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해봐. 그래서 대체 얼마를 받은 거야?" 은지가 핸드폰으로 뭔가를 검색하며 이리저리 계산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다. - P294
[창업이 답이다! 주목받는 스타트업 특집 - 제4회] 컴퓨터공학도 다섯명이 만든 음성인식 플랫폼 ‘블루 솔루션스‘ 개발팀, 사진 왼쪽부터 박미라 씨(23)……… - P295
"나쁜 사람은 아닌데, 보고 있으면 그냥 답답해. 언니가소설을 왜 쓰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 나이도 먹을 만큼먹은 사람이 자기 객관화가 안 되나 봐. 노력해서 나아질그런 수준이 아니잖아." - P299
"야, 하루키가 따로 없네." "부럽다." - P305
나도 선생님으로부터 저런 말을 듣고 싶었다. 언니의 재능 없음을 연민했던 시간들이 부끄러웠다. 내가 언니의 창작 여행을 비웃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언니는 그래도 꾸준히 썼고, 내놓을 만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 P307
"어떡하지. 그 소설, 내가 쓴 거 아닌데......" "네?" 언니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P310
"우리 중에는 그렇게 잘 쓰는 사람 없잖아." 나는 합평 때마다 깍두기처럼 앉아 있던 언니가 우리의 소설을 평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갑자기 목덜미가 차가워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 P314
제발 이럴 시간에 연기 연습이나 해라. 이런 것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나요? 출판사에서 엄청 밀어주네. 전형적인 과대 포장. 유치해서 못봐주겠다. 얘는 자기가 아티스트인 줄 아는 듯. 관심병 말기. 관심종자 - P317
"어차피 우리밖에 안 봐요. 여기서 한발짝만 나가면, 아무도 소설 따위 관심 없다고요." - P328
라라. 그러고 보니 언니에게는 필명이 있었다. 핸드폰번호 바꾸고 필명을 쓰면 다시 소설 써내는 데 별문제 없지 않겠느냐고, 시간이 지나고 상처가 아물면 다시 쓸 수있지 않겠느냐고, 내일 언니한테 그렇게 말해줘야지,라고생각하면서 멀어지는 하얀차를 바라봤다. - P330
나는 나를 그저 조그맣고 단순한 기계라고 생각해보기로 한다. 메커니즘은 잘 모르지만, 그 성능만큼은 믿어보기로 한다. 무언가를 넣고 작동시켰더니 어쨌든 이런 것들이 출력되었다고. 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니까 고장 나지않게 하려면 꾸준히 기름칠해주면서 멈추지 않고 작동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게 무엇이든 계속 써보려고 한다. - P334
그때 한 아주머니가 현관 앞을 바삐 지나가다 다시 뒷걸음질 쳐 나를 바라보았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 P239
그러니까, 피차간에 좋도록 끝내야 하지 않겠니? - P141
우선 안도의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만일이라는 게있고, 뭐든 안전한 쪽이 좋으니까 노파심에 한마디를 덧붙이기로 했다. - P155
그애가, 김세원이내 앞에서 걸어간다. 도플척척, 걸어나간다. - P159
장비나 기록에 대한 부담 없이, 순수하게 자전거와 속도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네에서 샤방하게 탈 수 있는가벼운 크루는 없는 걸까? 제가 나중에 만들면 혹시 함께해줄 분 계신가요?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 P171
말풍선이 꿈틀거리는 잠깐의 시간 동안, 내 머릿속에는아름답고 멋들어져 보이는 여러 직업이 스쳐지나갔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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