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이스미스의 글이 기묘하게 느껴지는지 알 것 같다.
그간 내가 읽어 온 추리소설들과 다르게 하이스미스는 범인이 누군지 어쩌다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변명하거나 합리화하려 들지 않는다.
아마도 그녀가 관심있는 건 사람이 어떤 식으로 안에서부터 망가져가는 지뿐인 듯.
그리고 그 과정을 어떤 꾸밈도 없는 건조한 문체로 신랄하게 묘사하고 끝난다.
마치 ‘다 박살났습니다. 짜잔‘ 하는 것처럼.

그래서 알 수 없는 후련함 같은 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떤 변명도 합리화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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