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질감으로 시작해서 그래서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냐 하는 반발감를 거쳐 계급이 세습되는 문제에는 단순히 돈이 아닌 정서 혹은 가치의 영향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2. 나 역시도 나름 배우는 데 돈을 아끼지 않은 편이라 생각하지만 근래 깨달은 것은 ‘돈을 들여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낭비가 아닌 투자다‘ 라고까진 생각할 수 있어도 그 투자로 이득이 얻어지지 않을 경우 낙담하거나 가책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환경에 의해 학습된 멘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유학을 투자라 생각하는 거까진 가능해도 유학까지 다녀와서 취직도 못 하냐 라는 반문에서 자유롭긴 쉽지 않다는 거겠지
3. 1년여 넘게 판매직에 종사하며 깨달은 바는 정말 매출이 내 맘 같지 않다는 거다. 진짜 위험수위의 매출이라 어떻게든 팔려고 전전긍긍할 때는 도리어 공을 치고 오히려 내려놓았을 때의 매출이 더 잘 나올 때가 몇 번인지. 그렇다고 공수래 공수거 같은 얘길 하자는 건 아니고.
4. 언젠가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밥을 지저분하게 먹게 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밥 먹으면서도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무언가를 제대로 하긴 힘들어지니까.
5. 불안이 많아지면 무언가 하나를 제대로 하기도 힘들어지고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스스로를 보며 또다시 계획을 세워보지만 남는 건 그것조차 하지 못 하는 자신에 대한 끝없는 자책 뿐이다.
6. 결국 여유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것. 방황할 수 있는 여유, 실패할 수 있는 여유가 아닌 눈 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 말이다. 일하러 나가서 간밤의 싸움에 대해 생각하는데 집중이 가능할리가. 일할 때는 잊어버려 라고 해도 퇴근하면 직면하게 되는 것들인데 잊혀질리도 없지 않은가
7. 처음에는 싸우는 소리를 가리려고 무언가를 들으며 자던 것이 이젠 습관이 되어 조용하면 어색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은 나도 이제 점점 그 사이로 편승되어 가는구나.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속하리라 마음먹은 것들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8. 난 언제까지 그릴 수 있을까. 의문이다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