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분신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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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긴한데 조금씩 다른 책들 사이에서 보니 겨우 반 읽었는데 좀 궁금해지긴 하네요 전개가 어떻게 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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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을 맞추는 1월 (2) - 아가멤논의 아들과 딸들

배는 물이 들어왔을 때 저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책읽기도 배와 다르지 않다. 일리아드를 읽는 1월이 지나가고 있을 때 남자들의 전쟁이 아닌 여자들의 전쟁은 어떤 모습인가라는 물음에 답이라도 하듯이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들의 비극들 속에서 승전국의 여인과 패전국의 여인들의 삶을 퍼즐을 맞추듯이 찾아 읽었다. 

  이번에 맞춘 퍼즐은 아가멤논의 딸들 중 한 사람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엘렉트라에 대한  비극 ,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 아이스퀼로스의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를 읽는 한 주가 지나갔다. 

  큰 줄기는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의 조우와 아버지의 복수 완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이스퀼로스와 에우리피데스는 무덤가에서 두 사람이 조우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결행하는데  소포클레스는 궁 안에서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신분을 확인하고 복수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에서는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뤼소테미스가 등장해서 언니와 언쟁을 벌인다.언니는 노예 같은 삶을 살지만 크뤼소테미스는 현실과 타협하여 현실적 지위를 향유하면서 살아간다. 엘렉트라는 복수라는 것에 너무 천착하여 현실의 삶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클뤼소테미스가 매우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는 수동성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 복수의 대행자 오레스테스가 살아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 아이스퀼로스의 제주를 받치는 엘렉트라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는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퀼로스의 엘렉트라와 다른 설정이 돋보이는데 엘렉트라가 농부와 결혼하여 변방에 기거한다는 설정이다. 영웅적 서사시가 소시민적 탈영웅적인 이야기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현대로 치환해보자면 대기업 자녀들의 피비린내나는 권력쟁투가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비극이라는 정도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 떠나보낸 오레스테스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세 작가는 각각 다른 방법을 제시한다. 소포클레스는 아버지의 인장으로 오레스테스를 확인하고 , 아이스퀼로스는 금발과 어릴적 입었던 옷과 발자욱들을 보고 인정하지만 에우리피데스는 금발과 입었던 옷과 발자국을 우연이라고 일축하는대신 오레스테스를 키운 노인이 제시한 어릴 적 상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에 우리가 익히 아는 전쟁의 시작 헬레나에 대한 이야기가 전한다. 아이귑토스에 프로테우스의 집에서 기거하다 돌아왔다고 전하는데(1280행~1283행) 이러한 헬레나의 행적이 에우리피데스 비극 헬레나의 주요모티브가 된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복수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친 살해자이기도 해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에우리피데스와 아이스퀼로스는 신탁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여 모친 살해이후 겪게될 오레스테스의 고난을 제시 하면서 오레스테스의 내적 갈등을 제시ㅏ지만 소포클레스는 신탁을 받았다는 것만 언급할 뿐 그 내용을 공개하지도 않고 오레스테스 또한 많은 고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차이난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는 관점에서는 당위를 획득했지만 모친의 살해라는 점에서는 당위를 획득하지 못했음으로 광란과 방황이라는 형벌을 받는다. 이 시대 이미 윤리 도덕적 당위가 정립된 것일까하는 밑도 끝도 없는 의문이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 ,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태초부터 윤리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의문이 들면서 읽기를 마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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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개념과 주제로 본 우리들의 윤리학
박찬구 지음 / 서광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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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완료


˝권력은 윤리적일 수 없는가?˝라는 의문이 생긴 작년이었다. 그 의문을 해결해보려고 권력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부류의 책을 읽었던 것 같고 그렇게 읽다보니 윤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윤리학이란 것을 읽어봐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이것저것 둘러보다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은 도끼가 맞는게 모르는 분야를 읽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머릿 속에서 혼돈과 불꽃이 일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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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퍼즐을 맞추는 읽기








1월 첫 책은 <일리아스>였다. 오래전 기억도 나지 않는 여름  한 철에 파이데이아 바람이 불어 - 바람도 바람이었지만 , 알지 못한다는 부끄러움과 책 좀 읽었다고 하면 당연히 읽었을거라고 생각하는 그런류의 책들을 읽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시크하게 ˝응˝이라고 대답해주기 위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은 언제나 열등감을 채워주기 위한 천착이었나보다. 그러나 , 사람들은 서양 고전은 읽었냐고 물어보면서 정작 동양 고전은 읽었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또한 서양 고전을 읽으면 오~라는 감탄사와 반짝반짝한 눈빛을 보내지만 동양고전을 읽으면 응?이라는 감탄사와 약간의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왜 그러는가? 궁금하다. - 한 번 읽은 기억이 있다. 

나름 주인공이라고 하는 분들이 명예의 선물 - 그렇다. 말이 명예의 선물이지 , 여성이다. 노예다. 잠자리 수발하는 사람이다. - 때문에 찌질하게 싸웠다. 두 번 째는 , 함선의 목록 많은 함선과 그곳에 타고 있는 영웅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장면에서 나는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파란책의ㅡ어린 시절 교회에 과자 먹으러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그 교회 목사님이 읽어보라면 파란 책을 줬다. ~~~ 복음이었는데 첫 장이 누구는 누구에게서 태어나고 결혼하고 애를 낳고 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정말 지루했다. 책을 덮었고 그 다음부터 파란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  첫 장을 기억해내고는 그 여름날의 지리한 아지랑이처럼 내 머릿속이 이지러지는 경험을 해야했다. 

2권을 지나자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서사시여서 흥미롭게 읽고 그저 끝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그 여름 햇살같은 게으름과 졸음을 견디며 읽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고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면 여름이 아니라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모호한 그 중간 어느 한 시절이었다는 것 정도다. 

두 번 읽으니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외에도 다른 조연들의 이름이 보이고 그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궁금해지기도 했는데 그 궁금증을 인터넷으로 해결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이야기의 스포일러를 당하는 상황이 많아지기도 해 난감해지기도 했다. 

일리아스를 처음 읽을 그 여름에 과하게 욕심을 부려서 -  읽고싶다는 것이 아니라 책의 두께가 주는 뿌듯함 때문에 또한 천병희라는 이름이 주는 뿌듯함 - 오뒷세이아와 소포클레스 비극집 아이스퀼로스 비극집까지 두루 두루 읽었다. 

그리고 지금 아이스퀼로스에서 멈춘 읽기가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1권 읽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1권을 읽으면서 이제껏 잘 보지 않았던 전쟁의 이면 , 흔히 말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시대에도 전쟁은 여전히 남자들의 전쟁이었으나 전쟁을 겪는 것은 언제나 살아남은 여자들의 몫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일리아스에서 전쟁은 파리스가 헬레네를 트로이아로 데려오면서 시작된다. 파리스의 파렴치를 나무라던 헥토르는 그래도 동생이라고 전쟁의 선봉에 서서 아카이오이족과 대치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아가멤논이다. 

<아가멤논>은 아이스퀼로스 비극집에 전하는데 부인 클뤼타이메스트라가 ......(스포라서 글자를 아낀다.)<아가멤논>을 읽다가 이제는 아가멤논보다는 클뤼타이메스트라( 또는 클뤼타임네스트라 , 천병희 역을 따랐다. 전자는 아이스퀼로스 비극집에서 쓰이고 , 후자는 소포클레스 비극집에서 쓰였다.)의 처지가 이해가 갔고 , 애먼 캇산드라의 처지도 눈에 띄였다.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중에는 <헤카베>라는 비극이 있는데 헤카베는 파리스의 어머니이자 프리아모스의 부인 즉 트로이왕의 부인이다. 헥토르의 어머니이고 안드로마케의 시어머니며 폴뤽세네 , 플뤼도로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녀는 많은 아들 딸들을 두었는데 거의 모두 전사하고 만다. -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고 잘못키운 아들하나 쉰 아들 다 죽인다. -  그러던 중 죽은 아킬레우스가 풀뤽세네를 제물로 줄 것을 요구하는 -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잡는 - 애처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여기까지다. 스포일러 자제.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이야기들을 읽게 하는 것이지 말해주는 것이 아니므로 ) 한다. 내가 보기에는 제일 불쌍한 할머니다. 

<헤카베>를 읽으면 캇산드라와 아가멤논의 신탁이 제일 마지막에 나온다. 그렇다. 시간 상으로 <헤카베> 다음이 <아가멤논>이다. 

<헤카베>를 읽고 나면 다음이 <안드로마케>인데 이 사람은 헥토르의 부인이었고 - 지금은 미망인이고 , 노예 그것도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옵톨레모스의 노예다 - 그러니까 자기 남편을 죽인 남자의 아들의 첩이 되었다는 소리인데 여기서 더 비극적인 것은 네옵톨레모스의 아들 몰롯소스까지 낳았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안드로마케>는 몰롯소스와 안드로마케가 네옵톨레모스의 부인 헤르미오네 -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의 딸-와 메넬라오스의 위협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뜻밖의 인물 오리스테스가 등장한다. 오리스테스는 아가멤논의 아들인데 소포클레스 비극집 중 <엘렉트라> - 아가멤논의 딸이다. 오리스테스오 동기간이다. - 에 등장한다. 에우리피데스 비극집에도 <엘렉트라>가 실려- 아직 안 읽어봤다. 그래서 말 못한다 - 있다. 

트로이는 멸망했고 트로이아 여인은 살아남았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트로이아 여인들>을 통해서 조명된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헬레네의 운명도 여기에서 다뤄진다. 물론 <안드로마케>를 읽으면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의 말에서 전쟁 이후의 헬레네의 삶의 단편을 들을 수도 있다.  또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2를 읽으먄 <헬레네>라는 비극을 볼 수도 있다. 

일리아스를 중간에 놓고 이렇게 저렇게 비극집의 이야기들이 얽히고 섥힌다. 요즘 마블코믹스에서 어벤져스들의 영화를 만들어 흥행을 하는데 이러한 어벤져스 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컨텐츠를 서양 사람들은 이미 그리스로마시대 신화에서부터 만들어낸 모양이다. 끊어졌던 이야기들이 하나둘 타래가 풀리고 정렬을 하니 스토리가 있는 거대하고 맥락이 있는 이야기가 되어간다. 어서 에우리피데스 비극집 1을 마무리하고 2로 넘어가야겠다. 2권은 헬레네 이야기와 아가멤논의 딸 이파게네이아의 단편이 실려 있으니 전쟁과 여성이라는 관점으로 읽는 일리아스 오뒷세이아에 또 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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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1-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열등감을 채워주는 천착이라는 말. 늘 공감해왔구요.
한편으로는 열등감을 꽁꽁 싸매어 안으로 침착하는 마약 같기도 하네요 ㅎ 벗어나봤자 딱히 잘하는 것도 별로 없어서 늘 그러구 삽니다^^

비극시리즈 독파 응원합니다!
 





책이 왔다는 소식이 잠든 사이에 휴대폰에 와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아 그런가보다 하고 계속 자려고 했겠지만 이번에 오는 책은 나름 사연이 있는 책이다보니 잠결에 자리를 털고 책을 찾으러 갔습니다.

혁명의 시대라는 책입니다.

저는 원래 이런 류의 책을 잘 읽지도 않고 게다가 GB(한길그레이트북스)라 더 머뭇거렸습니다만 어찌하다 보니 연이 닿은 지인분인 같이 읽어보자고 권해주셨고 , 그 권함에 권능 앞에 머리 숙이는 (광)신도들처럼 몇몇이 모여 책을 같이 읽기로 했고 켠김에 보스까지 깬다는 분위기로 일년 계획을 세우 것이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열 두 달 책을 읽기 위해 폭풍 책 구입을 하면서 중고 알라딘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깨알팁도 알게 되었습니다. 회원 중고를 통해 처음 혁명의 시대 중 그레이드를 구입했고 의도치 않은 상호간의 점검 실수로 제본이 무너진 책을 받고 다시는 회원 중고 중 그레이드는 아니 회원 중고는 거래하지 않겠어라고 마음 먹다가 참한 가격 13450원 게다가 그레이드까지 최상이라 바로 구매 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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