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졸음에 겨워 인터넷을 뒤지다가,  베를린장벽에 미선이와 효순이의 영정사진이 그려져 있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속에서 두 아이는 아주 오래된 옛날 사진처럼  흐릿하다.

흐릿해서 더 마음이 짠한 얼굴로 요며칠 월드컵에 들떠있던 마음을 슬며시 부끄럽게 한다.

그아이들이 죽은게 이때쯤이라니, 아마도 그아이의 부모들은 월드컵의 열기가 상처에 들이붓는 소금같았으리라.

함께 아파하며 어깨를 두드리지는 못할망정 어린자식을 키우는 어미가 되어, 이리도 쉽게 그참담한 죽음을 낯설어하게 될줄이야...

월드컵이 열리는 축제의 함성뒤로 땅에 묻힌아이는 땅속에서,  살아남은 어른은 땅을 딛고, 이땅 어딘가에서 더 생생히 살아오르는 눈물을 씹고 있었겠구나.

오늘은 월드컵 호주와 일본의 경기가 있는날.

히딩크가 있어 마치 우리나라대표팀이 뛰는것같은 날이지만, 히딩크보다 더 익숙한 얼굴을 한 효순이와 미선이의 영정사진이 세상엔 월드컵만 있는게 아니라고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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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12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쩔 수 없어 잊고 싶나 봅니다. 6월의 그 모든 일들을요.

치유 2006-06-1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사를 보며 맘 아팠었어요..
쉽게 잊혀지는 기억..하지만 오래도록 가슴에 품고 있는이도 있다.

건우와 연우 2006-06-1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만두님,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도망가고 싶었는지도요...
배꽃님. 문득 이렇게 잊고사는 내가 야속하다 싶었어요..

2006-06-13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06-13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감사하죠..연우가 아주 좋아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넙죽 받아도 될까요?


2006-06-13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6-14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06-1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비도 그치고 좋은 아침이예요.
"땅은 엄마야" 안그래도 님이 써 놓으신 리뷰보고 아이들이랑 함께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저야 너무 감사하죠.. 근데 너무 뻔뻔한가요?^^

2006-06-15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6-1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 경기를 보면 막상 조금 흥분되고 응원을 하게 되는데
사람들이나 방송의 지나친 열기는 정말 공포스러워요.

건우와 연우 2006-06-16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도 그러신가요? 저도 재미나게 응원을 하다가도 문득 문득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2006-06-1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6-2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아이들까지 죽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왜 sofa개정을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정도면 대단한 일인데요. 쳇....

건우와 연우 2006-06-27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사람이 죽는다는게 이렇게까지 무참하게 잊혀질수는 없는 일인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