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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폈을 때 얼핏 본 문구가 대한민국 1퍼센트였다.
대한민국 1퍼센트. 이런 광고문구 많이 봤다. 신문이나 잡지 기사에도 많이 등장한다. 상류계층의 라이프 스타일 같은 거 말이다. 굉장히 잘 팔리는 주제가 바로 저거다. 그래서 당연히 그런 종류의 글일 거라 판단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계레21 기자가 부유층 따라하기 같은 칼럼을 썼을 것 같지 않다. 게다가 이름이 신윤동욱 아닌가. 우리나라에 신윤이란 성은 없으니 부모 성을 모두 쓴 거다. 성 평등, 정치적 공정성을 따질 것 같은 느낌이 이름에서 물씬 풍긴다. 그래서 다시 봤다.
1장 제목 대한민국 1퍼센트의 뒷담화.
뒷담화? 그렇지. 부유층 까는 얘기구나. 이런 선입견을 갖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서문은 읽지 않았다.서문을 읽었으면 이런 착각을 하지는 않았을 거다). 부유층 까는 얘기가 아니었다. 당연히 상위 1퍼센트를 다뤘을 거라 짐작한 게 틀렸다. 긍정적으로 다루든(멋있어요. 따라해요) 부정적으로 다루든(인생 저 따위로 살면 안 된다) 상류층을 주로 다루는 이 시대의 조류와는 떨어져 있다.
플라이 인 더 시티에서 다루는 1퍼센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1퍼센트이다. 소외되었다고 표현하니 좀 그러네. 소수자라고 하자. 이 책에서 자주 다루는 소수자 문제는 동성애자 문제이다. 아주 많이 다뤄진다. 다른 주제의 글에도 동성애에 대한 문제가 종종 튀어나올 정도다. 솔직히 너무 많이 나온다 싶다. 다른 소재의 글도 읽고 싶은데 말이지.
한겨레 신문, 한계레 21 같은 언론매체는 소중하다. 왜냐하면 생각하지 않았던 문제를 짚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물론 삽질도 한다). 그래서 내 정치적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구해서 읽는 경우가 있다. 플라이 인 더 시티도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그 지적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요새는 제법 거론된 문제라 익숙하기 때문이다. 틀린 지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의 칼럼에 전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아니다 혹은 오버한다 싶은 부분이 있었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된 칼럼을 모아 펴낸 책을 읽다보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느끼는 글들이 간혹 보인다.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 당시 화제가 된 주제를 잡아 쓴 경우 몇 년 지나서 읽으면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그때 바로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
마음에 안 드는 칼럼이 몇 개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로웠다. 내가 과연 공정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