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의 40배 수익클럽 - 거침없는 투자 탱크
김학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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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뱅크라는 별명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투자를 하는 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김학주님의 이야기를 듣기전에도 투자란 우선은 "절대 남과 나눌 수 없는 것" 그리고 흔들림없이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다시금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 두가지를 가지고 있을 때 수익이라는 게 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도 말합니다. 사람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자신이 터특한 "지혜"를 가르친 적은 없다고 말이죠. 공개된 지혜는 더 이상 지혜가 아니기 때문인라는 건데요. 그럼에도 "기회를 만들어내라"라며 어떻게 투자 종목을 선택해야할지, 그리고 나만의 안목이라는 걸 가지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기에 요즘 주가쪽 소식이라면 눈도 돌리지 않는 저같은 주린이에게는 장기적인 시선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왜 보통의 내가 투자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우리가 궁금해하는 수익율을 5프로에서 4000프로까지 올릴 수 있는지의 방법도 폭넓게 제안하고 있는데요. 당장은 수익룰이 눈에 들어오지만 손절이라는 단어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주가가 내려갈때의 '위기 대응 사태'를 보면 고점대비 10프로 하락할때까지는 조금씩 사고 그 후부터는 조금씩 팔아가다가 30프로 떨어질때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아래부터 조금씩 다시 사기 시작하면 결국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더라도 손실은 10프로 정도가 되고 기다리다보면 또 그 정도는 쉽게 만회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 시간을 못 기다리는 게 나라는 걸 알기때문에 말이죠. 이 모든 것이 알지 못하기에 벌어진 더 큰 손해요, 그래서 생긴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 싶은 건 알면서 하는 건 투자요, 모르면서 하는 건 투기라고 하는데 아마도 난 후자쪽에 가깝기 때문일겁니다.


주식 매매를 미인대회에 비유했다는 케인에게서 배우는 투자에서도 보면 남들의 생각까지 헤아리는 균형감을 말하는데요. 군중과 함께 움직이지 마라,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 익숙한 투자 영역을 넓혀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라에 관한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내가 했던 방법들과 하나도 맞는 게 없으니 아마도 투자(혹은 투기)가 왜 좋지않았는지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주가만 바라봐서 되는 게 아니라 기대수익률은 다소 낮더라도 채권, 부동산, 구조화 상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점을 그 안에서도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하는지도 짚어주고 있는데요. 알듯한거 같지만 막상 내가 시선을 둘 때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점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경제 활동 인구는 줄것이며 그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다시 세상은 바뀌고 그에 따라 투자의 방향도 분명 변할것이라는데요. 성공한 투자가들의 그 비법은 지금의 수익률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시장을 보고 심지어는 만들어가는 거라는 그의 투자 스토리를 보면서, 투자라는 걸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것과 그렇담 나는 어느 정도,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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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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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들은 모든 일에 직접 뛰어들어 무엇이 맞고 틀린지 체험함으로써,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면, 진정한 분별력을 얻습니다(89)

이런 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럼으로써 세상에 어리석은 자들이 지혜로운 자들보다 훨씬 많은데도 잘 굴러가는게 왜인지를 알려주는데요. 어리석은 쪽이라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그 당시 지혜로운 자들이라 불리우던 성직자나 철학자들에 대한 비판이 나쁘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들이 자신이 주장하는대로 살고 있는지가 궁금하기도 했던터라 "역시"라는 생각을 갖게도 되구요.성직자 아버지를 뒀고 수도회에서 공부도 했기에 가까이서 지식인이라는 이들의 행태를 봤던 에라스무스가 이런 글을 썼다는건 그들의 이중성을 봤기 때문 아닐까 싶어서인데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들을 웃으며 풍자했기에 비난을 세게 받은 이 글이 책으로 어떻게 나오게 된걸까 싶은데 사연이 있었긴 합니다. 병 치료차 쉬기위해 런던의 토마스 무어( 그 유명한..)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됐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쓰게 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책으로 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읽어본 친구들의 열광적 반응으로 책이 나오게 됐구요. 그 당시 종교의 힘에 기대 자신이 최고라고 여긴 이들에게 제대로 날린 반격이 르네상스를 이끌려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리였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고싶지만 참았던 말이 다른 이에게서 나올땐 박수가 최소 두배는 되는거니까요.


그리고 무작정이 아니고 논리적이기에 반박하기도 쉽지않아 반가운데요. 값비싼 물건과 값싼 물건 중에 어느 쪽을 감출지 물어봅니다. 바보가 아닌이상 누구나 비싼걸 감추겠다 답을 할텐데 그 당시 이런 말이 있었다는 겁니다. 지혜는 감추지 말고 어리석음은 감추라고요. 결국 이 말은 어리석음이 지혜보다 더 귀하다는 거 아니겠냐고 하는데요. "자신의 어리석음을 감추는 사람이 자신의 지혜를 감추는 사람보다 더 낫다."는 말에 빗대기도 했으니 옳고 그름의 빈 틈을 노린듯 하기도 하고, 그렇게 보면 꼭 틀리다고는 볼 수 없으니 어느 면으로는 기쁘게 속아 넘어가고 싶게 됩니다.


이렇듯 어딘가 꼬아놓은 것처럼 풀어놓았지만 전쟁이 왜 나쁜지, 탐욕이 왜 어리석은지, 미신이나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이 왜 어리석은지, 도전이 왜 멋진건지, 사람이 왜 자존감으로 살아가는 게 맞는 건지 등등 지금에 와 이런 말을 하는 이가 있다해도 매력적으로 보일듯한데요. 500년이 지나 지금도 맞는 이야기다 싶은 건 인간이 여전히 어리석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진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도 만듭니다. 그런 "우신 예찬"이기에, 왜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와 세익스피어에게 영감을 주었다 말할 수 있는지도 알겠다 싶어지기도 하구요. 우신이 태연스레 이야기한 부분 중에 물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나 역시 그렇기도 하구요. 하지만 바뀌지 않는 건 이런 솔직한 이야기가 종교개혁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건데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을 때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자, 예나 지금이나 그런 자는 다르게 봤고 다르게 여겼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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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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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살게 된다면...이란 상상 안 해본 이가 어디있겠습니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잘 하는데요. 그럴때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더 열심히 살겠다' 가 몇 년전까지의 답이였는데 지금은 다릅니다. 더 재미있는 것에, 그리고 더 멀리 시선을 두고, 가볍지만 마음을 다한 하루하루를 보내도록 하겠다로 말이죠. 그 이유는 삶이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오늘 하루가 달라지고 그 하루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나와 내 주변에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라는 첫 페이지, 나딘 스테어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중에 나와 있는 글을 보니 웃음이 나게 됩니다. 뒷 문장은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인데 이것도 날 웃게 합니다. 노력해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그러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동안만이라도 걱정에 대한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게 된 지금이니 말이죠.


44살에 파킨슨 병을 앓고 22년이 지나서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김혜남님은 알거같으면서도 모르는 인생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그 변수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는 게 나을지를 먼저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으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 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가진 것은 모두 빼앗기고... 우리에게는 절대 빼앗길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우리 자신의 선택권이다..."-61

복잡한 게 싫어 혼자 산다는 이에게는 "진짜 맛있다"와 "진짜 멋있다"란 말에 대답할 이가 없다면 얼마나 슬플지, 찾을 수 없는 것에 매달리다 보면 진짜 잃게 되는 게 뭘지, 그리고 모든 것은 보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는데요. 결혼 한지 2주, 2년, 20년된 부부를 통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 어느 커플인가를 실험해보게 됐는데 답은 예상외로 2주된 커플이였다고 합니다.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도 알고 싶은 것도 많았기때문인데요.


웃픈 현실이기도 하지만 넘을 수 없을 거 같은 20년 세월도  바꿀 수 있는 게 언제든 나다 싶으니 '다시 살게된다면.. '이라는 질문도, 그 답을 보며 후회를 지워가는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해야하는 건 지금 난 열심히 웃고 사랑하고 있나를 알아봐야 한다는 거다 싶어지는데요. 또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들 하지만 내가 만들어가는 독창적인 주관식 답도 "그냥 좋은거다"를 인생 선배인 김혜남님이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도  하게 되는데요. 지금이라도 알고 내 삶에 스며들게 하면  좋을 이야기들이기에 명심해야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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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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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모든 것을 다 놓고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요. "흔적을 지워드립니다"에서는 그 때부터 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떠난 자들을 모르는 생판 남들인 특수 청소부를 통해서요. 특수 청소부란 무얼 말하는 걸까 싶을만큼 낯선 단어인데요. 스스로 죽음을 택하거나 혼자 살다 목숨을 달리한 이들의 남은 흔적을 치우는 이들을 말하는 거라고 하네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길에 술집에 들린 아사이는 매일 상복을 입는다는 사사가와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 사건이 생겨 그를 만나러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 모닝에 들리게 되는데요. 일손이 필요하다는 말에 무작정 따라나가 사사가와가 하는 일이 뭔지를 보게 됩니다. 그러는 통에 자신이 뭘 먹었는지 확인할수 있게도 됐구요. 그런 안 좋은 일이 있었음에도 아사이는 특수 청소라는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아사이가 보는 죽음이 우리에게도 죽음 뒤가 어떨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오랜 연애뒤 결혼을 앞 둔 부부였는데 겨우 며칠 싸운 사이에 사고로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이의 사연, 홀로 살다 변을 당했는데 언제인지 모를 죽음에 늘 대비해 온 것같은 이의 남은 자리, 형이랑 말도 안 하고 살았고 형의 반응만 본다면 둘도 없을 웬수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애정이 넘쳤던 동생이였다는 걸 알게 된 것등 우선은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과 떠난 흔적은 누구나 남는다는 거, 그리고 여럿이 있었든 혼자 있었든 모든 걸 나눌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는 외로운 게 사람이다라는 걸 보게도 됩니다. 외로움을 털어놓을 기회를 얻기도 하지만 우리는 늘 미룬다는 것도요.


그 속마음을 다 나누지 못한 채 떠난 이들이 그리워 남는 자들의 무게가 더 무거운건가 싶기도 한데요. 그래도 가끔 하늘을 보면서 지워진 줄 알았던 이들 얼굴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여전히 아프지만 어떨때는 함께했던 좋은 기억, 그 덕에 내가 조금은 좋은 사람이 되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 보면 인연을 맺은 사람이란 늘 소중했고 여전히 소중한 이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특히나 내가 사랑한 , 그리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면 더 그렇다 싶어집니다. 알수 없는 운명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걸 보니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좋은 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 것과 많이 사랑할 것, 그리고 누구도 그 사람이 살았던 나날을 지울 수는 없다는 말이 한동안 머리를 맴돌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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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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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다가 나이든 나와 너를 바라보게 되고 .. 인생에 있어서 이런 걸 바라지만 지금도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일겁니다. 하물며 전쟁과 가난이 폭풍처럼 몰아치던 때는 그 일이 세상 가장 힘든일이였을 겁니다


호랑이를 쫓다 기력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요. 그는 배고파하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생전의 아버지가 남긴, 호랑이를 죽이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이여만 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렇게 눈밭에서 죽어가던 남자가 산 속에서 길잃은 일본군을 만나게 됩니다. 다행히 어렵게 목숨을 구하게 되지만 그나 길잡이 백씨의 목숨이 일본군에게 얼마나 하찮은지를 보면서 앞으로 그의 아이들, 그리고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를 미리 보게 되는 듯합니다.


옥희, 연희,월향이라는 세 여자도 유명 기생집에서 만나게 됩니다. 기생들의 유명세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도 바뀌지는 않지만 그들의 앞날 또한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녀들이 자라면서 만나게 되는 남자들 또한 그녀들의 운명과 얽히며 각자의 인생이 꼬이는 걸 보여주는데요. 내일 누가 살아있을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시대였기에 더 굴곡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지에서 민족투사로 운명을 바꾸는 정호, 자신의 사랑을 따랐지만 시대가 준 한계는 벗어나지 못한 옥희, 기생에게 잘보이기 위해 순간적으로 한번했던 독립운동으로 일생동안 관심없어했던 독립이 된 나라에서 용서를 받을 수 있었던 성수 등.. '바람앞의 등불'이라는 말처럼 사람의 일생이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보게 됩니다.


그 당시의 인텔리답게 나만 등따숩고 배부르면 상관없다는 성수의 국가관이 나옵니다. 어차피 일본과의 합방은 오래전에 된 것이니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가 원래 뭐였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거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늘어놓거든요. 그 때 같은 부르조아지만 독립운동을 위해 나선 명보가 그럼 기찻길에서 놀고있는 아이를 보면서도 아차피 인간은 죽을거니 놔둬야 하는 게 맞냐고 물어봅니다. 이렇게 누가 옳고 그른지 분명한 가치관을 보이는 그들이지만 시간이 오래도록 지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운명을 맞이하는 걸 볼 때면 중간에 뭐가 잘못된걸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앞과 뒤가 어땠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따라가보지 않고 눈 앞의 결과만 보는 게 인간이기에 그렇게 된걸까 하게도 되는데요. 자신을 진짜 사랑해준 사람을 잡지 못한 옥희와 순간 말로 평생의 바람을 버린 정호, 일생을 독립에 바쳤지만 그에 합당한 결과는 얻지 못한 명보, 온 가족을 등에 졌기에 혼자일수 없었던 한철, 일생을 내 편한대로만 살았지만 아마 끝까지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 이토 등,,, 1918년에서 1964년까지,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고 살아냈던 이들의 이야기가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으면서도 사람에게 기댈 수 있기에 지금껏 무엇에도 꺾이지않고 살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그래도 왜 누군가는 평생을 기류를 타고 편하게 살아가는 데 비해 누군가는 왜 야수처럼 살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를 보게 되면서 씁쓸함이 남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은 없는게 맞는데 과연 그런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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