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분명 일찍 잤는데 잠결에 건우숙제며 준비물등을 건우아빠에게 미뤘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건우 숙제며 준비물등은 대체로 잘챙겼고, 아이들을 같은 시간에 깨워 책도 읽히고 문제집도 풀어보게 하고 분명히 빠진것 없이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건우아빤 연구소로 나가면 아는사람들이랑 얘기하느라 시간을 뺏긴다고 도서관으로 일찍 나갔다. 도시락까지 챙겨서.
아, 근데 뭘까? 이꺼림칙한 기분...
연우 발레복에 유치원의 각종 준비물, 사진값까지 챙겨서 출근준비를 마치고 셔틀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갔더니만...
아뿔사, 연우만빼고 유치원아이들이 모두 단복을 입고 있는걸 보니 생각났다.
오늘 연우 견학날인걸 잊다니!!
도시락, 돗자리, 간식, 음료수, 얼음물등등이 빠른속도로 머릿속을 뱅글뱅글 돌았다. 세상에 세상에...
정신없이 다시 연우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히고 냉장고에 잇는 얼음물을 챙겼다. 빈도시락통을 유치원가방에 넣고 정신없이 택시를 잡아타고와서 유치원옆분식집에서 김밥을 채워넣었다. 그사이 연우는 그옆슈퍼에 가서 과자랑 음료수를 한병 챙겨오고...
나: 연우야, 엄마 치맨가봐...
연우: 괜찮아,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내가 기억했으면 좋았을텐데, 나도 깜박했네.
애늙은이 같은 우리딸, 선선히 웃으며 엄마를 달랜다.
연우: 엄마, 근데 내가 생각했는데, 아파트는 1층이 좋겠더라. 금방 들어가고 나올수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게 답답해서 뛰었더니 연우가 힘들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