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갈등을 취재해 단편 영화를 만들었던 경북대 학생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원에 대해 듣고 싶어 왔다는 그에게 어쩌다 관심을 갖게 됐냐고 묻자 해 준 이야기다. 경북대 편입생인 그는 어느 날 자취하는 골목에 걸린 혐오표현 현수막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런 게 버젓이 걸려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자 그 현수막 앞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니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혐오가 나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내 일이 아닐 때는 쉽게 참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배타적이고 위계적인 집 만들기, 텃세 부리기도 어느 순간 어쩔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혐오가 집이 되어 버리기 전에 상호 공존과 이해의 집을 만들어 가는, 우리 안 국경을 허무는 실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