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생명, 공존, 생태 이야기
해를 그리며 박종무 지음 / 리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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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28』의 시놉시스를 쓴 건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소와 돼지들이 생매장 당하는 동영상을 접하던 때의 충격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저 반대편에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있으리라는, 인간을 넘어 ‘생명’을 지키고자 헌신하는 이들이 있으리라는, 그럴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희망을 놓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거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므로 이것은 ‘인간에 대한 희망’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의 이기심으로 참혹하게 죽어간 동물들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는 이야기기도 하다." 라고 책의 취지를 적었다.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에서  "인간은 아무리 위대해 보여도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어. 아무리 하찮게 보여도 그러한 동물이 사라지면 인간 또한 생존할수 없단다. 그러기에 동물과의 공존은 인간이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 지구상의 동물은 인간이 좀 불편하더라도 공존하는 방식을 익혀야 할 존재들인 것이지. 어떤 존재와 공존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단지 머리로 이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야. 자주 접하고 부딪히면서 서로 다름을 인식하고 그러한 시간들 속에서 익숙해지는 거지. 어린아이들에게 인간이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할 동물들과 친숙하게 할 수 있는 매개체로 반려 동물만한 것이 없어." 라는 말로 정유정의 출발점에 답한다.

 

환경, 생태라는 낯선 주제를 딸 리수가 묻고 아버지가 답하는 대화체로 7부로 구성되어 있고  책에서  40권의 참고문헌을 저자가 풀이해서  이해하기 쉬었다.  지렁이가 비 온 다음 날에 땅에 나오는가,  소의 되새김질하는 현상 등을 이유와 함께 설명하면서 그동안 답은 알고 있지만 왜 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던 생태현상의 원리를 깨달았다. 우리는 결과만 알고 원인에 대한 의문점은 지나치지 않는가?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은 생태는 약육강식도 아니고 생태계에서 공존하여 몇 만 년의 시간을 거쳐온 것이고, 현재 보이는 모든 생명들은 나름의 존재 가치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세군, 박테리아, 균류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세균이 없다면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은 세균보다  진화한것이 아니라 세균의 도움을 받으며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다양한 진화의 방식 중 또 하나의 방식으로 진화했을 뿐이다. 지구ㅇㄱ시 수많은 생명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환경의 향상성을 유지하고,  환경을 자신의 생존제 적당하도록 조절하면서 35억년을 지켜왔다.   

우리는  뉴트리아 같은 수입된 동식물이 한국의 자연을 어지럽힌다는 뉴스를 종종 본다.  우리나라 칡처럼 미국으로 건너가서 망치는 경우도 있고 그 이유는 공생할 수 생태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곳이든지 오랜 기간에 걸쳐 생태계가 형성된 곳이라면 그 곳의 생태계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외래에서 들어온 동식물들이 무슨 잘못인가?  인간의 이해를 위해서 생태계에 대한 고려 없이 가져간 인간들의 오만함의 결과다. 

 

GMO 식품, 대량 생산되는 농작물과 동물 등은 적은 돈으로 빠르게 소비하려는 인간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다.  편리와 효율성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생산자, 소비자는 얻는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오직 자본가만 얻을 뿐이다. 이제 우리도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유기농업이 장점은 안전한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할뿐 아니라 농사짓는 사람도  본인 판단으로 농사를 지어서 주체성을 가진다고 한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서 단일품종을 농약과 기계를 이용해서 대량재배하면 사람도 기계의 일부분이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수고 없는 편리함에 남는것은 비인간성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플란든농업학교의 돼지> 는 농업학교에서 비육기로 강제로 살을 찌우는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요크셔 돼지가 주인공인데, 인간 중심 사고에 대한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교수는 양동이 속의 사료를 즈크판 끝의 깔대기로 옮기고, 그리고 이상한 나사를 사용해 음식을 돼지의 위로 보냈다. 돼자가 아무리 먹지 않으려고 해도 결국 목에서 지고 말았으며, 그 반죽이 된 사료가 위 속으로 들어가 배는 점점 무거워졌다. 그것이 강제비육이었다. 돼지는 너무도 불쾌해서 온종일 미친 듯이 울었다."  

잔인한 동물실험과  식용으로 쓰기 위해서 인간은 잔인하게 동물을 사육한다. 동물로 실험을 못하면 인간은 어떻게 치료받는가? 책에서 동물실험의 무효용성을 사례를 들어서 설명한다. 그러면서까지 원하는 부위를 먹어야 하는가?   

 

오오타 야스스케 의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 을 읽으며 눈물을 흘렀다. "이 시대 원전 지역은 대도시의 식민지이다. 원전이 없으면 정말 전력 대란을 맞을까? 원전이 멈춘 일본에서 전력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 말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에너지에 의존해서 살던 우리 삶의 방식, 진실을 말하지 않는 자들에게 의문을 제기할 때이다."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저자는  어떻게 살것인가를 제시한다.

"약간은 불편하게 사는 것, 그것이 에너지 위기를 조금 늦게 맞는 방법이란다. 지속 가능한 삶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소비해야만 하는 삶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어. 지속가능한 삶이란 이미 주어진 것을 가지고 유지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이니까 일어날까"

 

원전이 없으면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의문에 새로운 대안을 찾으면 된다. 익숙함과 편안함 속에서 창조성을 키울 능력을 상실했다. 이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삶이 필요하다. 빠르게 따라잡는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느리고 불편해도 타인을 배려하고 동물, 식물 등 생태와 공존하는 삶이 결국은 우리를 위하는 삶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살아왔고 공동체를 유지해왔다. 무언가를 얻는 다는 것은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질려고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 편리함에 파묻힌 인간에 대한 그리움, 생태를 이제는 느리더라도, 불편하더라도 복원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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