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주여, 우리에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우연히 받았던 동전에 쓰여있는 이 문구에  엄마가 화만 내지않고, 이제라도 아이를 위해 자신이 바뀌어야겠다는 용기를 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내 입장으로만 남을 바라보게 되있는 우리에겐 분명히 리즈의 가족이 앞으로 다가오는 일들을 바꿀 순간이 몇번이나 보이게 된다. 살아가면서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우리 인생은 때때로 그 둘을 혼돈하게 되기에 꼬이고 복잡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때로는 바꿀수 있는 건 쉽게 포기하면서도 바꿀수 없는 현실, 멀쩡한 부모님이 계신데도 가끔은 소공녀나  저 먼 알프스의 하이디가 되보거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한짝이 나에게 딱 맞는다는 상상으로 바뀌어지지 않는 걸 바꾸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다 하겠지 싶었지만,  매일이  전쟁인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리즈 가족의 포기는 우리를 기겁하게 만든다. 

 

애들 코트라도 돈이 된다면 팔아 자신도 모르게  정신없이 마약을 사야하는 엄마, 남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자신만은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는 아빠, 동생에게 무심한 언니라는 최악의 조합을 가지고 있는 가족들과 살아가는 리즈는 세상에 보이지않는 벽을 느끼며 살아가던 어린 시절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무의미했던 어린 시절, 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엄마와 아빠와의 시간마저도 소중히 여기던 그녀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가족이 다른 가족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가족마저도 오래갈 수 없었고 그녀는 15살이라는 나이부터는 자신을 재워 줄 그 누군가를 찾아 길을 헤매기 시작한다. 

 

"내가 정말로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p.414)

누구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녀 역시 빈 종이에 자신만의 A 성적표를 그려놓고 그렇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된다. 이런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건 밖에서 자야하는 지금의 형편이 아니라, 가끔씩 만나게되는 비어있는 친구집에서의 따뜻한 담요의 유혹이였다 한다. 이렇게 우리가 늘 누리고 있으면서도 몰랐던 일상을 극복해야하는 그녀는 조금씩이지만 치열하게, 그녀가 바라는 것들을  가질 인생의 준비를 하게된다.

 

'그 때 그 일만 없었더라면...' 이라는 우리가 늘상 써먹는 변명은 그녀앞에서 그 힘을 잃게 된다.  살아가면서 힘든 변명이 될 모든 이유를 가진 그녀가 지금 환한 웃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걸 보면  인생은 그녀의 말처럼  무엇을 시도하느냐, 시도하지 않느냐의 문제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가지고 있지않느냐의 문제가 아니였나 보다. 그녀의 이야기가 알려진 뒤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몰려든 많은 이들사이로 자신이 어리석었노라고,  돈이 없어 그녀를 도와주지 못 할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고, 자신이 잘하는  빨래라도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는 테레사 아주머니 이야기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도 역시 나를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뭔가를 할 수 있고, 누군가를 도와줄 수 도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걸 알게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많은 것을 이뤄 낸 그녀가 우리에게 지금 당신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삶도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것을 알려주고 있다.

 

"삶은 본인이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진실." (p.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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