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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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좋은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해가 되는 것을 무조건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곳에서의 3주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금기 사항을 철저히 따르십시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철칙입니다.”

여행갔을 때 작년에 방송된 팝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올해 들었다. 빨책 속의 김중혁의 숏컷코너에 최은미의 <목련정전>의 소개됐고 작가가 출현해서 작품 소개와 작가의 목소리로 낭송을 들어서 알게 된 책. 

이런 책 소개 팝캐스트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책이다.

단편집을 모은 책들은 단편들이 모여서 연작 장편처럼 일정한 주제를 가진 경우도 있고, 각 단편들이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전개되면서 작가의 여러 얼굴을 보는 경우가 있다.  이번 책 둘 다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삶은 늘 지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늘 한다.

 

“아비지옥보다 몇천 배, 몇만 배 끔찍한 지옥이 뭔지 알아?”
모두가 동작을 멈춘다.
“바로 눈앞에서 자식이 죽는 지옥이다.”

목련정전에서 이 문장을 읽으면서 재작년 4월에 침몰한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 지금도 계속되는 세월호에서 자식이 죽은 부모들의 슬픔과 이제는 잊어야 하지 않겠냐는 세간의 시선 속에서,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가, 착해진다는 건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알게 된다는 거다. 입장 바꿔 생각할 줄을 알면 말이다. 세상에는 안 되는 일이 없단다.

 

때로는 철학책보다 소설책이 가슴을 움직이게 할 때가 있는데 목련정전이 그런 경우였다. 삶은 늘 현실을 배신하면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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