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의 칼럼에 전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아니다 혹은 오버한다 싶은 부분이 있었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된 칼럼을 모아 펴낸 책을 읽다보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느끼는 글들이 간혹 보인다.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 당시 화제가 된 주제를 잡아 쓴 경우 몇 년 지나서 읽으면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그때 바로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

마음에 안 드는 칼럼이 몇 개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로웠다. 내가 과연 공정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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