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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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이야기로,  시대에 상관없이 사람 사는 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걸 말해 온 미미여사는 이번에는 농도 짙은 연애소설을 써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말상에 누구에게나 마구 던지는 농담같지만 사실은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헤이시로와 예전 미인이였음이 틀림없다는 부인의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부부 사이,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투박하기에 오히려 주변이들에게 늘 엄마같은 따뜻함을 주는 오토쿠, 그리고   빼어난 미모에  뛰어난 추리 감각으로 그가 하는 말이라면 사건의 정답임에 틀림없다는 걸 몇 번의 사건을 통해 증명한 유미노스케를 중심으로 '진상'에서는 20년 전 일어난 사건으로 복수심에 붙타는 누군가에게  당한 이들의 시신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러 인물들이 어떻게 얽혀가고 있는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끔찍한 과거가 부메랑이 되어 불러온 사건에 관계되어있는 이가 누군지 쫓아가는 과정에 '하루살이'나 '얼간이' 등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게 되면서 우리는 그들의 생김새가 어떤지 새상 그려갈 수 있게 됩니다. 오토쿠의 반찬가게를 도와주는 두 여인네들의 얼굴이 어떤지, 심지가 굳고 범인 제압에 뛰어난 능력에 듬직한  몸집만큼이나 입도 무겁고 성격 좋아보이는 신노스케가  단지 인물 하나때문에 말상인 헤이시로의 동정을 받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누구나 그럴테지만  첫 인상, 그리고 잘 생기고 못생기고의 얼굴 배율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미미여사의 이번 이야기에서 더 느끼게 됩니다.

 

원한에  불타고 있는 자가 누구길래 이토록 꼬리를 드러내지 않는지 찾아가는 동안  에도시대 인물들이 많이도 스쳐가며 저마다 사연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에도 시대를 그려가는 미미 여사의 특징은 아무래도 스쳐 지나가는 인물 하나 하나에도 저마다의 개성을 준다는 것이겠지만  537페이지를 가진  전편끝으로 갈 때까지 많은 이들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중요한 건 각자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삶이라는 걸 알게 합니다. 어렵게 살면서도 좋은 인간임을 보여주는 이가 있는 가 하면, 좋은 환경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불평을 털어놓는 이가 있기에 말입니다. 그러다,  끝으로 갈수록 유미노스케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것 같은 분위기를 띄울 땐  내 머리의 한계가 원망스럽게 되기도 하고요.

 

전작에서보다 부쩍 큰 듯한 유미노스케와 그에 대한 헤이시로와 마사고로, 오타쿠등의  무한 신뢰, 그리고  들은 모든 사건을 기억하며 그들을 도와주는 짱구 산토로뿐 아니라 이 편에서는  연이어 나타나는 시신들의 공통점, 그리고 죽음을 당할 당시의 상황등을 조금 더 알려주는  모토미야 겐에몬이라는 노인의 등장으로  앞으로 사건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게도 됩니다. 

 

부모와 자식, 부부, 이웃간의 사랑, 그리고 사람사이가 어때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어하는 미미여사는 이번에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더 명확히 보여주려 하는 건가 싶기에 신노스케라는 인물이 짝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아마 다른 이를 마음에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후미노라는 똑똑하고 아리따운 여인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벌써 이 이야기에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은 범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역시나 인과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겠지만 어떻게   보여줄까  싶어, 아직 농도 짙은 연애가 보이지 않는 상권을 지나 하권으로 당장 눈길을 돌리게 됩니다.

 

 

아내의 눈초리가 차가워졌다.

"남자는 어리석어요. 바보예요."

이번에야말로 차갑게 내뱉듯 말한다. 헤이시로는 자리를 고쳐 앉았다.

"이봐."

"왜요?"

"그 밥 좀 줘."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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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일기 - 나를 치유하는 14일의 여행
데즈카 치사코 지음, 다카하시 미키 그림, 이소담 옮김 / 길벗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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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거나 매일 아침에 물을 주면서 이쁜 말을 건넨 식물은 꽃도 탐스럽고 줄기도 튼튼하게 쭉쭉 자란다는 결과가 있다는 이야기에 '그럴 것 같네.' 라는 긍정을  쉽게 했으면서도  자신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요즘 칭찬일기를 써가며 느끼는 중이다, 주변 사람들, 특히나 아이들에겐 속으로는 "내가 지금 무얼 하는 중이란 말이더냐!!'라는 한탄이 쏟아질 정도로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과장된 몸짓과 언어로 칭찬  쏟아내기가 어렵지 않았기에,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인   나에게  내가 하는 칭찬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첫 글자쓰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게된다.


 

어느 정도의 외모와 지능, 학력,마음씨 등등 객관적 자료로 판단했을때 그다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있어왔지만 아마도 마음속에 크게 나 자신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고나 할까. 요즘은 워낙 뭐든지 잘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여서 그런지 내가 항상 평균이나 평균 이하란 생각이 어느새 밑에 깔려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것이나 칭찬해보라는 말에 칭찬을 말을 억지로 써놓긴 했지만 다시 읽어보면 진짜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건 남들에게 보이는 만큼의 아량을 나에게는 주지 않고  있어서는 아닐까싶다. 왜냐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써보시길, 생각외로 나에게  칭찬의  말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걸 금방 알게 될것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가볍게 어떤 주제로, 어떤 느낌으로 써가는 게 좋은지 약간의 팁과 함께 이 책을 만드는데 함께 한 분들의 칭찬일기를  볼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읽는 동안 아마 나같은 분이지 않을까 하는 분들이 꽤 되기에 공감과 함께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부모님께 칭찬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랐기에 지금까지 잘 못하겠다는 분들의 이야기에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칭찬을 할 때는 팍 팍 해준다는 생각이였지만  때로는 당근과 채찍 사용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또 사람이 겸손해야된다는 생각에 어느 부분은 칭찬할 때 흠칫 했던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칭찬언어를 들으면 뇌가 기뻐하고 생명이 기뻐한다며  뇌와 몸에 직접 하는 칭찬의 효과로 행복해진다는 글도 있지만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때로는 결단을 보다 쉽게 내리게도  된다.   나의 단점이라며 알고는 있지만 고치지 못하고 있는  느린 행동은 답답하다에서  신중하고  여유있는 걸로, 오늘 못했으니 내일 하지 뭐 라는 게으름은 오늘을 즐긴거로 칭찬을 해주긴 했지만 찔리는 부분이 되기도 해 그 다음날은 행동하며 칭찬할 일을 만들게도 되니 말이다. 

 

때로는 책에 나와있는 칭찬언어를 빌려와야 할 정도로 아직도 나에게 하는 칭찬이 힘들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웃으며 써가게 된다는 사실은  나를  칭찬하고 나를 바로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한 시간이였구나  하는 생각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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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0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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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제일 힘든 일이 이별, 상실의 아픔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그 상실을 불러온 사람이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그 일로 엄마를 잃었다면 그 상처는 누구라도 극복하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이별 앞에 설때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늘 잘못했던 일만 기억하게 되고  상대에게 하고 싶었지만 쑥스러워서, 알꺼란 생각에   하지 못했던 말이 가슴에 남아 더 아프곤 한다, 그렇게  사고 당시의 기억뿐 아니라 다음에 언제든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에 미루기만 했던 엄마와  잘 지내지 못한 나날들이 기억에 남아  제나를 괴롭히는 일들이 되고 만다.

 

"이 말들 중에 어떤 여자의 목소리도 있었다. 낯선 이의 목소리. 난 그게 싫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울부짖고 싶었다. 그것은 내가 듣고 싶은 목소리가 아니였다."-19

교통사고로 많이 다친 제나는 그녀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상상 속 파란 나라로 데려가는 마약성 진통제 기운에 취했으면서도  그녀가 듣고 싶어하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녀를 위로하는 많은 이들 가운데  그녀와 많은 것들을 지겹도록 같이 했고  앞으로도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제나가 저지른 일이 어떤 일이든    괜찮다고... 나는 괜찮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그리고  언제나 너를 사랑해  라며 웃어 줄  엄마만 사라진 것이다.

 

퇴원과 더불어 이루어진 이사와 전학, 그리고 이모 식구들과 살게되면서 자꾸 움츠러드는 제나는 약, 무분별한 친구, 그리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모부의 오래전 약이나 의사 선생님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그녀를 알아줄것만 같았지만 사실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 트리나와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제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른들 나름의  정리와 이해한다고 보여주는  행동들에 더 외롭고 힘들기만 한 제나는 자신에게만 있다고 생각한 상처가 자신 친구들에게도  다르지만 다 있다는 것을, 특히 자신이 사랑한다고 생각한 크로우 역시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행운과 불행은 얼굴을 보고 다가오지 않기에 그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불행만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게 우리들 마음일것이다. 더군다나  불행은 때로는 줄지어 나타나기에   제대로 맞설 용기내기가    쉽지 않게 된다. 제나가 그랬듯이 나만 불행하다는 생각에  때로는 자기 상처안으로만,약으로, 좋지 않은 친구로... 기대고 싶은게 보통의 사람마음이 아닐까 싶다.

 

전작 '초록 눈 프리키는 알고 있다' 에서  완벽한 가족 모습뒤로 숨고 싶어하는 자신의 약한 마음에  맞서고 있는 프랭키의 용기를 그려낸 조이스 캐럴 오츠는 "나는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에서도 역시 어려움에 빠진 십대 소녀, 제나를  통해 힘겹지만 맞서야 생기는  용기가 삶의 희망 또한 준다는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두려워 한 발짝도 뗄 수 없다면 그 두려움안에서만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안 제나는   가장 빠른 선수도 가장 느린 선수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가 발견한 건 그녀 주변에 이미  있었을 희망 아니였을까 싶다. 기러기가 더 추운 북쪽으로 가면 그게  봄의 징조라던 크로우의 말처럼  때로는 견뎌내야 하겠지만 그러다보면   희망도 절망끝에 꼭 따라오는 거라는 걸 아직은 작은 제나와 함께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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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튜즈데이 -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 리트리버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브렛 위터 지음, 조영학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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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하다보면  가끔 중년 아저씨 특유의(?) 약간은 무뚝뚝한 목소리반에 근심을 가득안은 목소리 반인 소리로 " 힘들어?"하는 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당연히 같이 등산하고 있는 누군가를 걱정하는 목소리이겠거니 하는 부러움을 가지고 쳐다보면 그 주인공이 나이드신 부모님도, 부인도, 아이도 아닌 강아지인 경우가 종종 있다. 

 

모르는 척 가야하나, 휴식을 하게 내버려 둬야 하나 걱정인듯한 표정을 짓는 아저씨를 보며 난 후배에게 들은 그녀의 남편이야기를 생각해보게 된다. 결혼하며 키우던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후배에게, 남편은 자신은 가벼운 비염부터 온갖 알러지가 있기에 동물은 싫다고 해서 고민이였단다. 그래서  키워보고  결정하자고 며칠의 유예를 받아냈지만 정이 든 강아지들을 친정집에 놓고 와야 할 생각에  당연히 걱정이였단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새로운 주인임을 눈치챈 강아지들의 특유의 충성심과 애교에 마음이 흔들린 남편이  신혼집을 방문한 장인,장모 어르신들을 향해 인사를 드리며, 강아지들에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인사드려야지!!" 했다나... 

 

다행히 알러지도 없어서 같이 생활하게 됐는데, 이제는 남편이  강아지들을 더 챙기며 데이트할때보다도 말이 많아지고 마음을 잘 표현하게 됐다는 말에 그 모습을 상상하며 웃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도 어렸을 적 내 고민을 다 들어준, 정이 무지 많이 든 강아지가 있기에   강아지에 정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이 우리에게 정신적인 안정과 위로를 준다는 생각은 평소에도 갖고 있었지만 외상성 뇌손상으로 가끔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핵폭발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이들에게도  부모나 친구, 그리고 의사가 들어가지 못하는 정신적 공간안에 들어가 위로가 되는  효과가 있으리라는 사실은 몰랐기에 강아지와 인간, 우리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과잉 각성 상태인 남자와 주변 모든 것들에 호기심많은  황금빛 털을 가진 골든 리트리버가 만나, 상처를 핥아주는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과정은 실화이기에 더 가슴에 와 닿게 된다. 나라를 위해서라는 열의와 충성심을 가지고 군인이 되었지만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상처를 받은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이라는 이 책의 저자는  전쟁의 상처로 갖게된 정신적, 육체적 상처로  외상성 뇌손상이 남긴 휴유증만을 가지고  사회로 돌아오게 된다.   적응을 하고 싶지만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는 자신때문에, 그리고 냉랭한 우리들의 시선에 어쩌면 군대에서보다 더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된다.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들의 행동을  불안에 떨며 일일이 기억하는 자신의 무의식과 연이어 찾아오는 공황상태, 표시가 잘 나지 않기에 상이 군인이라는 말이 필요없지 않냐고 생각하는 무심을 넘어 도 넘는 무례함을 나타내는 적의에 찬 시선들, 거기에  튜즈데이와 어디든 같은 공간안에 있어야 하는 그의 일상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보통 맹인 도우미견만 알고 있기에..)  보통사람들의 무지로 불러오게 되는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그럼에도 자신이 이만큼 사람들에 적응하기까지 튜즈데이가 얼마나 큰 일을 하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계단 오르기가 아직도 힘겹다는 그를 위해 계단만 보이면 그를 기다린다는 튜즈데이, 쓰러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것 같은 순간 순간을 그의 다리에 몸을 기대며  그를 기다린다는 눈빛을  한결같이 보내주는 튜즈데이를 안으며 그 시간을 견딘 남자가 이제는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사랑을 느낀다며  튜즈데이와 자신의 우정에 대한 최고의 고백을 하고 있다.   정말 그렇구나 하게되는 건,  그가 점점 자신이 어떤 과거속에 있었느냐 보다는 이제 그 과거에서 지금은 이런 일들을 할 것이라는 미래를 얘기하게 됐기 때문일것이다. 우연히 만난 강아지와의 교감으로 남들이 몰랐던, 그리고 너무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수 있었던 남자 이야기가  누가됐던지 간에,  나를 바라보는 온전한 상대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당신이 아껴주고픈 상대가 있다면 기적은 어느 순간, 당신에게도 찾아올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주고 있다.

 

 

"튜즈데이에게 인사해도 되요?"

"그럼요." 내가 대답했다.

그녀는 허리를 굽히더니 한동안 그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오늘 기분이 정말 최악이었거든." 그녀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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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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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놓여 있는 표지만 봐도  나를 빙그레 웃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어떤 책은  내용이 맘에 들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어떤 책은 책 표지를 보면 생각나는  그리움, 추억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책들은  또 항상 맨 앞장에 누군가의 짧은 글이 쓰여져있다. 기억날 듯 안 날듯 한  그 글은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추억이고, 그것이 없더라도 기억나는 한 때의 일들이지만 가끔은 그렇게,  추억이 그 책 옆에 딱 버티고 있는 느낌에 그 쪽을 볼때마다 웃음이 지어질때가 있다.

 

이렇게  보낸 이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책들은 그 마음이 날아갈까  차마 펼쳐보지 못하는 지금도  '그냥' 묻혀진 시간속으로 나를 데려가는  느낌을 주게된다.  그러다 거기에 누군가  그 책들에 얽힌 일화나 작가, 혹은 관련된 다른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다면 어떨까 싶어지게 된다.  내 기억에 다시 더한  이야기가 그 책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이 세상 모든 책들의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듯한 비블리아 고서당의 시오리코가 울 집 근처에 있었더라면 그녀를 만나러  괜히 그 서점을 왔다 갔다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낯선 이들과 수줍은 대화를 하다가도 책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터무니없이 용감해지고 씩씩해지는 시오리코가 고우라뿐 아니라 평범한 우리 눈에도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이니 말이다.  거기에 그녀가 조곤 조곤 당신이 숨기고 싶은 이야기나 전 후 사정을 몰라 궁금한 이야기들을 본듯이 줄줄이 읊어댄다면 때로는 화도 나겠지만, 그녀의 매럭에 점점 빠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책을 가운데 두고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고우라와 책을 너무 좋아하는 시오리코가 만나 책을 이야기하며 우정 혹은 사랑을 조금씩 쌓아가게 된다. 수십년동안 아무도 몰랐던 고우라 할머니의 비밀부터  책들에 관한 사람과 사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책은 나에게 오기 전에 누구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생기게  한다.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비록 일본에서 유명한 책이긴 하지만 좋은 책들과 구절을 소개받게도 되고 사람과 책, 그 둘은 어떤 관계일까 생각해보며   어쩌면 무심코 혹은 무겁게 들어있는 사연들을 앉은 채로 풀어가는 시오리코 양의 추리력에 감탄하게도 된다.  서점, 특히나 오래된 서점 골목이 지니고 있는 비밀의 냄새를 제대로 그려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다음 편 역시 기대해보게된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낡은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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