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오월이 오면 고모의기일 즈음 묘 앞에 놓인 노랗게 마른 꽃잎이나 빈 통조림 캔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그것을 치울 것이다. 그리고 치자가 묻혀 있는 그 자리를 말없이 꾹꾹밟을 것이다. 아마도 잠시나마 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떠올리면서. - P114

전에 지원과 여행 올 때마다 자주 오래 머물렀던 마을이었다. 그때와 달리 마을의 전체적인 균형이 어딘가 흐트러졌다고 느낀 건 육지에서 복사해와 붙여넣기를 한 것 같은건물들이 늘어난 탓일까. 현우와 지원도 그런 것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 P134

지원은 텅 빈 무덤 안을 떠올리다 도배를 반쯤 하다 말고놔둔 작은방을 떠올렸다. 아직 죽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무덤 자리를 마련해 두는 것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방을마련해 두는 것. 어떤 차이가 있을까. - P1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사람들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라며오늘을 즐겁게 살지만, 네, 잘하고 있습니다. 올지 안올지도 모르는 미래 따위. - P242

수십 년 동안 보름달 보면서 비는 소원들은 비슷했다. "우리 정하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 "우리 나무건강하게 해주세요" "우리 정하 좋은 회사 가게 해주세요" "좋은 책 많이 번역하게 해주세요". - P248

스벅에서 야한 만화책을 번역하다 - P2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0. 하와이의 오피스텔0. 먼 곳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사람0. 혼자 쓴 시들1. 햇빛 - P100

이상한 마음이었어.
밤에 자꾸 나가게 하는 - P82

그럼 더 빨리 희미해지겠지. 이보다 더 무섭게 만들 수는 없을 거야. 걱정 마. 끔찍한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고, 모두 잊어버려. - P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머나, 그런 곳이에요?"
"그런 곳이야." - P35

"집에서는 평판이 어땠어? 옷감을 잘 골랐다고 하지 않대?"
"네, 그랬어요. 나쁘지는 않지만, 무늬가 너무 하이칼라라고…………." - P35

하지만 나오미를 위해 시골에서 보내온 것은 가정부용 이부자리여서 당초무늬의 뻣뻣한 무명으로 지은 얄팍한 이불이었습니다. 나는 왠지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 P29

"있긴 있지만・・・・・・ 정말로 그렇게 해주실 거예요?" 하고 말하더니 나오미는 내 눈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습니다.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벅에서 떠드는 사람은 많지만, 사과하시는 분은처음 보아서 신선한 감동이었다. 우리 집도 아니고 마음껏 떠드셔도 되는데,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