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여행의 로망 - 대한민국 빈티지를 만나다
고선영 지음, 김형호 사진 / 시공사 / 2010년 10월
품절


가족을 우선으로 하는 주부의 경우, 자기 몸이지만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소위 보이지 않는 끈에 매인 몸이라고나 할까?^^
아무도 묶어 놓지 않았으니 어디든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매인 몸이 된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고요.ㅜㅜ
그래서 여행기를 읽으며 대리만족이나 하는지도...

하지만 많은 여행기를 읽고 꽂아두어도 어디론가 떠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나도 여행가고 싶어. 식구들 벗어나서 내맘대로 하고 싶단 말이야!"
절규해도 행복의 보금자리로 세뇌된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
남들 다가는 해외 여행 한번 못했으면 어떻습니까?
내가 사는 도시부터 가까운 이웃 동네로 마실 가듯 시작해 보는 거죠.
주부들의 로망을 실현시켜 줄 친절한 안내서 하나 들고요.
저렇게 예쁜 대문이라면 집을 나가고 싶지 않을까요?^^

운전할 줄 몰라도 괜찮다. 운전은 커녕 장롱면허도 없지만 망설일 필요 없다.
KTX, 기차, 고속버스, 시내버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어디든 갈 수 있으니
필이 꽃힌 여행지 하나 골라서 무조건 떠나는 거다.
먼저 어디로 갈까... 박경리 선생이 누워 계신 통영으로 가볼까?
하늘에서 보면 소라껍데기 입구처럼 생겼다는 동피랑 마을이 유혹하는...
자연과 그림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동피랑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도 좋지 아니한가!

책에 소개된 여행지 순서를 따를 필요는 없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 필이 꽂히는 순서대로 골라 읽어도 좋다.

안동시내에서 하화마을로 오는 버스는 46번 하나뿐인데,
입구에서 내리는 것과 마을 안까지 들어오는 것이 있단다.
요렇게 자세히 안내하는 소도시 여행이 있으니까.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달이 두 번 뜬다는 병산서원에 가봐도 좋다.

도로를 잘 만들어 놓으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유적이 훼손되고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될 거라며 포장을 거부한 사람들이 사는 곳,
혼자서 조용히 떠나 자연의 소리를 뜨고 눈을 호사시켜도 좋으리라.

아직까지 나랑 인연이 닿지 않은 도시 전주.
비빔밥의 고장을 두루 구경하기 위해 한옥마을에 민박 하나 얻어 놓고,
골목을 누비며 근사한 찻집과 갤러리에 다리 쉼을 해도 좋고
택시를 잡아 타고 효자동으로 막걸리를 먹으러 가도 좋으리라.
음~ 나는 경기전에도 가보고 싶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으로
근대문화의 흔적을 찾아 군산항과 월명동을 한바퀴 걸어도 좋다.

시간도 쉬어간다는 삼지내 마을, 슬로시티로 지정된 담양.
걸음도 느려지고 말도 느려지고 목소리도 작아지는 곳,
빨리빨리 병에서 해방되어도 좋을 아름다운 돌담길을 끼고 걸어보자.

필이 꽃힌 소도시 어디라도 찾아갈 수 있게 여행자 수첩에
가기, 먹기, 머물기, 해보기, 알아두기를 적어 두었다.

목포 유달산 자락 해가 잘 들어 늘 따뜻하다고 온금동이라 불린 곳.
그 옛날 다순구미 포구를 중심으로 동네가 생겨났고
대부분 뱃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 조금 때에 물일을 쉬는 선원들의 집에
자연스레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동네에는 생일이 같은 아이들이 많았고,
그 아이들을 '조금새끼'라고 불렀다 한다.
그곳 사람들은 그렇게 불리는 걸 싫어해서
맨 처음 조금새끼 이야기를 김선태 교수에게 들려준 000씨는
구질구질한 운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로 비춰졌다며
마을 청년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당할 뻔 했단다.
목포대 교수인 김선태 시인이 쓴 시 '조금새끼'는 이렇게 시작된다.
'가난한 선원들이 모여 사는 목포 온금동에는 조금새끼라는 말이 있지요.
조금 물때에 밴 새끼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말이 어떻게 생겨났냐고요?~

어느 지방을 가도 자연과 사람들의 삶을 현장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영화 '섬'을 찍었다는 안성의 고삼지, 부산의 감천동
속초의 청호동,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는 아주머니를 만나도 좋으리라!

논개의 고장 진주~인공적인 것을 싫어하는데도 진주성의 야경은 보기 좋다.
대흥사 입구의 유선관에서도 머물고 싶고, 라디오 스타의 영월에도 가보고 싶다.

대단할 것도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 소박한 우리 이웃들의 삶을 찾아
강릉, 홍성, 남해, 경주, 포항, 서천, 정선, 강경, 강화...등
우리나라 24개의 도시, 26곳의 소박한 매력을 보여주는 <소도시 여행의 로망>과 함께 떠나자!
그리고, 나만의 여행기를 써 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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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10-12-1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 제목이 정말 맘에 드는데요^^
저에게 필한 책인듯~

순오기 2010-12-13 18:44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은 소장해두고 한 곳 한 곳 찾아가면 좋을 듯해요.
나는 통영부터 가려고요~ ^^

양철나무꾼 2010-12-1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같은하늘님 서재에서 보고 어딘지 한참 궁금해 했어요.
통영이군요~^^

저도 언젠간 기필코 나홀로...떠나보고 싶어요~^^

같은하늘 2010-12-13 00:42   좋아요 0 | URL
제가 통영이라고 댓글 달아 드렸는데...^^

순오기 2010-12-13 18:45   좋아요 0 | URL
24개의 도시를 안내하니까 필이 꽃히는 곳부터...^^

2010-12-12 0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3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2-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가고 싶어요.^^

순오기 2010-12-13 18:49   좋아요 0 | URL
육아기간은 일년에 한번만 홀로 여행을 해도 좋을 듯...