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오늘의 젊은 작가 27
은모든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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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에서 키에르케고르는 사랑에 대해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주관적이지만 모든 타인들에 대해서는 객관적,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객관적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정확히 자신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모든 타인들에 대해서는 주관적일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말을 듣기와 타인에게 말하기도 같은 이치다.  

사람들은 자기 안의 내밀한 속사정을 털어놓으면서 가슴속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어한다. 장승리는 「말」에서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어 했던 말을 또 했어 채찍질 채찍질 꿈쩍 않는 말 말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니체는 울었어”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쓴다.  

모진 말들은 허공에서 부서져 집 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었다. 깨진 유리잔의 파편을 제대로 치우지 않고 대충 한구석에 밀어 놓은 것처럼 집 안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는 말의 파편이 때를 가리지 않고 피부를 파고들었다.” 62쪽

사람마다 누구나 안고 가야하는 1인분의 삶이 있기에 표현은 안해도 누구나 힘들다.   

남의 말을 들어주고 응대하는 것은 피곤하고 외면하는 일이다. 남의 말을 들어주면서 공감해주는 것,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때밀이 장갑을 벗기고 그녀의 두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경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뿐이었다.” 처럼 손만 잡아줘도 된다.

하루하루를 반추하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감성이 필요하고, 산다는 것은 이런 경험들의 축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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