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게 특별한 두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된건 초등학교때 부터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생겼다가 아무런 조처 없이도 하루가 딱 지나면 사라진다.
어리어리했다가는 꾀병 취급 받기에 딱이기에 최소한 외견상이라도 두통을 유발할 요인이 아무것도 없다는건
어린애에게는 두통자체보다 더 두통스런 일이었다.
덤으로, 머리아프다면 누나들은 커다란 미제 아스피린을 강제로 먹이는데 이것 또한 매우 두통스런일이었다. 
무슨 약이 목구멍 크기랑 맞 먹는다면 질식사를 더 염려해야 하지 않은가 말이다.
학기 마다  꼬박 꼬박 한번씩 결석을 했는데 이게 모두 그 두통 때문이다.

2.
근 20년간 돌봐주던 의사와 작별을 하였다.
10여년간 운영하던 개인병원을 접고 그에 비하면 아주 아주 아주 큰 신촌의 모 재벌급 병원으로 옮긴단다.
경하할만한 일이 절대 아닌건 그가 환자 자격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심장기형인 그가 의사가 된 이유는  '다른 의사 못 믿겠다. 내병은 내가 고치겠다.' 등의 소박한 것이었단다.
물론 아무리 소박한 소망이라도 소망이란건 절대 성취되지 않는 법이다.
20년을 봐 왔지만 그에 대한 불신에 관해서만은 나도 별 뒤지지는 않을 것이다.
도대체 내 두통에 대해서 그가 가진 전문지식이란게 내가 어디가서 뒤져본거랑 별반 차이도 없는거는 물론이거니와
근래 나온 논문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모른다.    
몇달에 한번씩 마주 대하며 하는 애기라고는 이런 표준유형내에서 벗어 나질 않는다.
의사 : "최신 학회지를 보면 편두통의 매커니즘 자체도 확실하지 않고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분야라...어쩌고 저쩌고..."
나 : "이런 이런 증상이 보이니 이건 이런 이런 이유라 생각되고 이런이런 약을 처방해 주시고 공단이 신경쓸지 모르니
이렇게 이렇게 나누어 처방하세요"

3.
편두통 - 언젠가 부터 이 병명으로 확정됐으나 무슨 근거인지는 알 수 없고 여지껏 좋아지지 않는걸로 보면 불치병이거나 아에 오진인지도 의심스럽다. - 기억하는 한 점점 진화되어 - 병의 입장에서 - 이제는 호흡곤란의 경지에 이르렀다. 아마 진화의 종착점은 날 질식사 시키는 것일게다.
아 젠장, 머리 아파 죽었다니, 이건 너무 어이 없지 않는가.


4.
2차 대전 말기 중형 폭격기의 부재로 두통을 앓던 독일 공군은 엔진 2대로 한개의 프로펠러를 돌린다는, 그 상황에서는 정말 살인적으로 뛰어 난,  아이디어를 내놓게 되고  이름하야 '그리핀 Greif' - 그 사자와 독수리의 잡종 - 이었는데 실전배치 이후 엉뚱한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간만에 그림도 한장.




엔진 2대를 같이 연결하다보니 아무래도 무리가 생기고 이에 따른 엔진 과열 문제가 생겨 조종사에게는  대공포나 적의 요격기보다 엔진 폭팔의 우려가  더 심각한 사안이 되어 버렸다는 거다.


5.
일본인들은, 물론 또 다른 잘 만드는 것도 많지만, 콘돔 하난 참 잘 만든다.
신형, 비교적 - 최신판은 써 본일이 없는 관계로 - , 박막형은 ,알바급 평이지만, 언듯보아 있는지 없는지 모를 판이다.
외견상만 그런게 아니라 감각까지도 그렇다.
거기다 항상 따라다니는 그 분위기 진정시키는데 아주 탁월한 효과를 가진 고무냄새까지 탁월하게 개선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이 역시 실전배치 이후 엉뚱한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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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10-1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에 걸려 두통이 심한건지, 감기는 다 나았는데 두통만 있는건지 알수없는데 하루종일 머리가 아팠어요.
한약은 계속 먹어도 별 차도가 없어서, 한의사가 경멸해 마지 않는 애드빌 2알 먹고 지금은 머리가 덜 아파지고 있어요.
역시 애드빌이에요.괜히 고집피우다 이제야 먹은게 후회될 정도로요.

hanalei 2008-10-20 00:10   좋아요 0 | URL
전 아세트아미노펜(그러니까 타이레놀)이나 이부프로펜(애드빌 이죠) 모두 전혀 안 듣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효과가 좀 있는 처방으로서는 아세트아미노펜 650mg('타이레놀이알서방정' 이라는거)과 카페인 100mg에 에르고타민이 쬐끔 들어간 '카펠고트정' 을 혼합한 겁니다.
부작용도 많고 경고도 많지만 그 부작용이란거, 구름위를 거니는듯한 경미한 환각, 즐길만 합니다.

조선인 2008-10-20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쭉 레이님을 걱정하다가, 5번에서 화들짝. 어, 실전에 치명적 문제라뇨? 제품을 바꿔야 할까요?

LAYLA 2008-10-20 08:25   좋아요 0 | URL
2222 뭐에요 궁금해요!

땡땡 2008-10-20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레이........라? 우헷헷)님이 2탄을 쓰셔야 마저 쓰시겠다는 얘기 아닐까요? -_-a

LAYLA 2008-10-21 04:52   좋아요 0 | URL
레이님 저 진도가 너무 느려요......레이님이 먼저 2탄 써주세욘.................^.^)/ ㅋㅋㅋ

2008-10-27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28 0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29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좀 미안스런 말이지만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나는 알지 못한다.
그녀의 출연작을 분명 보았겠지만 전혀 머리에 남아 있지 않는 걸로 보아 그녀의 연기는 나를 끌지 못했다.
아니 주로 등장한 쪽이 티비드라마 이고 나는 그쪽과 거의 인연이 없는 터라 그럴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이미지는 뚜렷이 남아 있는데 그건 그녀의 직업과는 별 관련이 없다.

최소한 외관(만)은 번드러한 남자를 과감히 퇴출시키고 두 아이의 성을 갈아 치운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여성' 으로 내게는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이건 울 집안 사상과도 일치 한다.
술꾼에 노름꾼이 되버린 남자 때문에 못살겠다고 집 나온 누이에게 집안에서는 '애들을 봐서 참아야지, 여자가 참아야지, 살다보면 좋아질꺼야' 같은 평균적인 대응 대신 바로 유학을 보내 버렸다.
애들도 필요 없으니 네가 키워라 그러고 양육권도 포기 해버렸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키우기 힘들다고 보내 왔다)

비록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독립만세를 외칠 수 있는 그녀는 훌륭하다.

2.
아주 가끔 누이가 격렬하게 감정을 터트리지만 거기에 대해 맞서지 않는다.
내 사소한 까칠함이 그런 반응의 이유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누이가 그러는건 쌓이고 쌓여 임계점에 도달하였기 때문인걸 안다.
그리고 노새등을 부러뜨린 마지막 지푸라기가 나였을 뿐인 것이다.

자살의 이유란건 본인외에 알 수 없고, 혹 안다 하더라도 본인외에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것이다.
남들보기에 그 이유가 아주 터무니 없는 것이라면 그건 마지막 트리거였을 뿐인것이다.
티끌같은 이유들이 쌓이고 쌓여 어쩔 수 없는 태산이 되어있었던 거라면 안락사를 매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3.
감기도 병이라면 우울함도 병이다.
병원이 감기환자로 넘칠때가 있으니 감기는 병이며 우울함도 병이다.
그러나 자신이 감기에 걸렸음을 전혀 주저하지 않고 알리는 바와 달리 자신이 우울증임은 공고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리면 주저없이 아스피린등을 먹는 것과는 달리 우울할때 프로작을 먹을 생각은 않는다. 아니 구할 수도 없다.

감기나 베인 손가락을  정신력으로 통제하여 원상복구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적어도 평균적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울증은 통제 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며 통제 못함을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우울증 역시, 너무나 당연하게도 통제되지 않는다.
그러니 우울증에 대해서 우울하게 대처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정신질환도 정당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

4.
그녀에게서는 곤궁함과 치열함이 느껴진다.
그 곤궁함은 처음에는 물질적인것로 시작되지만 결코 물질로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물질을 초월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물질적 곤궁함은 끝났지만 치열함은 여전히 일부가 되어 있다.
곤궁은 필연적으로 사이비 광신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바닥 지지율에서도 저리 의연한 이명박씨가 인기도에 목맨 그네들에게는 귀감이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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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10-06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를 좋아한적이 한적도 없어서 , 그 유명한 질투도 제대로 안 보았는데, 시퍼렇게 멍든 그녀를 보고 그담에 아이성을 바꾼것을 보고 그녀가 이제 좋아졌는데, 정들자 이별이라니...
그녀의 여러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어제 그제 그냥 맘이 계속 안 좋아요.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20080924154257
'성매매와의 전쟁', 만류하는 MB? 
"무차별적 단속으로 민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926111826&s_menu=사회
"MB 덕에 성매매 범죄자 얼굴이 밝아졌다" 
여성단체 "MB의 성매매 발언 믿겨지지 않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9261810485&code=940202
性戰 퇴각?…MB ‘민생피해’ 발언에 경찰 ‘당혹’ 해석 분분

 
이름에다 먼가 덧 붙여 주면 경칭으로 여기는 우리 풍토를 나는 전현직 대통령중 2사람에게만 적용한다.
박정희'대통령' 그리고 김대중'선생님'.
'대통령' 이란 직함에 어울리는 이름은 박정희 뿐이라는 내 주장에 많은 지인들이 공분을 표하고 있지만 그리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는 말자.
내 입장에서는 어떤 어떤 배우를 좋아한다 란 말과 비교하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깐 말이다.
열혈 박정희 휀인 나에게 매우 당혹스런 건 그가 독재자요 민주주의 탄압자요 재벌 창시자요 같은 것이 아니다.
그가 술시중드는 여자들 사이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상당기간 이 여자들의 존재를 1급 기밀 취급해온 사실로 보더라도 그 불편함은 나만의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여간 이런 류의 일에 있어서 내가 색안경을 쓰고 본다는 걸 먼저 알리고 싶은거다.
 
이명박씨가 이런 일에 대해 무척이나 둔감하다는 것은 이미 대선전의 마시지 발언으로 잘 알려진바 있다.
그리고 이명박씨 소유 건물의 '노래빠' 라는 곳의 성매매 의혹이나 그가 그렇게 아끼고 소중해 하는 어청수씨의 형님이 부산서 가장 물좋은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등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여럿 있다.
(옆으로 세지만, 도대체 재산헌납은 언제 하는가? 어청수씨와는 사귀는 사이인가?)

이명박씨 발언의 핵심은 황운하 서장이 정확히 짚어 냈으니 더 이상 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생계수단이라고 절도나 강도를 허용해줄 수 없는 것처럼 성매매가 범죄라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안 할 것”

박정희'대통령' 이나 이명박씨 나 '나라를 위하여 일하는 산업역군'
 (여기에는 아직도 군인이 필수인가 보다. 20대 초반 아가들에게 어찌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가? 구시대 지휘관들에게 달려 있는 머리의 문제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84010&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NEW_GB=
    "휴가 중 성매매, 당연한 거 아닌가요?")
들에게 당연히 성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그네들이 좋아하는 철근 콘크리트 마냥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나 보다.

이명박씨 심중을 헤아려 보면(사실 이거 무척 쉽다)

 (1) 남자는 경제발전을 하느라 (그중에서도 특히 건설) 받은 스트레스를 여자를 가지고 풀어야 하며
 (2) 남자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데 쓸 에너지를 돈 내며 여자에게 쓰게 하며
 (3) 이 과정에서 많은 여자들에게 고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4) 파생적으로 여자의 보호자 겸 매니저 ('포주'라고도 한다)나 안내원('삐끼'라고도 한다)등의 일자리 창출 및 주점,식당,미장원,목욕탕,의류산업,화장품산업 등등 인근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등이 년 7% 고성장에 한몫 할 것이며
 (5) 곳곳에 거점을 확보하게 하여 균형된 지역경제 발전을 유도 할 수 있으며
 (6) 종종 사회적 기강 단속이 필요할때 적당히 써 먹고
 (7) 규모가 좀 크면 어청수 형님 같은 분에게 나누어 주어 윤택한 삶을 보장함으로서 충성 경쟁을 유도하고
 ..... 밤새 쓸 판이니 여기서 그만 약함.
 
그나 저나 몇몇 서장분들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밟혀도 계속 꿈틀거려야만 희망이 있으니 훗날 그분들의 노고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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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월의 어느날, 그러니까 예비소집 같은것이나 보다, 면사무소로 불려갔다.
누군가가 열까지 셀수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또박 또박 하나,둘,셋...열 까지 세는 시범을 자신있게 보여 주었다.
(훗날 이 비슷한 질문을 또 받은 적이 있다. 손가락 열개를 모두 움직일수 있느냐고, 그래서 하나,둘,셋..열 까지 세면서 보여 주었다. 징병검사장 그리고 면허시험장)
그 다음엔 내 이름을 쓸 수 있냐고 물었다.
역시 확고하게 답했다.
"어데요".
이것이 패착이었다. 이름을 쓸 수 없어서 나는 학교에 가게 되었다. (오랫동안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3월의 어느날, 여느날과 다름없이 염소끌고, 염소따라, 뒷산에 있다가 학교가는 날이라고 불려갔다.
야산 한귀퉁이 덩그라니 놓인 콘크리트 더미가, 곳곳에 철근이 쑹쑹 나와있는, 학교였다 (그나 이후 몇년사이에 눈부신 발전을 한다)
황토밭 진창에는 미군 불도저가 왔다 갔다 하며 시골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도, 경이스런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경악스럽게도 3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근사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고 갔다)
 
할머니는 이름 쓰는거 꼭 배워오라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모아온 신문지를 잘 꿰어서 두툼한 연습장을 만들어 크레용 쪼가리 몇개랑 같이 손자에게 들려 보냈다.
기대에 적극 부응하여 한주도 안되어 할머니 이름까지 쓸 수 있게 되었으나 학교는 계속 가야만 했다.

오후반 차례가 돌아오면 꼭 국기하강식이란걸 보게 된다.
5시면 근사한 연주가(물론 테이프이지만) 나오고 더 근사한 폼으로 군인들이 경례자세로 한참을 서 있다.
집에 가던 동네꼬마들도 왠지 그래야 할것 같은 분위기에 눌려 끝 날때까지 같이 서서 경례 한다.
황당스럽게도 꾀 오랫동안 그 깃발과 그 장엄한 곡이 당연스럽게도 태극기와 애국가의 또 다른 버젼이라는 생각을 의심치 않았다.

한주에 한번정도, 두번인 끝내주는 주도 있었다, 미군 쓰리쿼터가 학교엘 온다.
순도 100% 옥수수만으로 구어진 빵을 이후 나는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다.
노오란, 더 진한 노랑도 있고 약간 타서 거므스름한 노랑도 있고, 향긋하고 갓 구어내서 따뜻한 빵 한더미(애들 몸집에서 보자면)씩을 앞에 받은 아이들의 황홀경을 상상이나 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이때부터 일꺼다, 노랑색에 대한 과다타액 분비 현상이, 심지어 방콕의 그 거대한 바퀴의 뒤집어진 뱃살을 보고서도 침을 흘릴정도로 말이다)
아이들은 빵부스러기에 침을 발라 정성스럽게 자기 꺼에다 붙인다. 그자리에서는 누구도 먹질 않는다. 고이고이 어딘가에 싸넣고 집으로 집으로 정신없이들 간다.
(모두들 그 황홀경을 나누어 가질 동생이나 누군가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 덩치들은 언제나 넉넉한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구나 사람좋아 보이며 누구에게도 삶의 고통이 잔뜩 패인 매마르고 거친 동네 사람들의 인상을 볼 수 가 없다.
아이들에게 친절하며 무언가 하나 쥐어 줄려고 안달을 하고 있다.
(채 뜯지 않은 거대한 레이션 깡통 한개가 그 절정이었다.)

매우 영악스럽게, 또는 매우 저렴하게  골수 친미주의자를 하나 만들어 냈다는 것을 인정은 하지만 그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서러움과 유사한 감정으로 끝나게 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한계상황에 몰린 다른 나라 아이들을 보자면 늘상 드는 생각이지만 얼마 안되는 비용으로서 훗날 극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위가  아닐까.
(설령 묻지마 퍼주기식이라도, MB말씀처럼 재벌들에게 몰아 주다 보면 넘쳐서 전국민이 혜택을 보게 된다는데, 그 쪽 아이들에게도 무언가 돌아가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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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생각 없는"영화를 "가족"영화란 장르로 제작하고 배포하는게 기업이념인 영화사이다.
픽사는 디즈니에게 애니메이션 영화를 팔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생각이란걸 하는 곳이다.
픽사의 최신작 월e 는 근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경향에 따라 어떻게든 10세 수준에 맞출려고 애는 썼지만 어린이 옷에 너무 커 버린 몸을 맞춘 꼴이 되버렸다. 픽사의 차기작 흥행이 어찌될지 조금은 걱정도 된다.

월e 를 SF로 보기에는 비논리적 헛점, 그것도 10세 수준의 과학적 상식에도 너무나 맞지 않는(미국 과학교육 수준탓을 해야 하나?), 들이 난무하는 터라 픽사 시나리오 팀이 이 지경일리는 없다는 생각하에 "가족"영화를 빙자한 비꼬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e 는 기념비적 SF영화의 이미지를 곳곳에 끌어다 붙였는데 내가 언뜻 본바로도 이 정도는 된다.
(1) 월e
    "short circuit" (국내제목은 모르겠다) 의 주연 로밧
(2) 월e 의 오디오
    "스타워즈"의 깡통 로밧 R2D2
(2) 폐허가 된 도심에서 혼자 일하는 월e
   이건 찰톤 헤스톤의 "오메가맨" 혹은 작년에 리메이크된 "나는 전설이다" 의 완전한 애니메이션 버젼이다
(3) 월e의 쓰레기 집하장 탱크속의 보금자리
   "스타워즈 에피소드4"에 나오는 사막을 떠 도는 고철수집상 탱크 장면과 동일.
(4) 선장 머리위로 기어 오르는 오토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그 유명한 반란을 일으킨  컴퓨터 HAL
(5) 복잡한 도로, 자동주행되는 차량들간의 추적 
   조지루카스만이 애착을 가진  "THX"
(6) 우주선의 포트 및 쓰레기 처리장 시퀀스
   "스타워즈 에피소드4" 판박이
물론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것이 아니다.


월e의 한줄 짜리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지구가 쓰레기더미가 되자 로밧들이 청소할 동안 인간들은 호화유람선 액시엄을 타고 잠시(이게 700년이 된 모양이다) 우주여행을 즐기다 온다" 
혼란스럼은 청소가 끝났음을 알리는 지표가 식물이라는 것이다. (이브는 식물찾는 탐사 로밧이란다)
그런데 월e가 애완용으로 데리고 다니는 바퀴벌레 한마리를 보면 지구환경이 무생물 상태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파괴되었음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브위로 기어다니기까지 하지만 바퀴벌레는 탐사에서 철저히 무시된다.
(게다가 이브의 무지막지한 전투력이라니.. 생존자가 없는 지구에서 도대체 누가 적인가? 움직이는 물체는 모두 파괴할려고 하는데 이게 생명체 탐사인가?)
이건 액시엄에 있는 인간들에게는 최소한 바퀴벌레가 미래에 재생될 지구자연환경에 속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바퀴만일까? 물론 파리,모기등 인간에게 비우호적인 생물 모두에게 해당될 것이다.
그러면 인간들이 보호되어야 할 자연이라고 주장하는 바의 자연은 어떤 자연인가?
답은 너무나 명백하게도...
인간들에게 유용한 자원으로서의 자연일 뿐인것이다.

매트릭스에서 조금 인용해보자.
"Every mammal on this planet instinctively develops a natural equilibrium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But you humans do not.  You move to an area and you multiply and multiply until every natural resource is consumed and  the only way you can survive is to spread to another area."
(모든 동물은 본능적으로 주변환경과 자연적인 균형을 이루어 살지만 인간은 자연자원을 다 써버리고 또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감으로서 생존하고 있다.)
 
월e 에서도 이 주장은 그대로이다. 단지 액시엄 승객들은 다른 옮겨 갈 곳을 찾는 대신 지구가 다시 좋아지길 기다렸을 뿐이다.
그리고 다른곳에서 지구만한 대체품을 찾느니 이게 더 훌륭한 전략일것이다.

매트릭스에서의 주장이 옳다면 (거의 그럴것으로 보인다) 지구환경보호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멸종으로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바퀴벌레
1.
인류최후에 살아남아 지구를 장악할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서 항상 바퀴가 지목된다.
2.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저자 아서 C 클락은 "지구유년기의 종말"에서 미래에의 기억을 언급한다.
스리랑카에서 불교에 심취했넌지 윤회론을 나름 재해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래의 끝이 과거의 시초임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하여튼 그런 논리에서 인간들이 바퀴벌레에 대해 극도의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미래의 정복자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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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날리 2008-09-1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워즈를 SF로 분류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