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일기
최민석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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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무엇에도 크게 들뜨지 않거나, 무엇에도 심드렁하거나, 무엇이든 이미 최상의 경험을 해 봤을 나이에 도달했는지 모른다. 혹, 그런 나이가 아니라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겪고 즐기고, 고통받았는지 모르겠다. 그 탓에 크게 화를 내거나, 크게 실망할 일은 없지만, 이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로 나가지만 결국에는 일상이 그리워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바랐고 해외에서의 추억을 안고 일상을 버텨나간다.  

일기는 일상의 사건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사색이 있어야 하는데 저자가 베를린에서 경험하는 일들과 틈틈이 보이는 사색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해외로 나가도 정착도 하고 이동도 하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저자의 시행착오와 방법 속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베를린은 외롭다. 그래서 외로움을 사람으로 메울려고 한다.  


“고독은 현재 진행형일 때는 처참하지만, 과거 완료형일 때는 낭만적일 수 있다.” 


고독은 사색 하게 만들고, 인간의 소중함을 깨우쳐준다. 외국에 나가면 나 역시 소수자라는 깨우침과 무력함을 얻고 겸손해진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방인들을 잘 해주자는 생각을 해보지만 늘 바쁜 일상 속에서 잊어버린다. 


“결국 인생에서 필요한 건 상대에게 웃음을 짓는 것, 상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그 실천인 것 같다.”


한 공동체가 건강하게 돌아갈려면, 훌륭한 정치인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직한 시민과, 지치지 않고 정치권을 견제하는 시민 사회와 합리적인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끈질긴 관심과 왕성한 지적・정치적 호기심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에서 필요한 것도 이런 자세와 시스템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분기점도 시민들의 참여와 권력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베를린이라는 낯선 곳에서 끊임없이 관찰하고 학원과 대학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인연을 만들고 체코,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주변 나라들로 떠나면서 베를린과의 비교를 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나도 여행가서 호구 짓을 종종 해서 후회하면서 액땜했다고 자위하는데 저자를 보면서 동감 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을 다 읽고 저자의 책들하고 인터뷰를 검색해봤는데 앞으로 틈틈이 소설들을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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