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렇게 기이한 소설도 다 있구나 싶다.
사건이 사건을 불러서 꼬여만 가더니 결국 펑 하고 터진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하는 류의 갑갑함이 들지 않는 게 기이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위주로 상황을 해석하고 재편집하며 남에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은 제각기 또 자기가 보고 싶은 것까지만 보려 든다.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종 서사들을 책 한 권으로 본 느낌이라 기이함과 동시에 알 수 없는 후련함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샤이닝 01. 이영,15세(1)

이런저런 일 + 이런저런 마음고생 + 우울증의 재발 + 느린 손 의 결과로 거의 6개월만에 나온 다음 화...


http://posty.pe/1yml2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무래도 읽고 싶어요-읽고 있어요-읽었어요 사이에 읽다 말았어요 가 있어야 할 듯.

제목과 줄거리 요약만 ‘대충‘ 보고는
한 아이가 납치되었는데 그것이 어찌어찌 하다가 국가와 사회로 번져서 일어나는 일 에 대한 이야기겠거니 ‘멋대로‘ 착각했고 그래서 읽고 싶었다.
허나 실제로 펼치고 보니
개종을 가장한 탄압에 대한 이야기였음.

사회 초년생 때 날 자기 교회로 끌어들이던 사수가 있었다. 당시 나는 지금의 몇 십배로 어리숙했고 무언가를 거절할 땐 머릿속으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 해본 뒤에나 가능했다. 여기에 추가로 사수는 나보다 몇 배나 덩치가 컸고 나이도 훨씬 많은 남성이었고 무엇보다 성격이 불 같아서 화나면 소리지르곤 했다.

아무튼 주 5일제가 시행되기 전이라
일요일 하루 쉬는데 교회 나오라는 압박에 못 이겨서 거기까지 끌려갔다.
심지어 집에서 한 시간도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예배 후에 무슨 동년배 모임? 같은 게 있었는데 거기까지 갔다.

그렇게 끌려다닐 시기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건 예배 후의 모임에서 내가 사수에 대해 ‘사람한테 구원이랍시고 간섭해대는 병이 있는 것 같다‘ 고 한 것과 당시 모임?? 사람들이 ‘말이 심하다‘ 등과 ‘그럼 넌 여기까지 왜 왔냐‘ 등으로 반응한 것. 그리고 그 얘기가 사수의 귀에 들어갔다는 암시. 후에 사수가 불교가 더 좋냐 기독교가 더 좋냐 물었을 때 내가 ‘적어도 불교는 싫다는 사람 억지로 절에 끌고 가진 않지 않냐‘ 하자 사수가 ‘그건 불교가 사람들을 방치하고 있는 거라‘ 했던 거.

아무튼 그런 설전과 예배 후의 모임에서의 나의 독설이 사수의 귀에 들어간 일이 몇 차례 더 있고 나서야 사수는 날 교회에 끌고 가는 걸 포기했다.
그러면서 뭐랬더라.
‘니 마음대로 살아라‘ 라고 했던가.

사수 이후로도 몇 차례 더 그런 식으로 날 전도하려는 신앙인들의 접근이 있었지만 대부분 이런 식으로 전개되고 관계가 끊어지곤 했다.

비신앙인의 입장에서
신앙인들이 인식하는 세상이 어떤 건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 눈에 비신앙인의 우울, 불안, 고통 등이 어떻게 보이는지. 정말 그들 말마따나 그 모든 부정적 감정들이 믿음 하나로 헤쳐나갈 힘이 생긴다고 믿는 건지 그게 진짜일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지금껏 날 전도하려 했던 신앙인에게
화가 나는 건 자기가 기대하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다며
그것을 죄악. 배신. 사기 등으로 몰아세우는 것과
실제로 그 상황을 겪고 있는 나는 아무 말도 안 하는데
겪지도 않은 자신이 시험이니 시련이니 말을 얹으며 믿음이 없어서 힘든 거라며 정의내리는 것이다.

제일 화가 나는 게 그거였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니들이 왜 내 상황과 마음에 대해 떠드냐.

뭔가 의미없이 길게 쓰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이 책을 포기하게 된 것도 그 이유다.
애는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종교인들이 난리다.
진짜인지 지어낸 건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양쪽에서 들고 나와서 서로 공박하는 것만 줄창 읽다 보니
분노가 치밀어서 못 보겠음.

내가 궁금한 건 아이와 가족의 심경과
그에 따른 사회의 변화이지
신자를 두고 싸우는 종교계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포일러 포함..일 수도 있음










1. 보고 싶은 마음 반. 뭔가 안 내키는 마음 반 이 혼재하여 왓챠에 이 영화가 올라온 지 꽤 되었음에도 이제야 보게 되었다. 보고난 후의 느낌은 역시 좋은 거 반. 근데 좀... 이라는 느낌 반...


2. 근데 좀 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무래도 극중 리지와 아버지의 이해관계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
물론 외출하려는 리지를 못 가게 막는다거나
딸들을 무시한 채 집안의 재산을 삼촌에게 맡기려 한다던가 하는 내용을 넣음으로써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성에 대한 암시를 깔고자 했던 것 같긴 하다만 문제는 리지가 아버지를 혐오하는 이유가 서로 충돌한다는 데에 있다.
힘없는 소작농들을 착취하여 재산을 불린 부친에 대한 혐오인지 아니면 그렇게 돈을 모으고도 돈이 허투루 쓰일까봐 벌벌 떠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인지
자기를 통제하려 드는 부친에 대한 혐오인지
아니면 자기 딸보다 어린 하녀에게 껄떡대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인지


3. 영화 전반에 뿌려진 떡밥은 가부장적인 부친에 대한 혐오와 어린 여자에게 껄떡대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가 만나서 폭발하는 걸 의도한 듯 싶지만...
....글쎄... 그렇다면 협박편지와 소작농 얘기는 필요가 없었던 게 아닐까
물론 삼촌과의 갈등을 만들 필요야 있었겠지만
가부장적인 부친이 딸보다 남자인 삼촌을 믿는다 정도만 해도 됐을 거 같은데...


4. 무엇보다 가부장제에 억눌려 통제당한 여성의 모습에 대한 표현이 그리 썩 와 닿진 않았던 듯.
이는 초반에 혼자서 극장가려는 리지를 못 가게 하다가 리지가 노려보니 그럼 자정까진 오라며 물러선 장면 때문인 듯 싶다.


5.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무래도 이렇게 극적이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일 수록 누구의 편에서 누구의 시점을 따라가야 할 자를 잃기 쉬운 듯 하다. 이 영화의 경우는 ‘왜‘ 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긴 한데 그것이 그리 명확하진 못 했던 듯


6. 브리짓이 온 이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 이전의 부녀간의 갈등은 좀 덜어내고 자신과 친밀한 여자에게 껄떡대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그간의 분노가 터져서....


7. 근데 그렇게 되면 그냥 치정이 되어버리겠구나;;;


8. 영화보단 책으로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리지와 브리짓이 점점 서로에게 빠져가는 과정이 좀 미약한 듯...


9. 근데 이상하게 보고 있으니 ‘아가씨‘ 가 보고 싶어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몇 가지 고질병(?)이 생긴 것 같다.

진지하게 사건을 되짚어 가는 와중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로맨스를 연출하는 걸 보면
‘저것이 지금 굳이 필요한 상황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

그리고 요즘 나오는 책이 다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사는 책마다 그런 건지
테베의 태양에 이어
또다시 아동대상 성범죄가 나오는 걸 보니
솔직히 좀 지침. 그리고 든 의문.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아동대상 성범죄가
이야기를 보다 비극적으로 만들 수 있는 키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것...

아니면 원래 그래왔는데
내가 새삼 자각하게 된 건지도 모르고...

아무튼 뭔가 뇌를 가볍게 하고 싶어
추리물이라던가 미스터리물 등을 읽으면
꼭 성범죄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책을 고르는 경향이 잘못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