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
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안인희 옮김 / 돌베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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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은 “나는 독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독일이 둘 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독일 통일을 반대했었다. 이처럼 거대한 도이치 제국은 주변국들에게는 악몽이고 위협이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독일어를 쓰지만 합치지 못했고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었다. 서독이 독일 연방공화국이고, 동독은 독일민주공화국이라는 국명이 이색적이다.

 

“비스마르크는 이룩할 수 있는 것을 이룩한 다음에는 평화주의자가 되었다. 하지만 나폴레옹과 비교해도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나폴레옹은 히틀러처럼 정복자로는 실패했지만 프랑스 정치가로서의 성과에서 많은 것이 남았다. 그의 위대한 법전 작업, 교육제도 등이 보존되었다. 지방행정부서들과 지방장관을 지닌 엄격한 국가조직도 그가 만들어낸 그대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그 뒤 국가 형식에 여러 변화들이 나타났지만 그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히틀러는 그 어떤 국가조직도 만들어내지 않았고, 10년 동안 독일 국민을 압도하고 전 세계가 숨을 멈추고 지켜보게 만든 성과들이 모조리 일과성으로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런 성과들이 파국으로 끝났기 때문만이 아니라, 최종적인 것을 지향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도 그렇다. 히틀러는 단순히 성과로만 치면 어쩌면 나폴레옹보다도 우위에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가는 결코 되지 못했다.”
2014년에 나온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에서 저자는 비스마르크와 히틀러를 나폴레왕과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와 독일을 잘못된 길로 몰고간 히틀러가 궁굼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면 두 인물의 위인전 으로 보이지만 도이치 제국이 성립된 1870년대와 히틀러가 집권한 1945년까지 80년의 독일 역사를  쓰고 있다. 인물을 중심으로 시작하지만 책의 전개는 시대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독일이 분단된 후의 현대사도 쓰고 있는데 독일이 전후에 유럽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면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는지 과정이 나온다.

책에서는 독일의 대외관계와 독일 내부의 반응을 동시에 보여준다. 독일사를 보면서 당시 유럽사, 폴란드와 소련의 대응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후발 주자인 독일인 비스마르크의 능력으로 독일을 통일하고 식민지를 개척하지만 이러한 빠른 속도의 대외확장이 독일의 부침을 만든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는 히틀러는 혼자 등장하지 않았고 묵인하고 방관한 독일 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설명한다. 해외로 망명하거나 저자가 국내 망명이라고 쓰는 소극적 저항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군대에서 히틀러에 대한 저항도 있었지만 다수는 침묵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할 점은 이 런 점이다. 히틀러는 쿠테타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 지도자였다. (총통이라는 호칭이 총리와 대통령의 합친말이고, 일본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지도자의 잘못된 역할이 나라를 파멸로 몰고가지만 저항하지 않고 이득을 위해 침묵한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유대인과 공산당을 숙청하면서 그 모습을 즐기고 일상을 누렸던 이들은 나중에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중간에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놓친 대가다.

도입부에 있는 옮긴이의 글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운명과 각자의 길에 대해서 개념을 잡을 수 있어서 그동안 독일사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의문점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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