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안 먹을래요 - 바른 식습관 편 초등학교 생활 교과서 6
최형미 지음, 박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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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가  유난히 기운이 없거나 "엄마, 뭐 맛있는 거 없어?." 라고 물어볼 때가 있다. " 점심은?" 이라고 물어보면 먹긴 먹었는데, 자기가 싫어하는 시금치같은  무슨 무슨 나물이 나와서 밥을 조금만 달라고 해서 먹었다고 한다. 학교 들어갈 때 남들은 화장실이나 수업시간에 딴 짓할까 하는 게 걱정이라는 데, 울 집은 걱정이 식사시간이었다. 작게 썰거나 안 보이게 덮어야 하고, 또 식사 시간이  좀 긴 아이이기에  어쩌면  학교에 들어가 급식을 하게 되어서  억지로라고  먹게 되었으니 다행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남들과 비슷한 시간에, 같은 양을 먹어야 하는 습관을 들일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나눠주는 급식 안내문속에 "잔반 남기지 않는 날"도 있고해서 지금처럼 집과 학교. 양쪽에서 자꾸 먹다보면 바르게 잡아줘야 할 습관은 잡아지고, 버려야 할 습관은 고쳐지지않을까 하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그래도 언제고 고쳐지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잡아주지 않는 식습관은 어른이 되었다고 저절로 생기는게 아니구나 하는 걸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알게 된다.

  

우리 아이들처럼 입이 짧은 아이들이 읽어봐야 할  "급식 안 먹을래요." 에서는 된장냄새에 코를 쥐어잡는 윤서부터 등장한다. 울 아이는 그래도 자주 나오는 된장국물은 떠 먹으니 그나마 다행인건지~~  하지만 비지나 창국장을 볼 때 늘 하는 "모양이 ~~랑 닮았어. 냄새도 이상하고..."하는 우리 아이  그 모습 그대로, 윤서는 거의 매일 급식에 대한 불평을 하게되고, 연근 하나만 빼고 다 잘먹는  수남이는 자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걸 너무 먹으려해서 문제이고, 가끔 어제 먹은  숟가락 그대로 다시 먹는 호승이, 이런 아이들이 언제나 무사 통과, 먹고 싶은 것만 먹던  급식실에서 무서운 호랑이 할머니를 만나게된다.

 

 할머니 눈에는 옐로우 카드 받을 사람들만 보이시나 보다.^^

 

 

그런데, 호랑이 할머니에게 옐로우 카드 받게 되는 사람들은 1학년 아이들만이 아니랍니다. 아직도 편식하는 오 미란 선생님, 먹기만 하고 이도 안 닦는 박 양호선생님도 역시 급식실에서 옐로우 카드 대상자가 된답니다. 이렇게 자신들에게 무섭게 하시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골고루,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게 왜 좋은 건지  알려주시게 되는데...  사실 할머니도 어렸을 적에는 사탕, 초콜릿,과자를 더 좋아하셨다는데 나중에 알게되셨답니다. 몸에 안 좋다고 하는게 왜 안 좋은 건지요. 할머니의 진짜 비밀을 보면서 울 아이들도 뜨금, 읽는 저도 뜨금하게 된답니다. 사실 누구나 쬐금 더 좋아하고, 싫어하는게 있기는 하니까요.

 

 

 

할머니의 진짜 마음을 알게된 아이들이 자신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 용기를 내게 된답니다. 그리고 알게되죠. 사실 생각보다 양파나 당근이 몸에도 좋지만  맛도 괜찮다는 것을요. 이제 시작했으니 곧 즐거운 급식시간이 되지않을까 싶네요.~~

 

 

바른식습관이 어떤 것에 좋은지 오미란 선생님이 알려주고 계신답니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바른 식습관은 제일 걱정하는 골고루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밥 먹는 시간에 지켜야 할 식사 예절,그러기 위한  방법, 음식의 선택및 손 씻기등 식사 시간 가져야 할 모든 행동을 다 알려주고 계신답니다.

 

우리도 흔히들 어른이 되면 바르게, 다 잘먹는다는 생각을 흔히들 할 텐데요. 지금 편식하거나 양치질 하지 않는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몸이 많이 약해져있거나 남들에게 좋지않은 인상을 남기기 쉽다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쏙 들어오는 것 같더라구요. 열심히 읽고 난 울 아이도 개학하고 나선 급식시간에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미리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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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 우주의 모든 비밀에 답하는 물리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사이언스 씽킹 2
폴 파슨스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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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이 아니라 "물리학이 지루하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라는 이 책의 저자의 저자 폴 파슨스의 말에 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배워야 했던  약간의 물리가  한국말이였음에도 새로 배우게 된 독일어보다도 어찌나 낯설던지, 수업시간 내내 이 별, 저 별을 내 맘대로 왕복했던 기억이 있기때문이다.  <들어가는 말> 편에 보면 그에게 물리학을 가르치신 두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물리학을 에비양 생수보다 더 투명하게 만들어줬다는 한 선생님처럼까지는 아니더래도 그가 나에게 물리학과의 먼 거리를 조금이나마 가깝게 해 줄 수 있을까,  조금은  물리를 잘 보이게 알려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우리의 생활에서, 혹은 영화나 소설에서 보던 흥미있는 부분은 당연하고 주식시장의 변동 예측이나 선거판 예측같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모든 일에  물리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며,  환상적인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법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까지 모두 35쳅터로 나누어 설명되어있다. 

 

재미로 줄서 타기만 했던 롤러코스터  이름부터 그 모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에너지 보존 법칙, 위치와 운동 에너지, 그러다 보면 만나게 되는 뉴턴의 운동법칙까지 ... 그렇게  순조롭게 시작되어 모든 롤러코스터에  있는  안전장치가 아주 느리게 회전하는 롤러코스터가 아니라면 불필요하다는 친절한  원심력, 구심력 설명으로 약간의 서늘함을 주기도 하거니와 매년 문제가 되고 있는 허리케인을 빗나가게 할 수 있다는 여러 가설과 행동 이야기 등,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우리가 소설에서 만났던 소설가들의 주장이 사실로 되었거나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로 우리의 흥미를 이끌어주고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보고  연쇄 핵분열 반응을 지속시키는  매커니즘을 생각한 실라르드나 모든 물리학에 상대성이론을 가지고  등장하는 아이슈타인마저도 대세를 따르기 위해 맞았던 자신의 이론에 '우주 상수'라는 모호한 항을 방정식에 넣음으로써 텅 빈 공간에 에너지가 숨어있다고  살짝 손본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10년동안만 훌륭하게 통했다고 한다), 소리가 고통을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 해  나온 무기( 많은 과학자들의 발견 내지는 발명이 대부분은 무기와 연결되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연금술사들이 그렇게나 노력했던 납을 금으로 만들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거기에 숨어있는 반전의 비밀 등, 우리가 흥미를 가지고 있을 만한 이야기속에 들어있는 물리이야기를   전이나 다음에 나올 이야기와 엮어가며  친절하게 이어가기에  '그랬나?' 혹은 ' 그랬지.' 하며 따라가보게된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더 이상 초능력자나 사기꾼의 전유물이 아니고  조만간 다른 사람의 꿈까지 해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날이 올꺼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렇게 다양한 물리학의 세계가 요즘 우리 나라에서는 힘을 크게 못 얻고 있는 건 아닌지...  찬찬히 어려운 전자, 원자, 공식들을 한줄씩 따라가며 읽어야 하는 물리학의 문외한보다는 훨씬 낫게 읽어가는 아이들이 폴 파슨스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사실은 가까운 곳에 늘 있는 물리학을 조금 더 재미있게, 그리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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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매드 픽션 클럽
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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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그런 사람인줄 몰랐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우리는 얼마나 무모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건가 싶다. 누군가의 소개로, 혹은 몇 번 지나가다 느낀 호감으로, 때로는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들의 영원한  로망인 '첫 눈에 반한' 사람과 시작된 연애, 그리고 영원을 약속하는 결혼으로 행복을 꿈꾸게 되지만 어느 날부턴가 그 사람이 내가 사랑한, 혹은 내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당혹스러운 순간이 꼭 있게된다. 

 

연애할 때라면 아마 "이제 그만..." 하면 그만일뿐이라고 약간은 가벼운 마음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와 헤어질수 없다면... 그와 헤어진다는게 죽는 것보다 무서운 상황이라면... 이라는, 이젠 그 비슷한 모습을 한 사람만 지나가도 몸을 움찔하게 만드는 사람에 대한 기억만으로 살아가는 '캐시' 가 꺼내놓는 기억과 지금 그녀의 불안한 상태가 우리마저 불안하게 만들게 된다. 집 안 커튼이 정확히 걷어져 있어야 하고, 아파트 문이 똑바로 닫혔는지 매번 열두번쯤의 확인에 공용현관문까지 열었다 닫았다를 매번 반복하는 캐시의 답답한 일상은 그녀가 꺼내 놓은 과거속으로 같이 들어가게 되면서  누군가 자신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까봐 두려워하는, 그녀의 지금 일상을 이해하게된다.

 

우연히 만난 너무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 당신만을 사랑한다며  너무하다시피 사랑을 날리는 남자의 매력은 그녀뿐 아니라 '잘 노는' 그녀 친구들까지 넘어가게 할만큼이다. 하지만 점점 자기를 고립시키는 그의 치밀한 계획을 알면서도 두려움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그녀를  친구들마저 정신이 이상해진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데다, 절친 '실비아'마저  그녀 남친 '리'에 대한 당혹스런 마음으로 그녀에 대한 불리한  이야기를 하게 됨으로써 이 모든 상황은  결국  죽음 가까운 곳까지 그녀를 몰고 가게된다.

 

우연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캐시가  윗집에 이사 온 "당신은 보기보다 용감한 사람' 이라며  용기를 주는 스튜어트를 만나면서 그녀의 강박증은 조금씩 나아지게되지만   '리'의 출소날짜가 다가오면서 다시 심해지게 된다. 자기 집으로 갈때도 같은 길을 가지 않으려하는 여자, 매일 밖에서 돌아올 때면 자기 집 안 풍경을 조심스레 바라보는 여자는 어느 날부턴가 예전 리의 방식처럼 집 안 뭔가가 달라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과연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란 매일 하는 고민과 불안이 최고조에 다다르게 된다.

 

풀리지 않는 매듭, 매력에 빠져 만났지만 그 매력에 사실은 그의 폭력과 죽음에 대한 위협도 함께 한다는 걸 알고, 그가 없는 지금도 매일 탈출을 꿈꾸는 여자, 과연 캐시가 현명하게 이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어, 밤이면 어디선가 들리는 자그마한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캐시처럼 '설마'라는 생각으로 그녀를 바라보게된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에게는 항상 같이하고 있는 그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는 건 자신의 마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캐시는 자신을 위해,스튜어트를 위해, 절친 실비아를 위해 용기를 내게된다.

 

데이트 폭력과 강박장애에 시달리는 여자의 불안을 잘 그려낸 "어두운 기억속으로"는 작가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데뷔작이라 한다. 경잘 정보분석가로 일하는 경험에서 나온 것인가 싶게 생생하게 그려낸 캐시의 끔찍한 과거, 새로운 사람에 대한 두려움(반복적이긴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소한 일들로 만들어낼수 있는 불안을 잘 그려낸 이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제목처럼 어두운 기억 그리고 홀로 남은 여자, 급만남의 꿈같은 환상에서 악몽이 기억되는 '연애중인 이들에게는' 더 무서운 영화가 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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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김혜진 지음 / 푸른영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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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의 성장 소설은 폭력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놀라웠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잔인할까 라는 생각으로 놀라게  된다. 분명 뉴스에서 만나 본 얼굴들은 우리 집 근처에서 만나 본 얼굴들과 그다지 다르지않은데, 누군가는 그동안의 상처로 그 나이가 믿어지지않을 정도의 쾌활과 반짝임을 잃었고  또 그 반대편에 있다는 누군가는 그저 장난이였노라고 , 그 아이가 그렇게 상처입었을 줄은 몰랐다는 말을 한다.  그런 일이 있구나 싶기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진짜 뉴스에서나 보게되는 일이였음을,  드물기에 뉴스에 나오는 일일거라고 마음속에 주문아닌 주문을 걸어보기도 하지만,   언젠가  뉴스에서 의도된 괴롭힘으로 고민하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와  그냥 놀다가 일어난 일이라는 상대편 아이와 선생님 인터뷰에는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나이라면 상상에서도 할꺼라고 생각해본적 없었던 욕설과 행동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기에 그것이 의도에서건 장난에서건,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와 심지어는 '집' 이라는 공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생각처럼 쉽게 해결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적이 있었다.

 

'돌멩이' 역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라는 아직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잔인한 학교 폭력에 휩쓸리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집에 별로 들어오지 않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된 찍힘,  생활력뿐 아니라  기운마저 별로 없는 엄마, 끊임없이 이유도 모르는 폭력에 휩쓸리게 된 형'건'의 방황, 이 모든 것들은 아직 초등학교 5학년 '현'이의 인생마저 흔들어놓게 된다. 우리가 늘상 말하는  '모르는 게 있으면 ,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선생님께 여쭤봐.'라고 말했던 절대적 믿음과는 달리  선생님마저 학급이나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잘 알지도, 현명하게 처리하지도 않은 모습이거나  달라진 아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슬픔, 무조건 자기 자식이 옳다는 부모의 모습으로   아이들보다는 어른인 우리들이 읽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의 일을 잘 알아봐야 한다거나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혼자 남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고 있던 현이가 어른이 되어  '이젠 다행이다'싶었지만 아직도 예전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 가족의 모습, 차라리 정신을 놓은 건이와  폭력이라는 기억속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현이의 모습은 폭력이 다시 폭력을 만든다는 걸 보여주게된다.  우리는 그냥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했던가.   넘어지기 전에는 몰랐던 돌멩이에 걸렸을 적의 아픔,그제야 보이는 어디에든 널려있는 돌멩이가 매번 현실이 된다는 어쩌면 폭력을 모른 척 했을때 생길 수 있는 슬픈 이야기로 자기 자식만 이쁜 고슴도치 부모, 그냥 올 한해도 조용했음 하는 선생님...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어른들의 행동에 반성이 없다면 새로운 시작도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우리가 사는 날들에는 위로가 필요한 날이 더 많았다.  세상에서 끝까지 나를 믿고 이해해줄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했다."  --P.118

 

"희망에도 생명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꺾으면 아파하고 때로는 깨어나지 못해 끝내 사멸할 수도 있다는 것을."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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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조엘 샐러틴 지음, 유영훈 옮김, 방원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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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미역국을 무지 좋아하던 나지만  어느 날부턴가는  종류를 바꾸어가며 끓이고 있다. 조개로, 들깨로,멸치로 내용물을 바꿔가며 끓여보지만 아무래도 입맛에 익숙한 미역국이 더 좋은 걸 보면, 어렸을 적 가지고 있던 입맛 바꾸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와는 입맛이 다른 아이들이였음 싶어서 (나이가 들면 어느정도는 저절로 입맛이 바뀌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 내가 싫어하는 나물이나 야채라는 여러가지 재료에 이런 저런 요리도 해보긴 하지만 입에 거친 음식에 맛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다.

 

원래 오래 씹어야 하는 푸른 빛깔 채소들은 싫어하기 쉬운데다가  학교에서 급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골라먹고, 집에 오는 길에   아이들이랑 간식도 골라 먹을 나이가 되고 보니 입맛을 집안에서 길들이기가  더 어려워진다.  아이들 간식이래야 라면에, 햄버거, 특히나 출처를 더 알수 없는 고기 성분이 영 찝찝하지만 집에서보다 맛있었다고 하니 어쩌다 먹는 것에 매번 브레이크를 걸기도 뭐하다는 생각에 주의만으로 넘어가게되는데다가, 어느 날 부턴가는  내가 차리는 밥상이나 매일 먹는 간식거리에서도 관심갖고 뒷면에 쓰인 성분을  읽다보면  내가 도대체 뭘 들고 있는 건지 앞 그림을 보지않고서는 알수가 없는게 종종 있으니... 건강한 먹거리, 재료 그 자체만의 맛을 알게 하기가 어려워진 세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된다.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이란, 소에게 풀이라는 당연히 먹어야 하는 것만을 먹이는, 사실은 그게 정상이지만 어느 날부터는  고집스런이 되버린,  농부의 건강한 소 이야기쯤 아닐까 생각했지만  스스로 미친 농부라 자신을 칭하는 '조엘 샐러틴'은 가금류라 이름 붙여진 소,돼지, 양, 닭 들이 먹어야 하는 것만을 먹이고 있는데도 받아야 하는 제약이라던가, 최상품이라 생각되는 고기나 계란등을 주변에 팔려할때 받게되는 생각지 못한 냉대와 공장식 축사가 싫다면서도 거기에서 나오는 것의 모양이나 저가에 익숙해진 우리의 편견, 그리고 제대로 된 것을 먹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제대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폴리페이스라는 농장을 아버지께 물려받아 2대째에, 아들까지 농장 운영에 함께 하는지라 이제 수십년으로 강의까지 나가는 유명인의 건강한 농장 음식은 맛이 어떻까 라는 호기심이 생기지만, 방목생활로 유난히 움직임이 많아 붉어진 고기와 질긴 근육이 있는 농장의 고기를 싫어한다는 이들의 반응이 보통 먹던 것과 비교해  '너무 붉은 고기가, 왠지 ..'라는 시쿤둥한 반응이라하니, 다른 것보다 붉은 고기를  손에 잡기가 꺼려지기는 나도 마찬가지인지라 그 마음을 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조엘이라는 농부만큼 크지는 않더래도 시골에서 작게 농사를 짓는 울 시댁의 농산물들도  울퉁불퉁한 모양에, 벌레나 동물들에 의해 찍힌 모습에 '먹어도 되나?' 싶어 돈 주고는 절대 안 고를  모습만 보면 손이 안갈듯하지만, 햇빛에서 바르게 자란 후  따자마자 먹는 토마토의 신선함, 방금 찐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의 맛이 어떤지 알고 있는 지금은 다르지 싶다.  아마 설탕에 흠뻑 담궜다 나왔다 하더라도 가질수 없는 달고 단, 질리지 않는 맛과 벌레가 훑고 갔기에 더 건강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햇볕을 보고 많이 움직인 동물과 농약이나 영양제없이 퇴비와 땀, 정성이라는 전통의  방식으로  농작물을 기른다는 분들이 아직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다른 먹거리에 쓸 걸 아껴서라도, 알레르기나 고콜레스테롤 수치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땅에서 가까운 곳에서 자란 달걀과 고기를 기꺼이 사게되지않을까 한다.

 

그는 자신의 방목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다른 곳보다  더 건강하게 무수한 세월을 견딜수있었던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하며 '더 크게 더 많이 더 빠르게' 라는 올림픽 구호같은 것이 식품계 뿐 아니라 온 세상 모든, 그것이 동물이건 물건이건, 사람이건간에 무조건이 되버린 지금 세상의 눈과 입에게 무엇이, 어떻게 잘못인지를 목청높여 이야기하고 있다.  오직 좋은 성장만이 좋은 것이라는 그의 확고한 이야기는 우리를 공장식 농장에 갇히다시피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비참함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그 곳에 있는 동물들과 자신이 기르고 있는 동물들의 차이를 말하는 부분에서도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고기나 농산물이 자연의 힘을 얼마나 받고 있었을까 하는 걱정을 다시 하게한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제대로 살고 싶다면..

이라는 건강하고 싶다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을 거스르는 현실이 다  식품업계와 정부의 책임이라 하기에는 우선한것이 소비자의 바르지못한 선택이었음을 이야기하는  '나는 개인의 책임을 믿는 사람이다.' 라는 그의 말에서  조금 더 싼 물건을 고르는 우리들에게서   어쩔수 없다며  빨리 커야 관리나 판매에서의 이익이 높아지는 거라는,  호르몬제나 농약에 관한 판매업자들의 변명을 만들어내고 있었을 나의 행동도 돌아보게된다.    한끼를 편하게 때우자라는 생각으로 불편하지만 쉽게 차려지고 있는  우리의 밥상은  내 손으로 선택한 먹거리였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미래 지구에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갈  아이들과 우리들의  먹거리와 진짜 잆맛에 다시금 눈을 돌리게 하는, 제대로 일하는 '농부'의 강경한 이야기에 그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그리고 아슬아슬해진 우리의 밥상을 돌아보게된다.

 

"기억하라. 만약에 악취가 나거나 보기에 좋지않다면 그것은 좋은 농업이 아니다." 정말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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