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겁이 났다.

두 아이는 비슷하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 키도 비슷하고 옷 입은 것도 비슷하고 웃는 것까지 비슷한 아이 둘.

그중 하나는 겪어서는 안 될 일을 겪고 그게 소문이 나고 쫓기듯이 이사를 가고

아마도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엄마를 잃고 고아가 된다.

친척 집에 얹혀살다가 구박을 당하고 가출을 하고 소식이 끊겨 버렸다.

아마도 그 아이는 지금도 힘든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됐다.

그 아이는 앞으로도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아갈 것이다.

비슷한 두 아이.

같은 시간 다른 삶.

그 차이는 뭘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두 아이의 운명이 갈린 걸까.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아주 사소한 것.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아주 작은 이유로

내 인생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치달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그리고 안도하는 내가 있다.

그 사소한 이유가 내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안도하면서 나는 또 다른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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