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TV에서 '초등학교 3곳의 졸업앨범이 0(빵)원에 낙찰'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바로 내가 사는 빛고을 광주 초등학교에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
앨범업체들이 저가낙찰에 항의하기 위해 낙찰가를 0원으로 적어냈고
최저가 입찰이니까 학교는 당연히 0원을 적어낸 업체를 선정했던 것.
그렇다면
졸업생들은 0원으로 양질의 졸업앨범을 받을 수 있을까?
물론이다.
낙찰된 업체가 계약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향후 3년간 응찰할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에 무조건 납품해야 한다.
앨범 뉴스가 나왔으니 지난주 우리 막내 학교에서 있었던 앨범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아이는 2학년인데, 올해는 막내학교의 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이 되었다.
지난 4월 13일 첫 운영위원회에 졸업앨범 건이 올라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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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급, 희망부수 261부
앨범사양 - 신4절지판, 표지 PU내자, 유광아트지, 180파운드 양면인쇄, 예정면수 125쪽 전후(코팅)
업체선정 절차 - 운영위 자문을 거쳐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 제3자 단가계약으로 업체 선정
가격 결정 - 조달청 원가 계산 *(2011학년도 조달청 책정 앨범가격:학생 1인당 57,800원)
접힌 부분은 내일 삭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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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와 앨범사양에 따라 원가 계산이 다르지만,
운영위 활동을 오래 한 사람은 다 아는데 조달청 가격은 공개입찰가보다 분명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운영위원과 3학년 선생님, 학부모, 학생 대표로 '앨범소위원회'를 구성해 소위원회 결정을 따른다고 위임했다.
아울러 4월에 결정되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자사고생인 2학년들은 올해 2학기에 미리 선정하기로 했고
나는 2학년 학부모로 '앨범소위원회'에 참여했다.
4월 19일 오후 3시에 앨범소위원회의가 소집되었는데,
오랫동안 경쟁없이 학교앨범을 하던 업체에서는
부랴부랴 50,000원(최저 49,000원)으로 가격을 낮춰 꼭 맡고 싶다는 뜻을 알려왔다.
운영위원 중에는 나혼자 참석했고, 3학년 학부모 대표와 학생 대표랑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쳐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그 업체에 49,000원에 앨범을 맡겼다.
나는 소위원회도 구성됐으니 공개입찰로 업자를 바꾸는 것도 괜찮다 했지만,
돈을 부담할 3학년 부모들이 시간이 촉박하다고 그 업체에 의뢰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작년에 57,800원 했던 앨범을 올해는 49,000원에 하게 되었으니,
'밑지는 장사 없다'고 업체에서 제시한 가격 차이만 봐도 앨범값에 거품이 많았다는 걸 반증하는 거 아닌가?
운영위에서 학교가 올린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켰다면 올해도 57,000원대의 앨범값을 냈을 것이다.
오늘 모처럼 오후 시간이 나서 동네 사진관에 가서 알아봤더니
자기네도 오랫동안 졸업앨범을 해봐서 아는데, 57,000원대의 앨범가격은 업자에겐 황홀한 가격이고
49,000원이라도 2단 표지기 때문에 결코 손해나지 않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우리 아들 학교 앨범은 48,100원이었다.
그동안 사립학교라서 운영위 활동이 제대로 안 됐는지 오랫동안 수익자부담 사업도
학교(행정실)에서 일하기 편할대로 해왔고, 주변 학교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면서도 만족도는 떨어졌었다.
게다가 이사장 아들이 행정실장인데 운영위 간사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ㅜㅜ
하지만, 이번에 구성된 운영위원들은 역할을 제대로 할 것 같다.
나도 초.중.고 합해서 9년째 운영위원을 하고 있으니 나름 내공이 있고,^^
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운영위 베테랑들로 구성돼 정말 기대가 된다.
아마도 학교는 올해 운영위원을 잘못 구성됐다고 '쩝쩝'하지 않을까?ㅋㅋ
2학기에 운영위원회에서 2학년 졸업앨범 건을 다루게 되면
오랫동안 학교와 밀착된 그 업체를 바꾸기 위해서도 공개입찰로 갈 것이다.
또한 빵(0)원으로 입찰될 수 있었던 '최저가 입찰'이 아니고
운영위에서 시장조사를 해서 제시한 가격의 80~90% 선에서 선정할 수도 있고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 업자도 손해보지 않고 적정가격의 만족스런 고품질 앨범을 얻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있다면
아이 학교에서 졸업앨범을 어떤 절차에 의해 어떤 업체와 적정가격에 계약하는지 살펴보시라.
앨범 뿐 아니라,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등 수익자 부담경비는...
잘못된 절차나 방법을 고치고 바꾸려면 누군가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