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색은 다 달라요 - 다인종.다문화를 이해하는 그림책 I LOVE 그림책
캐런 카츠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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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게 세가지 기억
카렌 카츠의 그림책을 선물했던 이질녀 딸 덕분에 이모할머니가 되었고,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그림책 에즈라 잭 키츠의 <피터의 의자>와
2007년 8월에 시작한 흑인청년과의 짧은 동거 홈스테이를 생각나게 했다.

<살색은 다 달라요>라는 제목에 걸맞게
피부색이 모두 다른 속지의 손 그림이 팍 들어와 박힌다.

우리 어릴 땐, 크레파스의 '살색'이란 이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다인종 시대에 백인 기준에 맞춘 '살색'이란 명칭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 분명히 안다.

일곱 살 레나를 주인공으로 화가 엄마가 색깔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며
세상엔 얼마나 많은 색깔이 있는지 현장학습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의류 디자인, 직물 아트, 그래픽 디자인 일을 한 화가답게
다양한 직물과 색채를 활용한 전작 그림책과 다르지 않은 솜씨가 반갑다.
다양한 직물 무늬와 색채들이 자칫 산만해 보이지만 카렌 카츠의 특징으로 접수한다.

엄마는 색깔을 설명하면서 먹는 음식으로 비유한다.
레나는 계피색인데 먹을 수 있다고 말하고 엄마와
엄마는 노릇하게 살짝 구운 식빵 색깔이라고 말하는 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하지만 피장파장이다.ㅋㅋ

오~ 다양한 피부색을 알려주기 위해 산책에서 만난 친구들을 등장시킨다.
소니아는 연한 황갈색으로 레나가 좋아하는 땅콩버터 잼 같고
이자벨은 진한 초콜릿빛 갈색이라 컵케이크 같고
루시의 살색은 잘 익은 복숭앗빛 황갈색이란다.
미나는 벌꿀색이고, 사촌 카일은 낙엽과 비슷한 다갈색
카를로스는 밝은 코코아빛 살색이고, 로지타는 캐러멜맛 사텅처럼 연한 갈색
피자가게의 펠레그로노씨는 갓 구운 파자의 빵처럼 황금빛 갈색이고
레나의 보모 캔디 아줌마는 불그스름한 구빛빛과 잔한 호박색을 띤 보석 같단다.
생강과 후춧가루 같은 카슈미르씨와
코코넛 커피맛 사탕처럼 황갈색으로 그을린 케티 이모까지 등장인물도 다양하다.

각기 다른 피부색을 보여주기 위해 클로즈업한 다양한 얼굴 표정과
아이들 눈높이 이해를 위해 음식에 비유한 묘사도 참신했고
공원 벤치에 앉은 사람들 다리 색깔로 모두 다른 피부색을 확인시킨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저마다 아름다운 빛깔을 갖고 있음도 확인시킨다.

레나는 오늘 엄마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노랑 빨강 검정 하양~ 물감을 섞어 다양한 살색을 만들어낸다.
계피, 초콜릿, 벌꿀, 커피맛 사탕, 캐러멜맛 사탕까지...
마침내 모두 다른 살색을 만들어 아름다운 얼굴을 완성한 뿌듯함에 취한다.

아무 생각없이 '살색'을 받아들였던 우리 세대와 다르게
다인종 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은 다양한 피부색을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
허울뿐이며 때론 폭력적인 '단일 민족'이란 의식을 벗어버리고
피부색과 관계없이 다인종 다문화 시대를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기 좋은 책이다.


책으로 다인종과 다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걸 배웠다면
생활속에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자연스레 체험하는 것도 좋겠다.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다인종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살아있는 교육이니까!

원어민 샘을 데리러 서울에 갔던 교감샘은 학교에 배정된 선생님이 흑인이어서,
혹시라도 우리집에서 거부할까 봐 전화를 했었고,
홈스테이를 허락할 때부터 흑인이라고 편견을 갖지는 않겠다 작정했기에 염려말라 답했었다.
아직도 흑인을 차별하거나 다인종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 우리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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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8-0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인종과 다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 배워야죠.^^ 좋은 책이네요.^^

순오기 2011-08-02 15:25   좋아요 0 | URL
어린 아이들에게 다인종을 인정하고 배려심을 배우기에 좋은 책이죠.

마노아 2011-08-0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바람직한 책이네요. 그림이 어쩐지 낯이 익다 싶은데 제가 아는 책은 없어요. 다른 작가의 그림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느꼈나봐요.^^

순오기 2011-08-02 15:26   좋아요 1 | URL
아주 바람직한 책 맞아요~ ^^
카렌 카츠의 유아를 위한 책을 많으니까 다른 책을 봤을지도...

소나무집 2011-08-02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인종 다문화와 친해지는 방법은 가까이에서 자주 접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학교 영어쌤이 흑인이라든지, 동네 슈퍼 아줌마가 베트남 사람이라든지 뭐 이렇게...

순오기 2011-08-03 09: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가까이에서 자주 만나면 친해지고 이해하고 배려하게 될 거 같아요.
우리집 주변엔 외국인이 엄청 많아서 다인종 시대를 실감해요.

마녀고양이 2011-08-02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다인종 다문화에 익숙해진 듯 해서 다행이예요.
그 과정에서 고생하신 분들도 많으실거구요. 한발 한발 나아가는 듯해서 좋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꼭 거꾸로 가는 사회만은 아니겠지 싶어요... ^^

순오기 2011-08-03 09:57   좋아요 1 | URL
점차 발전해가는 게 있으니 살만한 세상이라 해야겠죠.^^

양철나무꾼 2011-08-03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살색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데,
스카웃에서 홈스테이할때, 음식과 접대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게 돼요.
순오기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정갈한 상차림 부러운걸요, 저도 홈스테이 시켜주세요~^^

순오기 2011-08-04 01:10   좋아요 1 | URL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영어를 못하니까 용감했던 거죠.ㅋㅋ
상차림은 큰댁에서 추석날 아침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