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에 차이가 있는 벽으로 둘러싸인 물통에 물을 채울 경우 가장 낮은 벽 부분으로 물이 흘러넘칠 것이기 때문에 그 물통으로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은 가장 낮은 벽 부분의 높이에 의해 결정된다. 그 물통이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벽 부분을 높여야 하며, 가장 낮은 부분을 그대로 둔 채 높은 부분을 아무리 더 높게 해보았자 그 물통이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양은 하나도 증가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벽 부분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노동법이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의 포용력은 그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받는 대우와 존중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사회의 포용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취약계층의 대우를 개선해야만 하며, 부유하고 강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대우 수준을 높이는 것은 사회의 포용력 수준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취약 계층의 대우 수준은 그대로 둔 채 부유하고 강한 계층의 대우만 향상할 경우 계층 간의 격차를 늘려 상대적 불평등만을 심화시킴으로써 사회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대시킬 따름이다. 다수결 원리에 의해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보장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포용력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헌법으로부터 사법권을 부여받은 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일찍이 공자(孔子)는 "불환과 환불균(不患寡 患不均)", 즉 '절대적 빈곤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 불평등을 걱정하여야 한다'(論語 季氏篇)라고 했고, 또한 "주급불계부(周急不繼富)", 즉 '절박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것이지 부자에게 부를 더 보태 줄 것은 아니다'((論語 雍也篇)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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