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살을 모른다 - 문학으로 읽는 죽음을 선택하는 마음
임민경 지음 / 들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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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뭔가에 대해 리뷰를 써보는 것 같다.

그동안 아무것도 안 봤던 건 아니고 보긴 봤으나 노트북을 열기 귀찮아서 

혹은 블로그에 남기기가 귀찮아서 등의 이유로

북플 앱에만 남기고 말았더랬다. 

더구나 영화 감상은 점점 줄어들고

책은 읽긴 읽었으나 점점 재독이 줄다보니 남길 것도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뭐 이래저래 이유를 갖다대봤자 그냥 귀찮아서가 이유가 될 듯 싶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저자가 내가 이따금 듣는 팟캐스트에 나온 걸 듣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첫 감상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정도였다.

일련의 심리학 서적이 그러하듯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군 하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그래도 처음보다 꽤 많은 것들이 보였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저자의 말투가 굉장히 공손하다는 것이었다.

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해 그리고 타인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 

섣부르게 넘겨짚거나 쉽게 아는 척 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애쓴 것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인상깊은 것은...사실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투가 인상깊다는 것 외에는 뚜렷하게 느껴지는 무언가는 없었다.

하지만 모호한 감정을 사전적으로 정의내리는 것에서 오는 후련함은 있었다.


근래 생긴 집안일로 인해 마음이 들쭉날쭉한 요즘이다.

원래도 밝지 못 한 인간이었지만 좀 위험하다 싶을 만치로 우울수치가 높아졌으며

그 결과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 중이다.


가정폭력사건이 막 터졌을 때는 혼란상황이었다가

상담등을 받으면서 한동안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사건이 터진 시기가 다가오면서 또 한 번 우울수치가 높아지면서 공항증상까지 나타났다.

약물치료를 병행하기 시작한 것도 그 쯤이었다.

약의 도움인지 아니면 그 시기가 지나서인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또다시 안정기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 차례 마음이 뚝 떨어졌다가 회복되어서 인지 

자꾸 자살 생각이 들곤 한다. 

강렬하게 '죽어야 돼' 라는 정도까진 아니고 그냥 '죽으면 다 끝나는 건데 왜 살고 있을까' 라는 정도.

자살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삶에 대한 허무함이 강해진 듯 싶다.

굳이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은 건

현재 내 상태가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이런 류의 책을 읽는 이유는 아마 다 그런 이유가 아닐까.

나에 대한 걸 알고 싶어서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에 대한 걸 알고 싶어서.

그런 욕구에 충족될만치 이 책은 상냥하고 명쾌한 편이다.

그런데 이런 류의 사례분석집이 다 그렇듯 사례를 얘기하고 비교하다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린다.

뭔가 후기라던가 뒷붙이는 말 같은 게 있으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아무튼 난 괜찮게 보았다.

딱히 자살에 대해 뭘 더 알게 된 건 아니지만 

애초에 학문적인 수준으로 자살을 분석하고자 한 책은 아닌 것 같으니

이 정도의 사례 분석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의 역할은 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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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을 읽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나조차도 알 수 없는 혼란을 정의내려 이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곳곳에서 문학작품과 작가를 빗대어 자살행동까지 이르기 되는 심리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다만 심리과정을 해석해나가는 단계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좀 흐린 눈으로 띄엄띄엄 보게 되는 건 있는 듯. 다시 읽는다면 천천히 숙지해가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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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이라더니 지금까지 본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그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원형 그대로 살아있는 느낌이다. 점점 스스로의 죄에 짓눌려 추락해가는 인간과 그를 묘사해나가는 방식이 너무 시원시원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아무래도 캐롤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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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아온 말들이 꽃이 되어 피었다.

The words that I had endured blossomed into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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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이스미스의 글이 기묘하게 느껴지는지 알 것 같다.
그간 내가 읽어 온 추리소설들과 다르게 하이스미스는 범인이 누군지 어쩌다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변명하거나 합리화하려 들지 않는다.
아마도 그녀가 관심있는 건 사람이 어떤 식으로 안에서부터 망가져가는 지뿐인 듯.
그리고 그 과정을 어떤 꾸밈도 없는 건조한 문체로 신랄하게 묘사하고 끝난다.
마치 ‘다 박살났습니다. 짜잔‘ 하는 것처럼.

그래서 알 수 없는 후련함 같은 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떤 변명도 합리화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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