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생각 없는"영화를 "가족"영화란 장르로 제작하고 배포하는게 기업이념인 영화사이다.
픽사는 디즈니에게 애니메이션 영화를 팔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생각이란걸 하는 곳이다.
픽사의 최신작 월e 는 근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경향에 따라 어떻게든 10세 수준에 맞출려고 애는 썼지만 어린이 옷에 너무 커 버린 몸을 맞춘 꼴이 되버렸다. 픽사의 차기작 흥행이 어찌될지 조금은 걱정도 된다.

월e 를 SF로 보기에는 비논리적 헛점, 그것도 10세 수준의 과학적 상식에도 너무나 맞지 않는(미국 과학교육 수준탓을 해야 하나?), 들이 난무하는 터라 픽사 시나리오 팀이 이 지경일리는 없다는 생각하에 "가족"영화를 빙자한 비꼬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e 는 기념비적 SF영화의 이미지를 곳곳에 끌어다 붙였는데 내가 언뜻 본바로도 이 정도는 된다.
(1) 월e
    "short circuit" (국내제목은 모르겠다) 의 주연 로밧
(2) 월e 의 오디오
    "스타워즈"의 깡통 로밧 R2D2
(2) 폐허가 된 도심에서 혼자 일하는 월e
   이건 찰톤 헤스톤의 "오메가맨" 혹은 작년에 리메이크된 "나는 전설이다" 의 완전한 애니메이션 버젼이다
(3) 월e의 쓰레기 집하장 탱크속의 보금자리
   "스타워즈 에피소드4"에 나오는 사막을 떠 도는 고철수집상 탱크 장면과 동일.
(4) 선장 머리위로 기어 오르는 오토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그 유명한 반란을 일으킨  컴퓨터 HAL
(5) 복잡한 도로, 자동주행되는 차량들간의 추적 
   조지루카스만이 애착을 가진  "THX"
(6) 우주선의 포트 및 쓰레기 처리장 시퀀스
   "스타워즈 에피소드4" 판박이
물론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것이 아니다.


월e의 한줄 짜리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지구가 쓰레기더미가 되자 로밧들이 청소할 동안 인간들은 호화유람선 액시엄을 타고 잠시(이게 700년이 된 모양이다) 우주여행을 즐기다 온다" 
혼란스럼은 청소가 끝났음을 알리는 지표가 식물이라는 것이다. (이브는 식물찾는 탐사 로밧이란다)
그런데 월e가 애완용으로 데리고 다니는 바퀴벌레 한마리를 보면 지구환경이 무생물 상태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파괴되었음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브위로 기어다니기까지 하지만 바퀴벌레는 탐사에서 철저히 무시된다.
(게다가 이브의 무지막지한 전투력이라니.. 생존자가 없는 지구에서 도대체 누가 적인가? 움직이는 물체는 모두 파괴할려고 하는데 이게 생명체 탐사인가?)
이건 액시엄에 있는 인간들에게는 최소한 바퀴벌레가 미래에 재생될 지구자연환경에 속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바퀴만일까? 물론 파리,모기등 인간에게 비우호적인 생물 모두에게 해당될 것이다.
그러면 인간들이 보호되어야 할 자연이라고 주장하는 바의 자연은 어떤 자연인가?
답은 너무나 명백하게도...
인간들에게 유용한 자원으로서의 자연일 뿐인것이다.

매트릭스에서 조금 인용해보자.
"Every mammal on this planet instinctively develops a natural equilibrium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But you humans do not.  You move to an area and you multiply and multiply until every natural resource is consumed and  the only way you can survive is to spread to another area."
(모든 동물은 본능적으로 주변환경과 자연적인 균형을 이루어 살지만 인간은 자연자원을 다 써버리고 또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감으로서 생존하고 있다.)
 
월e 에서도 이 주장은 그대로이다. 단지 액시엄 승객들은 다른 옮겨 갈 곳을 찾는 대신 지구가 다시 좋아지길 기다렸을 뿐이다.
그리고 다른곳에서 지구만한 대체품을 찾느니 이게 더 훌륭한 전략일것이다.

매트릭스에서의 주장이 옳다면 (거의 그럴것으로 보인다) 지구환경보호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멸종으로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바퀴벌레
1.
인류최후에 살아남아 지구를 장악할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서 항상 바퀴가 지목된다.
2.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저자 아서 C 클락은 "지구유년기의 종말"에서 미래에의 기억을 언급한다.
스리랑카에서 불교에 심취했넌지 윤회론을 나름 재해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래의 끝이 과거의 시초임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하여튼 그런 논리에서 인간들이 바퀴벌레에 대해 극도의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미래의 정복자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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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날리 2008-09-1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워즈를 SF로 분류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