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만큼 어둡고 예상만큼 좋지만
그것 때문에 다시 읽지 않고 싶어졌다

한때 8~9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글만 읽은 적이 있다.
지독한 무감각과 무기력을 애써 감추려
해야 할 일을 분단위로 적어놓던 즈음의 일이다.
그 시기 한강씨의 글을 좋아하지 않았던 까닭은
아마 무력하게 널브러진, 그녀의 글에 꼭 등장하는 인물이 나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리라.

텅 빈 채로 살리라.
지독한 무감각을 보내던 시기엔 무엇이건 쑤셔넣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러면서 그것을 작가적 삶을 위한 토양이라 믿었다. 그러다 문득 일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지금이 마음 편한 것이 나을 일이다. 화나면 화나는대로. 비었으면 빈 대로.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않기로 했다.

검은 사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허름한 흙벽의 집에서 한껏 투명해져
바스라질 날만 기다리는 검은 옷차림의 여자다.

왜 유난히 이 책이 불편할까. 한강의 다른 작품에 비해.

어떻게든 살아보리라는
그녀 특유의 견딤이 없다.
그대로 바스라져 사라지리라는 투명한 여자만 있을 뿐

하여 다시 읽고 싶지는 않다.
거듭 읽다간 나마저 끌려가지 싶어서.
난 이제 죽고 싶지 않으니까.
투명해지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강인한 유리가 되고 싶다지
유리가 되어 깨져버리고 싶다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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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싱글맨 : 초회 한정판 (B버전) - 무비스틸카드(8종) + 책자(40p) + 스카나보 케이스
톰 포드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1. 최근 개봉작인 '녹터널 애니멀스' 가 보고 싶으나

   극장은 가기 싫고 유료 다운로드 금액이 내려가려면 한참 걸릴 것 같아

   차선책으로 선택한 영화. 일단 꽤 인상적이었다는 것에서는 합격점


2. 아마 오늘(그러니까 여러 모로 감정상태가 받쳐주는 날) 이 아니었다면

   보기 힘든 영화 였지 싶다. 대사보다는 독백이 많고 수시로 걸리는 슬로우 하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수시로 상기되는 과거는 대체 무슨 연관성을 가진 거냐

   라며 울분을 토했을지도 모를 영화라고 생각되지만

   오늘의 나는 그것을 꽤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3.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색감의 변화.

   주인공이 죽음을 향할 때와 자꾸 삶으로 그를 끌어당기는 것들을 앞에 둘  때의 색감이

   무채색과 원색으로 확연히 다른데 그 변화가 티가 안 나게 매우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다.

   아마 톰 포드의 감독 이전의 경력이 적용된 부분인 듯.


4. 그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것은 주변과 분리된 듯한 주인공.

   아마 이 부분에서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었던 듯 싶다.

   영화 시작부분에(책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걸로 기억되지만)

   본래의 내가 '완벽한 조지' 가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문득 아침, 출근준비를 하면서 거울을 볼 때마다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더랬다.

 

   본래 난 화장을 하지 않던 사람이다.

   화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고 피부가 워낙 약해 하는 것도 꺼려지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당시 주변에 '여자가 왜 옷을 그렇게 입어' '왜 그러고 다녀' 란 말을 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 반발심이 들어 더더욱 화장은 할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바뀌게 된 계기는 '좀 더 편하게 사는 법' 을 모색하고 난 후였다.

   어차피 직장은 계속 다녀야 할 것 같고(이 직장이 아니라 어느 직장이건)

   다른 모습을 당당히 내보이며 뭐라 하는 사람을 도리어 엿먹일 정도로

   깡과 말빨이 세지 못 한 이상

   최소한 시비는 덜 걸리게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들고 난 이후 점점 최대한 시비가 안 걸리는 방향으로 모습을 덮어왔던 것 같다.

   그 부작용은 피부로 오기 시작했다.

   몇 년에 걸쳐 덮고 덮고 또 덮고 하다보니 피부가 잠잠할 날이 없이 뒤집어지더라.

   나이가 들다보니 이젠 뒤집어진 흔적이 그대로 흉터가 되어 남고

   또 그것을 덮고 덮고 덮다보니 아침마다 얼굴이 너무 가짜같아서 기겁을 하는 거다.

 

   가짜 얼굴. 덕분에 사회역할수행에는 무리없는 것 같다만 직장생활이 즐거울리가.



5. 사람을 잃어본 적이 없다.

   애초에 강렬한 것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으니 잃을 것이 존재할 리가 없는 거다.

   요즘 들어 자꾸 생각하게 되는 이미지는

   모든 걸 자꾸 비워내서 창백해지고 비쩍 말라버린 것인데

   이것이 어디에서 기인한 바람인지를 모르겠는 거다.

   그래서 가끔 잘못된 것 같다. 종종 고장난 것 같다 는 생각은 들기는 하는데

   왜 고쳐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단 고독하게 늙어 죽을테니 돈을 열심히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뿐.


6. 이게 나라는 인간의 특징인지 근래 시대의 경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안팎으로 너무 시끄럽고 사람들은 너무 악의가 넘친다. 배려도 예의도 없다.

   길목마다 쓰레기도 넘치고 냄새는 고약하며 소리는 시끄럽다.

   다 락스로 밀고 싶은 기분이다.


7. 그렇다고 모든 것이 표백된 세상에서라면 즐거울까.

   화면이 화이트 아웃되었을 때 암시되는 내용은 결국 죽음 아닌가.

   그렇다면 난 지금 죽고 싶은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8. 요즘 자꾸 '가짜 얼굴' 생각을 하는 까닭에 조지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허나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면 꽤 힘들게 봤을 듯한 영화.

   그리고 원작 '싱글맨' 을 보지 않았다면 감정이입이 이렇게 확 되었을까 싶다.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선을 따라가기는 조금 버거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9. 수시로 튀어나오는 플래시백이 꽤나 거친 편이다. 하여 그것이 좀 거슬렸음.

   그 외에는 별 거슬리는 것 없이 꽤 자연스레 흘러갔던 것 같다.

   화면구성이 예쁘긴 하더라. 이 역시 톰 포드 개인의 경력 탓이려니 싶지만.


10. 줄리안 무어 덕에 원작 안에서의 샬럿 이미지가 바뀌어버림.

    (난 좀더 풍만하고 낙천적인 대신 무신경하고 사교성 좋은 여인을 생각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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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훌훌 훑어보았음.
도판에 먼저 눈이 가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듯.
내가 영화보다 영화포스터와 영화음악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바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였는데 바로 그 사람이 지은이라는 것에 놀람.
디자인 용어가 많아 집중하려 해도 드문드문 읽게 됨
그리고 고정관념 하나가 깨진 듯

국내용 포스터에는 배우 얼굴이 많고 해외용 포스터에는 배우 얼굴이 없는 이유
- 알아볼 리가 없으니까(고로 판매에 도움안됨)
- 물론 책에 나온 내용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함(저주받은 기억력 내지는 퇴화하고 있는 기억력)

좀더 자세한 리뷰는 차후에.
왜 영화보다 포스터와 영화음악을 좋아하는지도 그때 말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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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걸.
그래서 초반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 오래 유지되고
여관의 비밀과 주인공의 사연은
좀 더 복선을 깔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 외에 눈을 그리는 스타일이
내 취향이 아닌 것 빼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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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아버지 1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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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좋긴 좋은데 리뷰 쓰기 애매한 책.


고양이 낸시에 이어 힐링용 만화책이라 보면 될 듯.

고양이와 할아버지 가 나와서 보여주는 일상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기 보다는

아무 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모습과 바닷마을의 풍경

그리고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인상이 주는 위안이 있음.


이런 류의 책은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인물을 자꾸 끼워넣고

활동범위도 넓어지면서 점점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꽤 여러번 본 터라

아마 2권은 안 사지 않을까 싶지만

온통 자극적인 내용만 넘치는 미디어에 지치다보면

어느 순간 2권을 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아무튼 좋긴 좋은데 내용이 뭐냐, 뭐가 좋으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애매하다.

그냥 좋으니까 좋다 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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