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택견전수관에 갈때까지만해도 상쾌한 얼굴이던 건우가 쭈글쭈글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녀석은 수련복도 벗지 않고 마음이 멍한표정으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건우: 엄마 나 전수관에서 많이 혼났어요?
나: 왜? 건우가 여간해서 혼날일을 할 애가 아닌데...전수관 동생이나 형하고 다퉜니?
건우: 아니요.
나: 억울하게 혼난것 같은 생각이 드니?
건우: 쪼금요.
연우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엄마한테 얘기를 해보라고 하자 울먹거리기만하고 말을 안한다. 혼날일이든 그렇지 않은일이든 물어보면 사실대로 말하던 아이였는데 그냥 꽉다문 조개모양 입을 다물고 있는것이 자존심이 좀 상한 표정이다. 그러더니 땀사이로 눈물이 찔금거리며 흐르는듯하자 벌떡 일어나 목욕탕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러기를 두어차례하더니 수학문제집을들고 문제를 푼다.
문제집을 보고있는 녀석의 목뒤에 축축히 남아있는 땀냄새에 수긍반 오기반의 기운이 느껴져 더이상 캐어 물을수가 없다.
나: 얘기를 안해주니 엄마가 좀 서운하네.
건우: 그래도 더이상은 말하기 싫어요.
나: 알았다. 세상에서 제일 씩씩한 우리아들...
전수관의 관장이 턱없이 아이를 나무랄사람도 아니고 건우또한 혼날일을 하고 다닐 아이도 아닌데 무언가 단단히 속이 상한 모양이다. 녀석은 문제집을 풀고 동화책을 읽겠다고 들어가더니 소리도 없다. 한참이나 지나 가만히 들여다보니 샤워도 제대로 하지않고 잠이들어 땀내새가 흥건한채로 잠이 들어 있다.
속내를 다보여주지 않는 아이가 조금 걱정스럽기도하고 서운하기도 하다.
건우가 크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