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좀 미안스런 말이지만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나는 알지 못한다.
그녀의 출연작을 분명 보았겠지만 전혀 머리에 남아 있지 않는 걸로 보아 그녀의 연기는 나를 끌지 못했다.
아니 주로 등장한 쪽이 티비드라마 이고 나는 그쪽과 거의 인연이 없는 터라 그럴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이미지는 뚜렷이 남아 있는데 그건 그녀의 직업과는 별 관련이 없다.

최소한 외관(만)은 번드러한 남자를 과감히 퇴출시키고 두 아이의 성을 갈아 치운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여성' 으로 내게는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이건 울 집안 사상과도 일치 한다.
술꾼에 노름꾼이 되버린 남자 때문에 못살겠다고 집 나온 누이에게 집안에서는 '애들을 봐서 참아야지, 여자가 참아야지, 살다보면 좋아질꺼야' 같은 평균적인 대응 대신 바로 유학을 보내 버렸다.
애들도 필요 없으니 네가 키워라 그러고 양육권도 포기 해버렸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키우기 힘들다고 보내 왔다)

비록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독립만세를 외칠 수 있는 그녀는 훌륭하다.

2.
아주 가끔 누이가 격렬하게 감정을 터트리지만 거기에 대해 맞서지 않는다.
내 사소한 까칠함이 그런 반응의 이유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누이가 그러는건 쌓이고 쌓여 임계점에 도달하였기 때문인걸 안다.
그리고 노새등을 부러뜨린 마지막 지푸라기가 나였을 뿐인 것이다.

자살의 이유란건 본인외에 알 수 없고, 혹 안다 하더라도 본인외에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것이다.
남들보기에 그 이유가 아주 터무니 없는 것이라면 그건 마지막 트리거였을 뿐인것이다.
티끌같은 이유들이 쌓이고 쌓여 어쩔 수 없는 태산이 되어있었던 거라면 안락사를 매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3.
감기도 병이라면 우울함도 병이다.
병원이 감기환자로 넘칠때가 있으니 감기는 병이며 우울함도 병이다.
그러나 자신이 감기에 걸렸음을 전혀 주저하지 않고 알리는 바와 달리 자신이 우울증임은 공고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리면 주저없이 아스피린등을 먹는 것과는 달리 우울할때 프로작을 먹을 생각은 않는다. 아니 구할 수도 없다.

감기나 베인 손가락을  정신력으로 통제하여 원상복구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적어도 평균적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울증은 통제 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며 통제 못함을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우울증 역시, 너무나 당연하게도 통제되지 않는다.
그러니 우울증에 대해서 우울하게 대처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정신질환도 정당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

4.
그녀에게서는 곤궁함과 치열함이 느껴진다.
그 곤궁함은 처음에는 물질적인것로 시작되지만 결코 물질로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물질을 초월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물질적 곤궁함은 끝났지만 치열함은 여전히 일부가 되어 있다.
곤궁은 필연적으로 사이비 광신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바닥 지지율에서도 저리 의연한 이명박씨가 인기도에 목맨 그네들에게는 귀감이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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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10-06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를 좋아한적이 한적도 없어서 , 그 유명한 질투도 제대로 안 보았는데, 시퍼렇게 멍든 그녀를 보고 그담에 아이성을 바꾼것을 보고 그녀가 이제 좋아졌는데, 정들자 이별이라니...
그녀의 여러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어제 그제 그냥 맘이 계속 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