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곱씹어 생각할수록 잘 만들었구나 하는 감탄이 든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라는 대략적인 설정만 보고 애도에 대한 영화겠거니 하고 갔는데

애도보다는 딸과 엄마의 유대.서로를 위로하며 보듬는 내용에 가까운 듯.


예전에 내가 부모님의 나이라면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빠의 폭력적인 언행이 이해가 가질 않고

엄마의 죄책감을 덮어씌우는 언어가 이해가 되질 않아서

내가 부모님 나이라면

아니면 하다못해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면

그들이 지금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가까운 듯 하지만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엄마.

자주 우울해보이는 엄마. 가끔 그게 내 탓인 것처럼 느껴지는 딸.

시간을 건너 선사받는 위로.

아마 이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주는 감동이 상당하다.



덧 1.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감정이 일렁이는 것을 한발짝 떨어져서 보느라 

감정들이 명확하게 다가오질 않는 점.

어떤 면에서 보면 그것이 강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같이 감정에 둔한 자는 그것 때문에 영화가 좀 어려워졌다.

이게 이 감정이 맞나? 이걸 말하려고 하는 건가? 하고 계속 유추하느라



덧 2.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참 예쁘게 잘 찍었다.



덧 3. ...실제로 아이들이 노는 것은 저렇게 평화롭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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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셀린 시아마 영화군요. 무조건 찜해둡니다. 좋은 영화 소개 고맙습니다

cheshire 2021-10-14 19:09   좋아요 0 | URL
영화 정말 좋아요! 꼭 보시길!!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었을까‘ 하는 감상은 들지 않았지만 ‘아 많이 팔릴 만 하네‘ 하는 생각까진 들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에 약한 편인데(이야기를 잘 못 따라가서) 그런 나도 쉽게 따라갈 수 있을만큼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훌리오와 다니엘의 삶이 겹쳐지는 부분은 좀 감탄스러웠던 듯도.

근데 연인이 없으면 미스터리는 쓸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심술섞인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아마 그 의문은 내가 이 책을 정말 ‘책에 대해서만 쓴 환상적 미스터리‘ 로 오인한 데서 비롯된 것일 듯.

작가와 책에 대한 미스터리인 줄 알았는데
그보단 연인 얘기가 더 많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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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p-room.postype.com

에서 볼 수 있음.
느리지만 계속 계속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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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사태가 터질 무렵 부모님은 광주에 살고 계셨다. 불같은 성정의 아버지가 어떻게 그 곳에서 무사할 수 있었는지 물었더니 나가려고 하는 걸 친척들이 모두 동원돼 말렸다고. 그게 나의 5.18 에 대한 인상 전부이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
이 소설을 읽기 전 그래도 토막상식이라도 알아야겠다 싶어 인터넷을 뒤져본 것이 전부.

소년이 온다 에 비해 슬픔은 크지 않은 듯.
헌데 그 이유는 얇은 실오라기로나마 연결고리가 있던 광주 사태에 비해 제주 사건은 정말 아무 것도 몰라서.

아직도 유족들은 유해를 찾고 있을까.
소식이 끊어진 채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사람을 죽은 거라 생각하기로 시작할 때 마음은 대체 어떤 걸까.
나는, 우리는 어떤 희생들 위에 지금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걸까.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런 희생들은 만연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한강 작가의 글을 읽으면 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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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듯 심오한 듯 그 사이에서 미묘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만화. 그 균형감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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